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 bye 2020
2021.01.03 [달빛 작가]
인스타에서 2020을
회상하고 작별인사를
하는 스토리들이 종종 보였다.
허무하게 2020을
떠나보내야 한다니.
다들 믿기지 않는 분위기다.
2000년도 십의 자리가
2로 바뀌기만 해도
어색했을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익숙해져야 한다.
새로운 해가 다가올수록
두려워지는 건 왜인지
점쟁이에게 물어보고 싶다.
2021에는 너에게 기쁠 일이
많다고 점쳐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 때문에 우울했던
기분보다는 밝은 에너지로
한 해를 시작하고 싶다.
그래서 2020이 끝나기 전에
스스로에게 칭찬하고 싶은 일을
떠올리며 마무리해보려 한다.
먼저 가장 잘했다고 생각한 일은
동물병원을 때려치운 것이다.
오래 일할 줄 알았던 첫 직장이
나에게 안 맞을 거라곤
생각지 못해서 많이 혼란스러웠다.
그만두고 싶은 이유를
회사에 고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임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주변의 말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강단 있게 밀고 나가야
이유 있는 설명이 만들어진다.
물론 무서운 팀장님 앞에서
울기만 했던 내가 할 말은 아니다.
지우고 싶은 과거가 돼버렸지만
그때 결심하지 않았더라면
악몽이 길어졌을 것이다.
다른 병원이었다면 어땠을지
아직도 의문이지만 나를 위한
선택이었다고 위로해주고 싶다.
이다음에 애견카페 알바를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인생이라 재밌었다.
다음으로 뿌듯했던 일은
운전면허를 따고
컴활 필기를 합격한 것이다.
특히 운전면허는 22살의 삶에서
가장 위험한 도전이었다.
운전이 나에게 얼마나 위험한지,
겁쟁이로 만들 수 있는지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좋아하는 가수의 티켓팅보다
더 떨렸던 순간들이었고 모든 걸
끝내고 나니 두려울게 없어졌다.
무슨 모험이든 운전면허보단
쉬운 모험이 될 것이다.
누군가에겐 별거 아닌
과정이었겠지만
난 다시 돌아간다 해도
운전면허 시험은 보고 싶지 않다.
나중에 직접 운전을 해야 할
때가 온다면 신중을 다해서
시작할 것이다.
그때까지 나 자신을 믿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뭘지
고민하다가 컴활 1급을
따기로 마음먹었다.
공부를 하려니 꼴도 보기 싫어서
겨우 벼락치기로 필기를 땄지만,
합격했다는 뿌듯함이
다음 실기를 향한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실기는 내년의 나에게
맡겨졌지만 딸 수 있을 거란
믿음은 변함이 없다.
속도만 좀 높여줬으면…
잠깐의 일탈들도
후회 없었던 순간이었다.
청주행, 서울행, 경주행, 원주행…
옳다고 보지 않지만 답답한
마스크 속의 숨통을 틔어주었고
하루하루가 소중하게 느껴졌다.
소중한 순간들이
더 희박해지기 전에,
함께하고 싶은 사람들과
원래대로 추억을 쌓고 싶은
간절한 바람이 하늘 끝에
닿았으면 좋겠다.
당연했던 일상들이
무너지면서 적응하기 싫었던
사람들은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모였을 때 결과는 처참했고
결국 지키기 위한 사람들의 힘이
컸음을 증명해주었던 올 한 해였다.
2021에는 변함없이
모두가 지켜가며 우리의 일상을
되찾고 단단해진 모습으로
살아갔으면 좋겠다.
2020이 잊히지 않고 떠오를 때,
잘 이겨냈다고 다독여줄 수 있는
배짱이 생겼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