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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 아스날 VS 2025 아스날

무패우승 시즌과 비교해보는 2025년의 아스날

by 피오의 덕후공방


2025년 연말, 현재까지의 시즌 총합 3실점만을 허용하며 아스날 역대 최고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번에는 2003-04 아스날의 역사적인 무패우승 시즌과 우승경쟁 레이스를 향해 달려가는 아스날을 비교해보려고합니다. 축구 전술분석에 큰 조예가 없기에 가볍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주요 이력 ]


*2003-04 시즌에는 리그 초반 9경기에서 7실점을 허용

*리그 시즌 종합 26승 12무 0패, 총 득점 73점 총 실점 26점

*챔피언스리그에서는 8강 토너먼트에서 라니에리의 첼시를 만나 탈락





감독


아르센 뱅거 [ 4-4-2 / 뱅거볼 1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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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2 형태의 포메이션에서 베르캄프를 한칸 내리고 피레스와 융베리를 높게 전진배치시켰다. 해당 시즌 영입된 레예스가 노년의 베르기를 대신해 출전하는 경기도 많았다. 공격 시에는 질베르투-비에이라-베르캄프가 3미들을 형성했고 콜로 투레가 수비형 미드필더의 역할을 질베르투가 피봇의 역할을 맡았다.


공격 전환 시 양 풀백, 애슐리 콜과 로렌은 오버래핑을 자주 시도했고 그 앞의 피레스와 융베리는 안쪽으로 파고 들어 공격전개를 이끌었다. 공격과정에서의 핵심은 수비>공격 시퀀스 전환에서 많은 선수들을 전진시켜 박스안으로 넣는 것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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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장면처럼 창의성과 테크닉을 가진 앙리가 왼쪽 측면에서 안으로 좁혀들어가는 경우가 많았고, 박스안 숫자를 순간적으로 늘리며 상대의 수비라인에 과부하를 주었다. 앙리가 벌리면 피레스가 가운데 공간으로 파고드는 움직임이 많았다. 체격과 기술을 모두 갖춘 선수가 많았던 아스날이었기에 가능했다.



수비 시에는 포백 보호를 위해 질베르투와 비에이라를 세우며 두줄 수비 형태를 만들었다. 뱅거의 4-4-2 형태는 당시 프리미어리그 팀들을 빌드업을 방해하고 압박하는데에 효율성을 보였고, 이후 4-3-3으로 대표되는 무리뉴의 첼시가 등장하기전까지 무적의 아스날을 이끈 시스템이었다. 그럼에도 뱅거의 전술은 프리미어리그에 빠른 공수전환이라는 혁명을 가져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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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대 초반 뱅거볼의 핵심은 트랜지션과 압박이었다. 위의 시퀀스처럼 중원에서 상대의 공을 탈취해 전방의 기술적인 선수들에게 빠르게 연결하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이를 위해 라인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고, 박스 투 박스의 전형을 보여준 비에이라와 그뒤를 보좌한 질베르투의 활약은 눈에 띄었다. 2005년 비에이라의 이탈은 아스날의 전술에 큰 변화를 가져왔고, 이후 '세스크' 라는 또다른 천재의 시대가 열린다.



하지만 숏패스로만은 내려앉은 프리미어리그 팀들의 수비라인을 뚫어내기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2003년의 아스날에는 '티에리 앙리' 가 있었다. 롱패스를 받아내는 볼컨트롤과 탁월한 위치선정, 폭발적인 스피드와 연계능력, 감각적인 마무리 능력을 모두 갖춘 앙리를 막는 방법은 당시 리그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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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속해서 라인을 올리며 상대의 낮은 수비라인을 압박하는 것은 아스날에게도 부담을 주는 경우가 많았다. 당시 앙리라는 존재는 교전상황에서 마무리를 지어줄 수 있는 존재였다. 뱅거볼 1기의 핵심 '패너트레이션( 순간적인 수적우세를 만들어주는 침투)' 또한 앙리라는 선수 때문에 가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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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3-04 시즌 총 득점 분포



2003-04 시즌 당시 총 득점 분포를 보면 앙리라는 플레이어의 중요성을 알수있다. 20-20을 달성했던 2002-03 시즌과 달리 앙리는 무패우승시즌 더욱더 스코어러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었고 주축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팀 총득점의 50% 가까이를 책임지며 지난 시즌들에 비해 모자르던 아스날의 공격을 이끌었다.




선수단 분석 [ 2003-04 아스날 ]


GK 옌스 레만 / 그레이엄 스택

DF 애슐리 콜 / 솔 캠벨 / 콜로 투레 / 로렌 / 마틴 키언 / 파스칼 시강 / 가엘 클리시 / 저스틴 호옛

MF 패트릭 비에이라 / 질베르투 실바 / 에두 / 레이 팔러 / 프레디 융베리 / 로베르 피레스 / 데이비드 벤틀리 / 세스크 파브레가스 / 지오바니 반브롱크호스트

FW 티에리 앙리 / 데니스 베르캄프 / 호세 레예스 / 실뱅 윌토르 / 은완코 카누 / 제레미 아델레이드



*맨시티로 떠난 데이비드 시먼의 대체자로 도르트문트에서 베테랑 골키퍼, 옌스 레만을 15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겨울 이적시장에서는 1,050만 파운드를 들여 세비야로부터 호세 레예스를 영입했다. 이외에도 파브레가스,센데로스,반 페르시,주루 등 유망주 수집에 열을 올렸다.






