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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서연 Apr 12. 2024

뉴믹스커피 아르바이트생이 궁금한 브랜드, 뉴믹스커피

뉴믹스커피 기획자 인터뷰

24년 3월 14일에 오픈한 뉴믹스커피. 오픈 일주일이 안 된 시점에 뉴믹스에서 잠시 일하게 되었다. 첫날, 근로계약서를 쓰기 전에 브랜드 매니저 서원님께 뉴믹스커피가 어떤 브랜드인지 차근히 설명 들을 수 있었다. 궁금한 거 더 없냐는 원님의 질문에, 일하다가 생기면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다. “네 언제든지 물어보세요”

근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뉴믹스커피에 궁금한 게 쌓였다. 원님한테 인터뷰를 요청했다.



F&B 시장에 뛰어든 그란데클립과 기획자

사진출처

원님, 인터뷰 응해주셔서 감사드려요. 그란데클립 입사 시기를 포함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그란데클립의 F&B팀 스노우엠에 있고, 작년 7월에 브랜드 매니저로 입사했어요. 뉴믹스커피는 그란데클립의 첫 번째 브랜드예요. 이전엔 신세계에서 7년 반 정도 일했는데, 5년은 바이어로, 2년은 JAJU라는 브랜드에서 전략기획팀과 이커머스팀을 거치며 온오프라인 유통 실무를 경험했습니다. 그 후 MBA를 갔다 왔을 때 그란데클립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규림님께 연락이 왔어요.(뉴믹스커피의 기획자는 규림, , 은지님 세분) F&B 브랜드 기획을 함께해 볼 생각이 있는지요


이전에는 F&B와는 무관한 일을 하셨군요

네, 아예 관련 없는 일을 했었어요. 제가 근무했던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수입사예요. 해외 명품 브랜드를 전개하고 바잉 해오는, 브랜드 상사의 개념이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바이어는 브랜드를 우리 회사로 끌어들이는 거잖아요. 그란데클립에서 하시는 일은 어떻게 보면 그 반대로 (창업처럼) 브랜드를 만들어서 밖으로 내보내는 건데, 어떤 차이가 있나요? 만족도 또한 궁금해요

만족도를 비교하기엔 일의 스펙트럼이 달라요. 이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도 한 적 있는데요, 일의 레벨과 브랜드를 0에서 100까지 놓고 100을 완성으로 봤었을 때, 이전에 저는 주로 50 정도 만들어진 브랜드를 7-80까지 키우는 일을 했던 거죠. 어떻게 하면 브랜드를 ‘더욱’ 효율화시킬까, 사람들이 우리 브랜드를 알게 할까. 이미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는 브랜드를 ‘더’ 확장시킬지가 고민지점이었어요


그렇다면 지금은 0에서 100으로의 일을 하시고 계신 거네요

지금 일은 아무것도 없는 0에서 1로 가는 사업이에요. 0을 1로 만드는 것에도 똑같은 공수를 들이면 될 줄 알았는데, 1을 만드는 건 쉽지 않더라고요. 멈춰있는 엔진에 스타트 끊으려면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 그게 차이인 것 같아요

각자의 역할에 다른 매력이 있어요. 전자 같은 경우에는 대기업의 시스템 속에 있어서,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고 무엇보다 피드백이 굉장히 빨리 와요. 제가 어떤 레버를 당겼을 때 매출이 확 뛴다든지, 비용이 절감된다든지, 프로세스 개선이 돼서 효율이 극대화된다든지 하는 것들이요


업무도 나눠서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네, 그런 효율적인 면도 있었죠. 그렇지만 지금의 일은 아무것도 없는 곳에서 기획자들끼리 ‘같이’ 만들어 나가는 거니깐 ‘우리’가 만들어 갈 수 있는 게 정말 많아요. 끊임없는 생각과 올바른 철학만 있다면 우리가 만들어 나갈 수 있는 브랜드라서, 거기서 오는 매력이 있어요. 마치 아이를 낳고 키우는 심정?(웃음) 그런 생각으로 하고 있어요


브랜드 매니저이자 기획자이지만, 일의 경계 없이 많은 일을 하고 계신 것 같아요. 매장에도 정말 자주 오시고요

뉴믹스커피 런칭 전에는 보통 기획할 일만 있었어요. 아이데이션 하고, 브랜드 기획을 하다가 오픈 직전부터는 오퍼레이션 단에 생각할 게 굉장히 많았죠. 인사, 재무, 회계, 주방이나 프런트 시스템은 어떻게 잡을지 등 뒷단 오퍼레이션을 잡는 것과 마케팅 아이데이션도 해야 했어요. 아, 인테리어도 신경을 써야 했구요



작은 매장, 큰 디테일

사진출처

인테리어 얘기로 이어 보면, 매장이 정말 감각적이에요. 음악 비트에 맞춰 바닥의 미디어 아트가 움직이게 연결되기도 하고요. 작가님 한 분이 작업하신 건가요?

