나이 40이 넘으니까요. 돈도 명예도 건강보다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건강은 하루아침에 나빠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포지션이잖아요. 그러다가 한 방에 훅 가는 게 건강이란 녀석이더라고요. 한 방에 훅 간 1인이 저입니다요. 건강을 잃으면 다 잃는 거라는 거 머리로는 다 알고 있지만 깨닫는 데는 각자 타이밍이 있는 것 같아요. 지금은 건강의 소중함을 뼈에 사무치게 너무나도 잘 알기에 내 이웃을 위해 건강행복전도사가 되어버렸어요.
저희 가족은 면역력이라고 하는 자연치유력을 최고치로 높이는 것이 2021년 최대 목표예요. 과감하게 모든 먹거리를 유기농으로 싹 바꾸고 항생제와 소염진통제를 다 끊었거든요. 그러나 제 의지를 꺾는 위기가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답니다.
제 절친 선배님이랑 1초딩 제 딸내미랑 가끔 카톡을 하는 모양이더라고요.
어느 날 선배님이랑 저랑 얘기 중에 "지수가 눈 다래끼 났는데 약 안 먹고 나았다면서요?"라고 하시는 거예요.
"지수가 그래요? 우리 경주월드 눈썰매장 갔다 와서 애가 힘들었는지 다음날부터 눈에 다크서클 내려앉고 눈이 붓더라고요. 누르면 아프다고도 하고. 아프면 염증이 있는 거잖아요. 그래서 비타민C를 평소보다 두 배 먹였거든요. 그다음 날 지수가 '엄마 말 듣고 비타민C 많이 먹길 잘했어 안 아파.'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안 아픈데 부기가 안 빠지는 거예요. 비타민C를 하루 더 평소의 두 배 먹였거든요. 그래도 붓기가 안 가라앉기에 안과에 갔더니 눈다래끼래요. 닥터님께서 염증은 다 나았는데 고름이 굳어서 짜야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생살을 쨌으니 약으로 항생제를 처방해주시더라고요. 3일 꼬박 잘 챙겨 먹여야 한다고 하시면서요. 약을 받아왔는데
항생제를 먹여야 되나 말아야 되나 그것이 문제로다. 눈이라 내적 갈등 생기네.
아는 게 죄다.
사람이 너무 많이 알아도 피곤해요. 항생제가 뭡니까?대장균, 유산균, 비피두스균 같이 좋은 세균도 다 죽이는 폭격탄이잖아요. 알면서도 항생제를 제 아이한테 먹인다? 아이의 면역력을 포기하는 거죠. 일단 항생제는 마지막 카드로 놔두고 일단 천연항생제인 비타민C를 메가(고용량)로 하루만 먹여보기로 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