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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Oct 12. 2023

채용 플랫폼과 결혼정보 회사는 같다

무조건 가장 좋은 사람을 매칭해야 한다

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고 있는 원스타입니다. 날이 갈수록 구직난과 구인난이 심해지는 것 같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구직자와 구인자(회사)가 어려운 건 아닙니다. 채용 시장에서 상대적 약자인 신입 구직자(취준생)가 유독 어렵고, 구직자에게 인기가 떨어지는 회사가 다소 어렵습니다.


저는 이들에게 현재 사용 중인 채용 플랫폼은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잡코리아, 사람인 등 기존의 채용 플랫폼은 사실상 교차로와 똑같고, 비교적 최근에 생긴 채용 플랫폼 및 서비스들은 매칭이라는 키워드를 밀고 있지만 얼마나 어떻게 매칭을 잘하고 있는지 의문입니다. AI 추천 및 매칭 기능은 고도화된 광고에 불과하죠.


저는 '매칭'이라는 키워드를 잘 활용하면 채용 시장의 구인구직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은 채용 도메인에서 매칭의 변천사와 앞으로 어떻게 바뀌면 좋을지에 대해 한 번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교차로 모르시는 분? (은 젊은이..)


일 잘할 사람을 매칭하기

자발적으로 일을 하겠다고 모이는 사람들 중에 일을 잘할 사람이 많겠죠. 채용 플랫폼은 먼저 일 할 의사가 있는 사람을 많이 모으는 것에 집중했습니다. 사람들이 충분히 윈도우 쇼핑할 수 있도록 다양한 광고 구좌를 만들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인 회사의 연봉 정보 및 리뷰를 보여주고, 취업에 성공하는 사람에게 축하금을 주는 등의 노력을 했습니다. 요즘엔 최대 200만 원까지 주더군요.


덕분에 구직자는 회사를 찾기 위해 다른 곳에 돌아다니지 않고 채용 플랫폼에 모였고, 회사도 구직자가 모여있는 채용 플랫폼에서 이력서를 확인하고 인재를 채용합니다. 플랫폼을 통해 구직자와 회사가 만나고 있으니 넓은 의미에서 매칭이라고 말할 수 있겠네요.



적합한 사람을 매칭하기

채용 플랫폼을 통해서 인재를 채용한 회사는 광고비나 수수료를 지급하고 나서 아깝다는 말을 종종 합니다. 둘 중에 수수료를 조금 더 아까워하는 것 같습니다.(원래 세상에서 수수료가 가장 아까운 법이죠) 아무래도 회사 입장에서 느슨한 매칭의 효용가치가 수수료보다 낮았던 것 같습니다. 이건 회사에게 적합한 사람을 매칭하지 않아서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채용 플랫폼은 적합한 사람을 회사에 매칭하여 매칭의 타율을 올릴 것인지 아니면 일할 사람을 회사에 많이 보내 매칭 건수를 늘릴 것인지에 대한 선택의 기로에서, 플랫폼 자신의 성장을 위해 후자를 선택했습니다.

회사들은 어쩔 수 없이 남은 선택지인 매칭 타율 올리기를 선택하고 여러 가지 변화를 시도하게 됩니다. 이전에 하지 않았던 채용 절차를 채택하고, 채용 일을 할 때 협업하는 수단 및 방식을 바꾸고, 채용 브랜딩에도 신경을 씁니다. 여러 단계의 필터링을 통해 일을 잘하면서 우리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영입하고자 하는 노력을 하는 것이죠.


회사들이 각자도생하는 사이, 이 틈바구니에 기회가 있다고 판단한 신규 플랫폼(또는 서비스)이 등장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수작업이 많았던 채용 업무에 손을 덜어주거나 복잡했던 과정을 단순화 및 자동화를 시켜줄 순 있어도, 회사에 적합한 사람을 매칭하는 일을 대신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고호경 씨 모르시는 분..? (도 젊은이..)


가장 좋은 사람을 매칭하기

자, 솔직하게 생각해 봅시다. 구직자와 회사에게 적합하다는 것은 차선책이 아닐까요? 구직자는 최소한의 노력으로 최대한 좋은 회사를 가고 싶고, 회사는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한 좋은 인재를 뽑고 싶은 것이 솔직한 욕구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플랫폼에서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에 가장 적합한 중소 인재를 매칭해 드리겠습니다"라고 하면 그 어떤 누구도 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겁니다. 플랫폼의 입장에서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고 매칭이라는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가능한 한 가장 좋은 사람과 가장 좋은 회사를 매칭해야 합니다.


이건 결혼정보 회사에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혼을 하고 싶은 사람을 많이 모으고, 여러 기준에 따라 등급을 나누고, 가능한 한 좋은 사람을 매칭해 주기 위해 노력하죠.(경우에 따라 추가 과금이 필요할 수도 있지만..) 비교적 최근에 등장한 결혼정보 회사는 성혼율을 높이기 위해 직장인 풀, 전문직 풀, 돌싱 풀, 상위 1% 풀 등과 같이 아예 처음부터 따로 모으고 있습니다. 확실히 전체 풀보단 매칭 확률이 높을 것 같네요.


아시아 서버에 들어가면 아시아 사람을 만날 확률이 높겠죠



구직자에게 구직은 먹고사는 문제고, 회사에게 '인사는 만사'라고 할 정도로 구인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사안이 중요한 만큼 여러 곳에서 채용 시장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려들었습니다. 하지만 교차로 시절부터 지금까지 채용 시장의 패러다임은 여전히 광고고, 과거와 비교했을 때 크게 달라진 점은 없어 보입니다.


저는 앞으로 매칭을 가장 잘하는 곳이 구직자와 회사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고 채용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매칭을 잘하기 위해 플랫폼은 유효한 구직자 풀과 회사 풀을 보유하고, 풀마다 가장 좋은 구직자와 회사부터 최대한 빠르게 구직 및 구인을 성사시켜야 합니다. 쉽게 말해 반마다 1등을 먼저 빨리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입니다.

이와 동시에 풀에 남아 있는 구직자와 회사를 좋은 사람과 좋은 회사로 만들어야 합니다. 매칭 성사로 인해 공석이 된 1등 자리를 채우는 것이죠. 여기에 콘텐츠, 서비스, 운영 요소 등 다른 리소스가 필요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쓰고 나니, 왠지 채용 플랫폼은 결혼정보 회사를 넘어 취업 사관학교가 돼야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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