다른 분들이 해주셨어요. 음악은 전문 디제이분들(스튜디오 남산, 전용현 작가)이 믹스셋을 만들어 주셨어요. 그 후에, 미디어아트를 작업하신 정윤수 작가님이 음악과 연동될 수 있게, 직접 믹스커피 알갱이를 표현하는 한 알 한 알의 값을 일일이 입력하셨어요. 굉장히 섬세한 작업이었죠


믹스커피 알갱이였군요. 믹스커피 같기도, 뉴믹스의 컵 디자인처럼 스프레이 같기도 했어요. 둘 다 의도하셨나 봐요

저희는 명확했어요. 바닥에 영상으로 믹스커피가 섞이는 것을 형상화해 보자. 믹스커피의 본질은 타먹는 가루니깐, 가루가 섞이는 모습을 형상화해 보면 재밌겠다. 그것의 시발점이 스프레이긴 했어요. 원래는 매장 한쪽 벽면을 시원하게 밀어서 산수 수묵화 디자인처럼 시원시원하고 터프하게 스프레이 디자인으로 뽑아내려 했는데, 컨셉이 조금 바뀌면서 바닥으로 빼놓았어요


손님들이 양 벽면의 거울만큼, 바닥 사진을 많이 찍더라고요. 반응형인지 발로 눌러도 보고요

반응형도 고려 사항에 있었는데, 여러 이유로 현재의 바닥이 되었습니다. 뉴믹스 매장은 작지만, 포토스팟이 많아요. 세세하게 신경 썼죠


전체적인 공간 디자인은 어떤 분이 해주셨나요

‘공간지훈’ 팀에서 공간 디자인을 해주셨어요. 저희가 원했던 세련된 이미지를 잘 다루고 스테인리스, 거울 등 메인 요소들을 평소에 잘 활용하는 팀이셨어요. 제가 좋아하는 카페도 많이 디자인했다는 걸 알고 신기했던 생각도 나네요


[공간지훈]

디자이너 임지훈이 속해있는 팀. 정체성이 뚜렷한 브랜드와 함께 브랜드 정체성을 부각하는 공간 작업을 한다. 국내외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연희동 프로토콜, 도쿄 이니스프리 플래그십 스토어 등 다수)

- 공간지훈의 인스타그램과 다양한 작업물을 볼 수 있는 홈페이지


매장 디자인 이외에도, 여러 곳에서 뉴믹스의 디테일을 느껴요. 예를 들면, 고객분께 메뉴 소개를 할 때 ‘디저트’ 대신 ‘스낵’으로 설명드리라고 워딩의 당부를 들었거든요. 어감에서 오는 차이 때문일까요?

맞아요 ‘레트로 스낵’이라고 표현해요. ‘디저트’는 헤비한 느낌이 들잖아요. 뉴믹스는 돌아다니면서 먹어야 하는데, 디저트를 돌아다니면서 먹는다는 게 맞지 않고, 뉴믹스가 가지고 있는 빠르고 터프한 이미지에는 디저트보다는 ‘스낵’이 잘 맞다고 생각했어요

바닥에 펼쳐진 미디어 아트의 한 점, 메뉴를 소개하는 단어 선택 하나에도 뉴믹스커피의 디테일이 녹아있다.



