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서비스 네 컷 분석
-리멤버는 직장인 명함관리 서비스로 시작해서, 현재는 B2B 기업 대상 광고, 인재 스카웃&헤드헌팅, 직장인 대상 리서치 등으로 점차 사업을 확장시켜나가고 있는 IT 서비스이다. 기존 사람인, 잡코리아 등 기업 중심의 채용 플랫폼(잡 포스팅 - 지원)의 한계를 벗어나, 링크드인 같이 개인이 중심(인재 검색, 제안)이 된 채용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리멤버는 SNS형 채용 플랫폼(링크드인, 로켓펀치 등)이 한국에 성공적으로 정착하지 못한 이유 중 하나인 이력에 대한 공개적인 노출을 꺼린다는 점을 ‘명함’을 활용하여 한국 정서에 맞게 해결하려 했으며, 이러한 방법을 통해 단기간에 유저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었다.
-리멤버의 수익모델은 '채용솔루션/ 헤드헌팅 서비스 / 광고상품 / 리서치 서비스 / 팀 명함첩'이다. 경력직 스카우팅 제안이 300만 건이 넘었다고 하니, 주된 매출은 '채용'에서 온다고 볼 수 있다. 특히나 '사람인', '잡코리아' 와는 다르게 '명함'이 메인이니, 채용 공고나 광고를 통한 매출은 아무래도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 리멤버의 수익은 주로 헤드헌팅이나 기업 인사담당자들이 정보를 열람하거나 포지션을 제안할 때 발생하는 수익이거나, 직접 헤드헌팅을 하면서 얻는 성사 수수료에서 나온다고 볼 수 있다.
-리멤버는 억대 연봉 채용관인 '리멤버 블랙'을 출시했는데, 아무래도 채용으로 나오는 수익 비율이 높다 보니 적자구조에서 탈출하고 매출을 높이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지 않을까 싶다. 특히, 헤드헌팅 성공 시 받는 성사 수수료(20~30%)를 극대화하면서 동시에 억대연봉이라는 자극적인 문구를 통해 마케팅 효과를 노린 듯 하다.
-리멤버는 '슈퍼루키'와 '자소설 닷컴'을 인수했는데, 두 플랫폼 모두 '신입 구직자'를 타깃으로 하는 채용 플랫폼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이는 리멤버가 '명함'을 통해 사용자를 끌어모았지만, 경력직 신규 사용자 유입이 한계점에 봉착했다는 것을 인지하고 공격적으로 채용 플랫폼 시장에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신입 구직자들은 '명함'이라는 것이 있을 수 없으니 말이다.
-리멤버는 명함 관리 측면에서는 굉장히 편리하다.
기존 명함앱들은 어느 정도 수기를 정보를 입력했어야 했는데, 아무래도 명함 관리에서 시작했다 보니, 명함 등록, 인식, 관리 등의 절차가 간편하다. 명함 등록 시 정보를 자동으로 입력해 주며, 인식률이 좋다.
명함 그룹을 지정해서 묶어서 관리할 수 있어서 개인 편의에 따라 명함을 분류할 수 있다. 팀 명함첩이나 그룹 명함 관리는 특히나 특정 직무(영업직)나 외근이 잦은 직장인에게 굉장히 유용할 것 같다
-반대로 명함 사용 빈도가 적은 사용자를 어떻게 끌어모을 수 있을까는 의문이다
모든 직장인이 외근이나 영업, 네트워킹 행사에 자주 참여하는 건 아니다. 아예 명함을 만들어도 사용 빈도가 적은 직장인들은 굳이 리멤버에 와서 명함을 등록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앞서 말했다시피, 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은 명함이 없다. 그렇다면 이 서비스에 접속해야 할 이유가 없다.
-콘텐츠와 커뮤니티
리멤버는 서비스 내에 '커뮤니티'와 '나우(뉴스 콘텐츠)'를 제공한다. 커뮤니티와 콘텐츠를 통해 사용자들이 계속해서 리멤버에 접속해야 할 이유를 만들어 주려고 하고 있다.
다만 이것이 효율적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 든다. 직장인이 타깃인 커뮤니티는 '블라인드'가 확실히 점유하고 있으며, 리멤버에서 발행하고 있는 콘텐츠 자체도 그렇게 매력적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좋은 뉴스레터와 직무 관련 콘텐츠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과연 리멤버의 콘텐츠가 경쟁력이 있을까?
'온라인 커뮤니티'는 과연 오프라인으로 명함을 주고받는 사람들을 앱으로 끌어들인 리멤버의 정체성과 어울리는 해결책일지 고민해봐야할 필요가 있다.
-직장인 대상 네트워킹
리멤버에서도 메신저, 인맥라운지 등의 기능을 통해 시도했지만 실패했던 적이 있다. 다만 커뮤니티와 콘텐츠로 사용자를 유입시키기보다는 기존 사용자들이 어떻게 하면 더 활발하게 네트워킹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그것이 '명함'이라는 리멤버의 정체성과 좀 더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 네트워킹을 만들어주고, 직장인들이 서로 명함을 주고받게 한다면, 명함을 관리해주는 리멤버와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분명 코로나 시대에도 오프라인 네트워킹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존재했다. 트레바리처럼 책을 통한 직장인들의 직무 관련 오프라인 네트워킹이나 인맥 형성이라거나, 혹은 문토와 같이 친목형 성격의 네트워킹이 가능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면, 명함을 사용하지 않는 직장인들도 자주 접속할 수 있지 않을까?
-타깃 사용자의 확대
어쩌면 리멤버의 수익모델이나 정체성과는 다소 동떨어질 수 있겠지만, 학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을 위한 리멤버를 만들고, 이들이 커리어 로드맵이나 직무 관련 조언을 받을 수 있도록 유도한다면, 이 신규 입사자들은 자연스럽게 리멤버의 사용자로 이어질 수 있지 않을까? 어쨌거나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