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만스 리뷰
파벨만스(2023. 스티븐 스필버그)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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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스티븐 스필버그가 어린 시절 영화와 함께 했던 기억을 생생하게 펼친 자전적 영화, <파벨만스>.
영화는 부모님과 함께 처음으로 극장에 가 <지상 최대 의 쇼>를 관람하는 파벨만으로 시작한다.
수많은 사람들과 함께 앉아 처음으로 영화라는 것을 보는 파벨만의 표정에 많은 것을 읽을 수 있었다.
내가 어릴 때 처음으로 봤던 극영화는 <쥬라기공원>이었다. 파벨만이 영화를 보며 받은 감정을 난 그의 영화에서 경험했었다. 두려움과 환상, 이 놀라운 경험 은 이후 17살까지 영화감독을 꿈꾸게 했다.
파벨만을 보며 어린 시절 날 보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물론 그의 뛰어난 천재성을 감히 비교할 수는 없지만.
나 역시 그처럼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연기 액팅을 하고 촬영과 편집을 하여 완성된 작품을 보여주는 것을 좋아했다. 어린 시절 롤 모델이 스필버그였을 만큼 나에게 그는 특별했고, 그의 이야기를 영화관에서 영화로 보는 경험은 이루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좋았다.
예술과 거리가 먼, 혹은 포기한 가족들을 뒤로하고 할아버지가 파벨만에게 들려준 이야기는 두고두고 듣고 싶을 정도로 인상 깊었다. 예술과 가족의 상관관 계, 예술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 등에 대한 이야기는 스필버그가 관객에게 전하는 충고와 위로 같았다. 자신의 삶을 위해 이기적일 수밖에 없는 사람이고 가족이라면, 파벨만도 본인의 꿈을 위해 이기적인 선택을 하는 것이 납득 갔다. 그의 가정사와 학창 시절의 여러 에피소드는 흔하다 느낄 수 있지만 스필버그와 영화라는 오브제로 특별하게 담아냈다. 특히 파벨만이 가족, 친구들과 찍은 영화를 상영해서
다 함께 보는 장면들이 가장 좋았다. 영화 속의 영화의 퀄리티에 놀라기도 했지만 가장 좋은 것은 배우로 참여했던 친구들이 스크린 속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랑스러워하고 파벨만에게 고마 워한다는 것. 특히 전쟁영화 장면은 정말 좋았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바빌론>과 비교한다. 모두 영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영화이기에 당연하다. 개인적인 취향은 <파벨만스>가 더 좋았다. 전자의 순간순간 폭발하는 감정들과 화려함은 분명 좋았지만 역시 여운이 오래가는 것은 마치 따듯한 난로 앞에 앉아 영화와 관련된 추억을 열어보고 기억하는 훈훈함의 후자이다.
많은 등장인물의 입을 거쳐 스필버그가 한 말들은 훈훈하지만 때론 서늘하게 예술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의 가슴에 오래 간직될 것 같다. 솔직히 말해서 러닝 타임이 더 길어 지금의 영화감독이 되어서의 이야기도
듣고 싶을 정도로 지루하지 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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