팝업의 성지 성수에서 정식 매장을 열다

왜 시작을 성수에서 했는지 궁금했어요. 그것도 팝업이 아닌, 정식 매장을요

성수여야 했던 이유는 컨셉적인 이유와 현실적인 이유가 동시에 반영됐어요. 컨셉적인 이유는 믹스커피 자체가 레트로한, 어떻게 표현하면 옛것 같은 느낌이잖아요. 따라서 ‘믹스커피를 현대의 한국적인 것으로 끌어올려보자’ 생각했어요. 외국 사람들이 한국과 서울을 생각했을 때 경복궁, 한복, 비빔밥을 생각하지 않잖아요. 요즘에는 BTS, 젠틀몬스터, 탬버린즈 같은 ‘브랜드’를 생각하는 것처럼 오히려 외국인들은 서울을 생각했을 때 테크세비하고 트렌디한, 힙한 이미지를 떠올리는데 그 부분이 성수동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했거든요

위치는 광장시장이나 광화문 등 다양하게 생각해 봤었지만 역시 성수동이었어요. 성수동이 옛날에는 공장지대이고 낙후된 동네였지만 몇몇 브랜드들이 들어오면서 사람들이 방문하고, 활기를 띄며 리브랜딩 됐잖아요. 브랜드의 집합소가 됐고요. 그런 성수의 동네 분위기가 ‘믹스커피를 현대화하다. 믹스커피를 다시 새롭게 수면 위로 끌어올린다.’라는 뉴믹스커피의 컨셉과 맞다고 생각했어요

현실적인 이유로는 성수동이 가정 유동 인구가 많고, 젊고, 우리가 생각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이었어요. 초반에 저희가 뉴믹스를 기획할 때 떠올렸던 페르소나 같은 게 있었거든요. 워크웨어를 입는다든지, 무심한 멋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을 타겟팅해 보려고 이미지를 많이 찾아봤어요. 그런 사람들이 어디에 있을까. 하니 역시 또 성수동이었죠

기획에서 소비자를 상상했던 이미지처럼, 뉴믹스커피의 유니폼은 검정색 점프슈트. 활동성이 좋은 워크웨어다. 소매와 밑단은 롤업 해서 각자의 스타일대로 입는다. 터프한 맛의 워크웨어는 구겨지고 뭐가 좀 튈수록 멋이 나는 것 아닐까. 검은 유니폼에 하얀 우유크림이 튀더라도 모두들 개의치 않고 일한다.


성수에 팝업이 많다 보니, 팝업 매장인지 묻는 분들이 많아요. 팝업으로 브랜드를 홍보하고, 온라인으로 판매하거나 이후에 매장을 낼 수도 있었을 텐데, 그런 절차를 생략하고 정식 매장을 오픈하셔서 '확신'이 있어 보였어요

국내는 물론, 궁극적인 목적은 해외예요. 해외 수출까지 염두에 두었기에 팝업으로 시작을 한다면 그만큼 힘이 떨어진다고 저는 생각해요. 누군가 팝업이에요?’ 물었을 때 ‘-네, 몇 개월 있다 닫아요’랑 ‘-아니요, 저희 여기서 계속할 거예요’라고 답하는 건 그 브랜드가 주는, 공간이 주는 힘 자체가 다르다고 생각해요. 브랜드를 준비하는 사람들의 마음가짐도 그렇고요

뉴믹스커피는 지속적인 정식 매장이기에 정말 잘 준비해야 했고, 그것을 서포트하는 인력부터 시스템과 전반적인 것들을 잡으려고 아직도 부단히 노력하고 있어요. 마음가짐에서 차이가 있었고, 해외까지 타겟팅하다 보니 첫 매장을 성공적으로 사람들한테 잘 알리는 것이 중요했기에 지속적인 형태만 고려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확신'이 있었죠


뉴믹스커피는 테이크아웃 전용 매장이잖아요. ‘믹스커피는 들고 누비는 곳이 카페’라는 컨셉으로 기획부터 테이크아웃 매장을 의도하신 건지, 공간이 좁아 선택하신 건지 궁금했어요. 올해 오픈 예정인 북촌점도 테이크아웃 매장이 될까요?

원래 성수 초창기 인테리어안은 테이크아웃 매장이 아니었고, 다인인 카페로 만들려고 했었어요. 그런데 믹스커피의 빠른 페이스도 있지만, 다인인 카페로 공간을 풀면 많은 사람들한테 가닿을 수 없을 거라 생각했거든요. 많은 사람이 경험하려면, 믹스커피라는 맛을 제대로 알리려면, 테이크아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어요. 북촌점은 아직 구상 중이라 매장 형태가 확정되진 않았어요. 북촌점 오픈은 8월 정도이지 않을까 싶어요

국내 온라인 판매는 5월을 목표로, 현재 물류 시스템을 잡으며 열심히 준비 중에 있다.


