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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OE 포 Apr 26. 2024

인생최대업적: 회사 5년 다님

3개월 뒤면 이 회사에서 일한지 정확히 만 5년이 된다.

그렇다. 현재 내 최대업적은

일한지 5년이나 되었다는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자.

나는 대학교를 3년하고 6개월 다녔다.

휴학을 하지 않았고,

4학년 여름방학에 취업을 해서

2학기는 취업계를 냈으니말이다.

대학교를 다닌 시간보다

이 회사를 다닌 기간이 길다.


만약 재직기간이 5년으로 한정되어있었다면,

지난 날들이 조금 덜 괴로웠을 것 같다.

탈출구가 아주 가까이 있는 것 처럼 보이니까.

하지만 한정된 기간은 5년이 아니라 30년이었다.

언제든 당장 내 손으로 그만둘 수 있지만,

(법적으로 근로자는 언제나 퇴사 통보가 가능하다)

그래서 그만두는건 더 무서웠다.


전 직장은 9개월만에 그만뒀으니,

현직장에서 9개월 하고 1일차가 되는 순간부터

나는 인생 최대 재직기간을 매일 갱신했다.


어느순간부터 내 목표는 ‘현상유지’였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회사를 다니는 상태를

지속하는 것.


그건 마치 내가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하거나

공부를 한 것 처럼 매우 뿌듯한 일이다.

매년 재직기간이 1년씩 늘어날수록

이렇게 자축하고 있다.


신기하게도 그 지속성은 나에게 다양한 기회를 주었다.

운동을 시작했고,

이직을 했고,

결혼을 했다.


회사때문에 죽을 것 같지만,

또 어떤 순간엔 아무리 생각해도

회사가 나에게 준 기회와 경험이 많다고 생각한다.


그 간극에서 언제나 흔들리지만

일단 내일도 출근.

또 재직기간은 하루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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