감독

미켈 아르테타 [ 4-3-3 / 완성형 테타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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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타는 90년대 뱅거의 부임 당시와는 전혀 다른 스쿼드였다. 당시 아스날에는 낡았지만 단단했던 포백이 존재했고, 인테르에서 넘어온 베르캄프라는 창의적인 선수가 있었다. 하지만 아르테타는 무스타피/홀딩 등 프리미어리그 레벨에 어울리지 않은 수비진과 창의성은 남아있지만 리그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는 미드필더 자원들이 많았다. 그렇기에 아르테타의 3년 계획은 리빌딩과 탱킹 시즌을 의미했다.



테타 부임 이후 영입된 가브리엘/화이트/진첸코, 임대를 마치고 돌아온 살리바는 아스날의 튼튼한 뒷문을 책임져주었고 준우승을 차지했던 2022-23 시즌 이후 차례로 라야/라이스/팀버/칼라피오리/수비멘디가 영입되며 완벽에 가까운 수비라인이 완성된다. 아르테타의 전술에서 핵심은 유동적인 포메이션 변화와 이를 통한 강한 전방압박, 수비전환시 완벽에 가까운 두줄을 형성하며 미들블록에서 상대의 공을 탈취 후 역습을 나서는 것에 있다. 이는 시즌이 지남과 선수 영입퀄리티의 상승에 따라 완벽에 가까워졌고 현재 2025년 아스날은 유럽최고 수준의 수비를 보여주고 있다.



4-3-3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하지만, 가브리엘과 살리바만이 최종수비라인에 남고 양풀백은 모두 전진한다. 칼라피오리와 팀버는 윙어들을 뒷받침할뿐만 아니라 직접 공격과정에 관여하며 상대의 하프스페이스를 공략한다. 수비멘디와 라이스는 빌드업 상황에서 중앙으로 내려와 공을 돌려주고 횡패스를 통해 상대의 압박을 끌어내고 정확한 킥으로 반대전환, 이후 윙어들의 드리블을 기대한다.




[ 공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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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의 공격전술은 선수단 퀄리티에 따라 계속해서 변화해왔다. 2023-24 시즌 세비야 전에서 나온 트로사르의 득점장면이다. 탈압박과 수비장면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던 조르지뉴였지만 경기의 흐름을 읽고 순간적으로 패스길을 여는 능력은 탁월했다. 세비야와 같이 리그처럼 강한 압박을 가져가지 않는 팀들을 상대로는 적극적인 전진패스와 다이렉트한 전개로 득점을 하는 아스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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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을 상대로 애매한 압박을 보여주면 어떻게 되는가? 2025년 영입된 수비멘디는 기존의 파티/조르지뉴를 합쳐놓은듯한 능력치를 보여주며 6번롤을 수행하고 있다. 리즈의 엉성한 수비라인에 사카가 순간적인 침투 움직임을 가져갔고 특유의 강한 슛팅으로 득점에 성공한다. 리즈의 부족한 수비숫자는 박스로 침투하는 아스날의 공격수들을 쳐다보기에 바빴다.



세 명의 선수를 통해서 아르테타의 아스날 시스템을 알아본다.

다비드 라야 / 부카요 사카 / 데클런 라이스다.




[ 공격 - 다비드 라야 / 롱킥 ]



아스날의 공격상황은 다비드 라야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라야의 뛰어난 킥 실력과 상대의 압박을 끌어내려는 시도가 더해진 결과이다. 라야의 높게 띄우는 롱킥은 제공권을 갖춘 아스날의 전방을 향하고 2024시즌 카이 하베르츠에게 전달하는 장면을 자주 연출했다. 이는 램즈데일이 아스날의 골문을 지키던 시절 낮은 롱킥과 수비진영에서의 빌드업보다 낮은 리스크와 높은 리턴값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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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시즌 PSV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라야의 높은 롱킥이 최전방 사카를 향해 정확하게 전달된다. 이를 사카가 따내며 압박으로 공격을 풀어가는 아스날. 하지만 라야의 킥은 최전방만을 향하지는 않는다. 아래 장면처럼 좌우측면으로 압박에서 벗어난 선수들에게도 전달하며 상대 수비에 혼선을 가져온다. 높아진 아스날의 전방은 라야의 정확한 킥과 더해져 위협적인 장면들을 연출한다.