음료와 스낵을 함께 구매하면 트레이에 담아줘서 뉴믹스를 즐기며 걸을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테이크아웃 음료의 컵홀더가 ‘브랜드 인지’의 목적도 있는 것처럼, 트레이도 인지를 목적으로 제작하신 걸까요?

트레이의 목적은 우선적으로 휴대성이었어요. 테이크아웃 매장인데 커피와 스낵을 양손에 들고 가려면 불편하시잖아요. 뉴믹스를 트레이에 들고, 성수동을 누비면서 편하게 마시고 먹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오히려 고객분들이 트레이를 보고 다과상 같다고 해주기도 하고, 더 좋게 해석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죠


뉴믹스커피의 궁극적인 목표는 글로벌이지만, 성수 로컬에 집중할 생각도 있을까요? 예를 들면 성수의 로컬 브랜드와 협업을 진행하거나요

저희는 브랜드 협업에 열려있고, 뉴믹스의 결과 맞다면 너무 좋죠. 많이 문의를 주시긴 해요. 콜라보를 통해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브랜드들과 재밌는 프로젝트를 만들면 좋겠네요

뉴믹스커피는 성수점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단단하게 뿌리내리고, 해외로 줄기를 뻗어갈 예정이다.



달디단 믹스커피와 고소한 레트로 스낵이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사진출처

뉴믹스의 아이템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가려 해요. 후보에 믹스커피 말고도 미숫가루, 착즙 주스 등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왜 믹스커피였나요. 단번에 팀원들과 생각의 일치가 됐었나요?

창업 캠프처럼 저희가 베버리지 브랜드 캠프를 했었는데, 기획자 세 명이 아이디어를 3개씩 가져왔어요. 총 9개의 브랜드가 모였고, 그중 믹스커피가 하나였어요. ‘믹스커피가 가장 재미있을 것 같은데, 해보자!’해서 빠르게 일치가 됐어요


스낵 선정 기준도 궁금해요. 특히 오란다는 외국인들이 오란다가 뭐냐고 가장 많이 물어보기도 하고, 젊은 층 중에서도 모르는 경우도 있고요. 요즘 핫한 개성주악, 약과, 붕어빵 같은 간식이 아니라 왜 오란다와 건빵, 떡와플인지요

저희 브랜드 컨셉의 연장선상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은데요, 잊혀져가는 과거의 것을 다시 끌어올리자, ‘과거의 것을 재조명하자’가 브랜드를 관통하는 메시지였어요”


조금씩 잊혀지는 것들을요?

맞아요. 그리고 개성주악 같은 아이템은 이미 잘하고 계시는 브랜드들이 너무 많아서 고려하진 않았어요. 그것을 또 뉴믹스에서 푸는 것 큰 의미가 없을 거라 생각했어요. 이미 너무 잘하고 있는 곳이 많은데, 우리가 굳이 할 필요는 없다고요. 소비자에게도 다양한 옵션을 주는 게 더 재밌을 것 같았구요. 그랬을 때 건빵, 오란다, 떡구이는 우리에게 너무나 친근한 스낵들이지만, 우리의 기억 저 너머로 사라져가는 것들이어서 그런 것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보고자 했어요


예전에 구운 가래떡에 젓가락을 꽂아서 꿀 발라 먹었잖아요. 꿀이 뿌려진 떡와플은 그 추억의 가래떡구이에서 온 걸까요

딱 그거예요. 떡와플은 스노우엠의 메뉴개발 실장인 충영님 아이디어였어요. 전반적인 메뉴 개발을 하고 계세요


요즘 현대인들은 한 손에 아메리카노를 들고 살잖아요. 또 제로 음료는 시장에 자리 잡았고요, 어떻게 믹스커피의 ‘설탕과 프림’에 집중할 수 있었나요

믹스커피의 본질에 집중해서 설탕과 프림을 썼지만 대체당 쪽도 생각하고 있고, 필요성을 느끼고 있어요. 고객분들의 선호에 맞춰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브랜딩 어떻게 하세요?”라는 질문에 대한 삼각지 ‘쌤쌤쌤’의 김훈 셰프님의 답을 본 적이 있어요. 5% 브랜딩을 한다는 거예요. 나머지 95%는 고객들이 원하는 방향에 맞춰서 수정을 한다고요. 저희도 그게 맞는 것 같아요. 우리가 고집부리며 ‘이건 무조건 이렇게 해야 해’보다는 소비자 관점에서 ‘이런 게 먹고 싶지 않을까?’ ‘궁금해하지 않을까?’ 계속해서 질문하며 만들어내는 게 저희 기획자의 책임이라고 생각해요


그럼 히든메뉴인 자판기 우유는 카페인을 못 먹는 손님들을 위해 만드신 건가요?

