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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Jan 23. 2024

실력 좋은 채용담당자 vs 허먼밀러 의자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더 필요한 것은?

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는 원스타입니다. 브런치에 요즘 일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최근 HR 도메인의 일을 하면서 엉뚱한 생각을 해봤습니다.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실력 좋은 채용담당자를 영입하는 것이 좋을까? 사무실에 허먼밀러 의자를 놓는 것이 좋을까?'


이렇게 쓰고 보니까 질문이 너무 뜬금포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제아무리 허먼밀러가 의자계의 샤넬이라고 해도 채용담당자를 대신할 수 없겠죠. 질문을 다시 해보겠습니다.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실력 좋은 채용담당자를 영입하는 것이 좋을까?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되는 것이 좋을까?



메이저리그에서는 스카우터가 지옥에 가서라도 좌완 파이어볼러를 데려온다는데, 회사에는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를 모셔오기 위해 지옥에 다녀올 채용담당자가 있을까요? 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회사에 필요한 인재가 지옥에만 있는 것도 아니고, 인재를 찾기 위해 꼭 지옥에 가야 하는 것도 아니죠. 하지만 터프한 회사 상황과 격무로 인해 회사 생활이 지옥 같을 때, 채용담당자가 회사를 위한 선택을 할 것인지 또는 자신을 위한 선택을 할 것인지는 생각해 볼 만한 거리입니다.


생각해 보기 위해 질문 하나 더 하겠습니다. 직장인으로서 채용담당자의 정말 솔직한 욕구는 우리 회사를 지금보다 더 나은 회사로 만들 수 있는 인재를 찾겠다는 마음일까요? 본인의 성과 달성과 입신양명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려는 마음일까요? 전 후자라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우리 회사를 더 나은 회사로 만들 인재를 데려오는 것이 곧 본인의 성과를 달성하는 일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텐데요. 대개 채용담당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고의 인재를 모셔오기보다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인재를 모시고 오기 마련입니다. 지옥까지 가지 않고 기준을 넘을 정도에서 타협을 하는 것이죠. 고용주인 사장님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채용 업무는 직원에게 아웃소싱할 게 아니라 고용주가 직접 해야 합니다. 지원자가 너무 많아서 다른 업무를 할 시간이 없다면, 잠을 줄여서라도 직접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사장님에게 업무를 빼앗긴(?) 채용담당자는 우리 회사가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조직문화 강화, 인적자원 개발 등과 같은 업무에 역량을 발휘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모 회사의 고용주가 작성한 채용공고문



뉴스를 보면 구직난뿐만 아니라 구인난도 심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든 회사가 구인난을 겪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인재에게 인기 많은 회사는 아마 구인난이 무슨 말인지도 모를 겁니다. 왜 인재에게 인기가 많을까요?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유는 돈입니다.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가 각광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죠. 요즘같이 노동집약적인 일을 기피하는 시대에도 초봉 최소 5,000만 원의 현대차 킹산직 TO에 18만 명이 몰렸다고 하지 않습니까. 연봉을 많이 주는 것은 구인난을 해결하는 방법이지만, 좋은 인재를 영입하는 데도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참고로 이를 선별 효과라고 합니다.

*선별 효과 : 임금이 높은 자리에 좋은 사람이 몰리기 때문에 능력자를 채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효과



하지만 대부분의 회사가 돈으로 구인난을 해결하거나 좋은 사람을 영입하기 힘듭니다. 현실적으로 채용 예산을 무작정 많이 투입할 수 없고, 사람의 마음을 사는 일인 채용 업무의 특성상 돈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기 때문이죠.


좋은 인재를 영입하기 위해 연봉을 많이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 힘들다면, 남다른 보람을 주는 회사가 되는 것이 유력한 대안이라고 생각합니다. 회사에서 보람은 주로 성취 경험에서 나오기 때문에 인재가 일을 하면서 성취를 자주 경험할 수 있도록 회사가 유효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인재가 어디 가서 다른 사람에게 "저 OO에 다녀요"라고 뿌듯하게 말할 수 있도록 회사가 잘나가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치 외제차의 하차감 같은 것이죠.


누가 봐도 잘나가는 회사이면서 인재가 일하면서 남다른 보람을 느낄 수 있는 회사는 일하기 좋은 회사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만약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되는 방법 중 하나가 사무실에 허먼밀러 의자를 놓는 것이라면, 하루빨리 의자를 바꾸는 것이 현명한 의사결정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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