[ 공격 - 부카요 사카 / 크랙 ]


부카요 사카는 아스날 공격의 핵심이자 상대수비에 균열을 가져올 수 있는 자원이다. 뛰어난 왼발 슛팅능력과 특유의 안쪽으로 치고들어오는 드리블 템포로 상대의 측면 더블팀을 뚫어낸다. 23-24 시즌에는 벤 화이트와의 조합으로 오른쪽에서 공격을 조립했고, 이후에는 팀버라는 더욱 더 창의적이고 테크니컬한 풀백과 합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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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시즌 맨유와의 리그 경기, 사카의 왼발 중거리 슛팅이 데헤아를 뚫어낸다. 최근에는 슛팅 장면들이 많이 줄어들며 신중한 공격을 이어가는 아스날이지만 사카의 무기가 드리블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 장면 외에도 2025 시즌전까지는 수차례의 멋진 중거리골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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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많은 아스날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사카 또한 뛰어난 공간이해능력과 침투능력을 보여준다. 지난 시즌 레알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선보인 2차전 선제골이다. 사카는 1차전 알라바와 카마빙가의 파울을 유도해내기도 했고, 박스 바깥 중앙지역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라이스가 모두 득점으로 연결짓기도 했다. 우측면에서 파고들어가는 드리블은 전 유럽에서도 손꼽힌다.





[ 공격 - 데클런 라이스 / 세트피스 ]


영입 당시만 하더라도 6번롤로 뛸 것으로 예상되던 라이스를 아르테타가 공격재능을 깨워주었다. 정확한 킥과 반대전환 능력으로 상대의 수비라인을 뒤흔드는 것도 있지만 최근들어 라이스의 진가는 세트피스 찬스에서 나오고 있다. 아스날은 조버 코치가 합류하기 전 코너킥 득점 성공률 3%로 리그 평균 수치를 기록했지만, 이후 6%가 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는 뛰어난 킥과 계속된 훈련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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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날 이적 초, 라이스는 세트피스 키커가 아닌 공격자로 나섰다. 라이스의 맨유전 득점에도 불구하고 조버 코치와 아르테타 감독은 라이스를 프리킥,코너킥 전담키커로 변경한다. 이후 아스날의 세트피스는 더욱 더 위력적으로 변해간다. 2025시즌 레알 마드리드와의 경기에서 라이스가 보여준 프리킥골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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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6 시즌 라이스의 프리킥은 더욱더 정교해졌다. 아틀레티코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 뉴캐슬과의 리그 경기에서 보여준 장면들은 라이스의 정확한 킥과 아스날의 전문 헤더꾼들이 만나면 얼마나 위력적인지를 보여준다. 마갈량이스와 메리노라는 현재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머리를 아스날은 보유하고 있다.





[ 수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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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26 시즌 아스날의 수비지표는 가히 압도적이라고 할 수 있다. 리그 최저 슛팅 허용 수와 슛당 기대실점값을 지니고 있고, 단 3실점만을 기록하고 있다. 리그 최강의 수비효율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양풀백들의 수비력, 마갈량이스의 수비진 조율과 헌신적인 모습, 살리바의 커버능력뿐 아니라. 다비드 라야라는 리그 최고수준의 골키퍼까지 보유하고 있기에 이번 시즌에는 도저히 뚫어낼 수 없을 것만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추가적으로 인카피에/모스케라의 영입은 수비에 더 큰힘을 보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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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브리엘과 살리바의 완벽에 가까운 수비 장면들, 두 명은 현재 프리미어리그 최고 레벨의 공격수, 엘링 홀란을 완벽히 막아낼 유일한 조합으로 보인다. 살리바는 수비 포지셔닝과 상대의 역습 찬스 시 뛰어난 커버능력을 보여주고, 최근 들어 늘긴 했지만 리그 최상위 수준의 수비집중력과 빌드업 능력을 보여준다. 마갈량이스는 피지컬과 압도적인 헤더 능력으로 공중볼을 처리해내고 빌드업 밸런스를 보여주며 상호보완을 해준다.





선수단 분석 [ 2025-26 아스날 ]


GK 다비드 라야 / 케파 아리사빌라가

DF 가브리엘 마갈량이스 / 윌리엄 살리바 / 리카르도 칼라피오리 / 마일스 루이스스켈리 / 크리스티안 모스케라 / 피에로 인카피에 / 벤 화이트 / 위리엔 팀버

MF 데클런 라이스 / 마틴 외데고르 / 마르틴 수비멘디 / 에단 은와네리 / 크리스티안 뇌르고르 / 미켈 메리노

FW 부카요 사카 / 가브리엘 마르티넬리 / 노니 마두에케 / 레안드로 트로사르 / 맥스 다우먼 / 카이 하베르츠 / 빅터 요케레스 / 에베리체 에제 / 가브리엘 제주스



*마르틴 수비멘디를 소시에다드로부터 5,600만 파운드에 영입하는 것을 시작으로 백업 수비형 미드필더 자원인 뇌르고르를 1,000만 파운드에, 마두에케를 첼시로부터 4,8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이외에도 모스케라,인카피에와 같은 수비자원들을 추가로 보강했고, 이적시장 최고 기대주 요케레스와 돌아온 유스출신의 에제를 6,000만 파운드에 영입했다. 오랜 기간 아스날과 함께했던 티어니와 파티는 자유계약으로 팀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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