맞아요. 자판기 우유는 오픈 준비를 하다가 저희끼리 ‘카페인을 못 먹는 고객분이나 어린이 고객이 오면 어떡하지? 그들은 뭘 먹지?’ 얘기하다가 나왔어요


뉴믹스커피는 오픈 이후로도 계속해서 만들어지겠네요

네, 눈으로 보이는 인테리어도 조금씩 바꾸고 있어요. 처음 준공 때랑은 다르고, 오늘 출근하시면 또 조금 바뀌어 있을 거예요. 지금 시트지 작업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왜 믹스커피인지, 스낵은 왜 하필 건빵, 오란다, 떡와플인지 선정 기준이 궁금했다. ‘하필’이 아닌 뚜렷한 브랜드 컨셉에 따르는 일관성 있는 고민의 결과였다. 물론 그대로 가져가지 않았다. 금방 눅눅해지는 ‘건빵’은 메밀을 더해 바삭하게 튀겼고, 도넛 모양으로 형태를 달리 한 ‘오란다’에는 6가지 맛을 입혔다. 가래떡구이에서 출발한 ‘떡와플’은 와플 기계로 떡을 누른 후, 그 위에 갖가지 견과류 토핑과 꿀을 뿌렸다.



믹스커피 타듯, 못다 한 질문을 섞어보면

4050분들이 오랫동안 믹스커피를 즐겨온 믹스커피 세대라고 생각하는데, 매장 앞에서 관심을 보이셔서 믹스커피 카페라고 설명드리면, 반응이 극과 극이었어요. ‘재밌네요’하고 매장에 들어가 보시는 분과, ‘믹스커피를 판다고?’하고 지나가시는 분. 이렇게 둘로 나뉘는 듯했어요. 따라서 지나가는 4050분들의 시작은 어떻게 잡을 수 있을까 싶었어요. 뉴믹스커피를 꼭 먹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거든요. 익숙하면서도 정말 다르니까요

당연히 그분들이 소비해 주시면 너무 좋죠. 메인 캐치프레이즈 중 하나가 ‘당 떨어질 때 뉴믹스’잖아요. 끌고 가고 싶은 이미지는 나이대에 상관없이 액티브하고 많이 움직이는 분들이 뉴믹스를 많이 찾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운동하고 와서, 일하다가 힘들고 당이 떨어질 때, ‘달달하게 착 감기는 게 있으면 좋겠다’ 싶을 때 떠오르는 게 우리의 음료였으면 해요


크게 두 가지예요. 일단 우리의 이미지가 닿을 수 있게 끈기 있게 소구해 보자. 빠르고 힘 있고 액티브한 브랜드로요. 두 번째는 저희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가 보면 ‘전통 기념품 가게’라고 소개되어 있거든요.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만들자. 이 부분이 4050, 그리고 그 이상의 분들에게 어필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집들이나 어른분들께 인사하러 갔을 때, 다양한 맛이 있는 뉴믹스커피를 선물하면(4가지 맛, 한 상자에 10포씩) 센스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분명 좋아하실 거예요

매장에는 우유와 각종 휘핑크림(군밤 맛, 볶은쌀 맛)을 얹어 정성껏 제조한 믹스커피 한 잔도, 10포씩 담아 포장한 믹스커피 한 상자씩도 판매하고 있다. 어디서든 황금비율로 뉴믹스를 타서 마실 수 있는, 종이컵 모양의 도자기컵 MD 또한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지금 당장 방문하게 할 수 없다면 선물로 닿게 한다는 게 너무 좋네요. 선물하기에도 좋고, 또 사무실에 두면 모두 좋아할 것 같아요

