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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원스타 Feb 28. 2024

B2B 고객을 모셔오는 콜드메일 작성법

안녕하세요 기획 일을 하는 원스타입니다. 브런치에 요즘 일하면서 느낀 점에 대해 쓰고 있습니다. 저는 기획자로서 주로 B2C와 B2B가 엮여있는 양문형 비즈니스를 경험했습니다. 양문형 비즈니스는 양쪽 고객의 양적 밸런스가 중요한데요. 저는 둘 중에 B2B 고객(기업 고객)을 모셔오는 것이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기업 고객을 모셔오는 데 묘수는 없었습니다. 바닥부터 시작하는 입장에서 일단 뭐라도 어떻게든 해보는 것이 맞죠. 저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콜드메일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돈도 들지 않으니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매주 1~2통씩 보냈습니다. 대신 보낼 때마다 복붙하지 않고, 의도를 가지고 티끌이라도 바꿔서 보냈습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던가요. 조악했던 콜드메일의 내용은 조금씩 그럴싸해졌고 거절당한 줄 알았던 메일들이 회신으로 돌아왔습니다. 덕분에 신규 기업 고객 유치를 위한 물꼬를 틀 수 있었고 성과가 나기 시작했습니다.


이를 지켜본 동료가 제게 비결이 뭐냐고 물었는데, 제 눈엔 태산보다 티끌이 더 크게 보여서 대답하기 머쓱했고 그냥 '콜드메일에 영혼을 담아서 보냈다'고 말하며 웃어넘겼습니다. 하지만 이 티끌들이 다른 도메인과 회사에서도 통하는 것을 경험하고 나서 공유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글로 정리해 봤습니다.


사랑도 콜드메일도 돌아오는거야


받는 사람

담당자에게 보내기

처음엔 회사의 대표 계정이나 담당 부서의 공용 계정으로 콜드메일을 보내는 경우가 많죠. 공용 계정의 메일은 주인이 없는 경우가 많아 받은 편지함에서 읽지 않음 상태로 머물고 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래서 어떻게든 담당자의 이메일을 알아내서 다이렉트로 담당자에게 보내는 것을 추천합니다.

담당자의 이메일 주소는 링크드인과 같은 커리어 기반의 SNS나 회사에서 운영하는 블로그, 채용 페이지 등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제 경험상 스타트업의 직원들은 알아내기가 비교적 쉬웠고, 대기업의 경우에는 어려웠습니다.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 구분하기

콜드메일은 한 번 보내고 끝이 아닙니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듯이, 회신이 올 때까지 콜드메일을 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신 지난번 메일을 읽은 사람과 안 읽은 사람의 코호트를 구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메일을 쓰는 분들은 메일트랙을 설치하셔야겠습니다.

지난번 메일을 읽고 회신이 없는 사람에게 지난번과 동일한 제목과 내용의 메일을 보내면 당연히 반응이 없겠죠. 제목과 내용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제목은 아예 새롭게 바꾸는 것이 좋습니다. 내용은 시각적 차이를 위해 문단 구조를 바꾸는 것도 괜찮고, 글의 기승전결을 바꾸거나 자사 서비스(또는 성과, 혜택 등)의 업데이트된 내용을 추가하는 것도 좋습니다. 지난번 메일을 안 읽은 사람에게는 제목만 변경해도 충분할 것 같습니다.



제목

어느 정도 후킹하게

콜드메일은 영업이나 광고의 성격이 있어서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거부감이 들기 마련입니다. 하지만 기업 고객도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제목이 후킹하면 그냥 지나치기 힘들 겁니다. 그렇다고 너무 약을 치면 패싱하기 쉽고, 너무 단조로우면 눈에 안 들어와서 선택받지 못합니다.

콜드메일을 보낼 때마다 제목의 워딩을 바꿔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계속 테스트하면서 약과 단조로움 사이의 어느 정도를 잘 찾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무료', '0원', '마감 임박', '빠르게' 등의 워딩이 잘 먹혔고,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제목에 고객사의 회사명, 팀명, 서비스명, 담당자명을 정확하게 쓰는 것도 나름 효과가 있었습니다.



본문

고객의 당면 문제를 언급하기

영업을 할 때 자사 서비스의 특장점을 어필하기 마련인데요. 그것보다 우리는 고객이 어떤 문제를 겪고 있는지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모든 기업은 저마다 빠르게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언젠가 해결해야 하는 문제가 함께 존재합니다. B2B 비즈니스에서는 전자인 당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서비스에 먼저 반응하기 때문에, 콜드메일에 고객사의 당면 문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다고 어필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회사가 아닌 담당자의 당면 문제를 파고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문장은 읽기 쉽게

숏폼의 영향으로 저를 포함한 웬만한 2040 직장인들이 생각보다 긴 글을 잘 읽지 못합니다. 글이 길면 본능적으로 읽기 싫어지는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때문에 가능한 한 문장을 짧게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동일한 이유로 콜드메일의 핵심인 제안 내용은 단순하고 명료하게 작성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개조식으로 한눈에 들면서 캡처나 공유하기 쉽게 쓰는 것도 좋고, 볼드체와 배경색으로 문장을 강조를 하는 것도 좋습니다.

아무리 짧게 쓰는 것이 좋다고 해도 설명이 부족하면 안 되겠죠. 고객이 콜드메일만 읽고도 의사결정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내용을 작성해야 합니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한 경우, 첨부파일이나 링크를 제공하는 것이 좋은 방법입니다.



보내는 시간

읽을 것 같은 시간에 보내기

메일을 받은 즉시 확인하는 분도 있지만, 특정 시간에 몰아서 확인하는 분도 있습니다. 몰아서 읽을 경우 내 콜드메일이 눈에 띄지 않거나 우선순위 높은 것을 먼저 처리하느라 잊혀질 수 있습니다. 내 콜드메일을 받을 담당자가 전자인지 후자인지 알 수 없으니 메일 읽을 확률이 높을 때 보내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제목의 워딩을 바꾸는 것처럼, 보내는 시간도 바꿔가면서 회신율(또는 수신율)이 높은 타이밍을 찾아보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제 경험상 직무마다 어느 정도 경향성은 있는 것 같습니다. PR 담당자 및 기자의 경우, 출근하자마자 메일부터 읽고 처리하는 루틴을 갖고 있는 분들이 많아서 그들이 아침에 읽을 수 있도록 보내놓는 것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HR 담당자의 경우에는 화, 수, 목요일에 보내는 것이 효과가 있었습니다. 월요일은 내부 회의를 해야 해서 그런지 메일을 잘 읽지 않았고, 금요일은 휴일을 앞두고 아웃바운드 또는 신규 채널을 찾기보다 인바운드를 정리하고 차주 일정을 확정하느라 바빠서 메일을 읽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B2B 고객을 모셔오는 콜드메일을 위한 티끌을 모아봤습니다. 콜드메일은 실무 담당자 또는 의사 결정권자에게 한 번에 닿을 수 있는 직접적인 수단이고, 돈 한 푼 쓰지 않고 고객을 유입시키고 전환시킬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입니다. 제가 말씀드린 티끌을 바탕으로 각자의 노하우를 담아 원하는 성과까지 만들어내면, 그야말로 티끌 모아 태산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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