네, 그렇게 4050분들께도 닿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사진출처

친구가 성수에서 일을 하는데, 오픈 날에 시루떡을 나눠주셔서 정겨웠다고- 사회에서 정겨움을 지킬 수 있는  발상이나 기획이 궁금하다고 해요

정겨움’ 좋네요. 그것도 모두 일맥상통해요. 저희가 계속해서 주목하는 게 한국다운 것, 한국에서 있었던 문화인데 점점 흐릿해지는 것이에요. 믹스커피, 레트로 스낵, 이삿날 떡 돌리기. 모두 우리 삶에 너무나 익숙히 녹아있던 아이템과 문화였지만, 점점 희미해지고 있는 것들을 끌어올리고 싶었어요. 그 이벤트 중 하나가 ‘시루떡 돌리기’였고요


주변에 사회초년생이 많은데요, 변하는 환경 속에서 일에 치이면서 벌써부터 일을 하며 감동하는 순간이 줄어든다는 고민이 있었어요. 기획 일을 하면서 지속적으로 감탄하고 흡수하는 시각을 가질 일종의 방법이 있을까요

그건 정말 어려운 일 같아요. 그렇지만 무언가를 볼 때 어떤 필터나 편견 없이 본다면 흡수력이 좋아져서, 100%까지는 아니어도 상당수 받아들일 수 있어요. 그다음에 자기만의 언어로 다시 해석하는 단계를 거쳐 느낀 바를 정리해 놓으면, 기획할 때도 많은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필요할 때마다 기억의 방 어느 칸 서랍에서 꺼내 쓰는 느낌도 들어요

들어가기도 전에, 어 별론데? 생각하기보단, ‘일단 한번 해볼까? 경험해 볼까? 가보자!’ 이런 오픈 마인드가 필요해요. 또 여러 책을 읽으려고 해요. 책은 인사이트라기보다 치트키 같아요. 남이 수십 번 고민해 놓은 걸 단기간에 생각해 볼 수 있어요. 밖으로는 많이 보기 위해 이곳저곳 돌아다니기도 해요. 내가 좋아하는 것과 사람들이 좋아하는 걸 모두 보면서 밸런스를 맞추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원님과의 대화를 통해 확실히 알게 된 건, 그란데클립은 ‘재미’ 있는 일을 ‘시도’ 해 보는 일에 망설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 그렇게 ‘뉴믹스커피’가 나왔다. 잊혀가는 이전의 것에서 ‘믹스커피’라는 브랜드 아이템을 찾았듯이 그란데클립은 단순히 크기가 큰 클립이 아닌, 폭이 넓은 클립이 될 것이다. <사소한 것을 위대하게>라는 기업 슬로건처럼 말이다.

마지막으로, 뉴믹스커피나 그란데클립의 넥스트스텝이나 목표가 있을까요

‘믹스커피’가 사실은 콩글리시이거든요. 영미권 사람들에게 ‘믹스커피’하면 모르세요. 인스턴트커피나 파우더커피라고 해야 알죠. 믹스커피가 ‘고유명사’처럼 사람들에게 받아들여지는 게 저희의 가장 큰 목표예요

몇 나라별로 떠오르는 커피가 있잖아요. 이탈리아 하면 에스프레소, 베트남 하면 연유커피.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커피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대한민국 커피 하면, 믹스커피.로 바로 연상이 됐으면 좋겠네요. 그러기 위해 뉴믹스가 할 수 있는 건 국내를 잡으며 해외로 풀어서 선물하기 좋은 브랜드로 잘 만들어보려 해요. ‘서울에 가면 뭐 사야 하지?’ 하면 ‘뉴믹스’라는 답이 나올 수 있게 크게 꿈꾸고 있어요


오픈 초반에 대기 줄을 안내하면서, 매장 앞을 지나가는 분들에게 산발적으로 많이 들린 말들은 ‘아!’, ‘여긴가?’, ‘배달의민족’, ‘새롭게 냈다는?’ 이였다. 앞으로도 한자리에 있을 뉴믹스커피 앞에 점점 ‘뉴믹스’, ‘그란데클립’, ‘믹스커피’, ‘스낵’, ‘맛있대’, ‘맛있던데’, ‘사갈까?’라는 말이 많이 들렸으면 한다.

아르바이트를 그만두어도 종종 와서 한 잔, 집에서 한 잔씩 타 먹을 것 같다. 달달하게 착- 감기는 나의 에너지 포션이 되었다. 당 떨어질 때 한 잔, 일하면서 한 잔, 나들이하며 한 잔, 어디서든 함께 한 잔! 좋은 날들이 오고 있다. 뉴믹스커피와 함께하는 가벼운 성수 나들이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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