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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k란 Nov 13. 2023

그곳에 가면

              


 

 10월 딸의 생일을 맞아 제주도 여행을 다. 제주에서 렌터카로 내가 운전을 하고 무리하지 않게 하루 한 곳만 정해서 집중적으로 다니기로 했다. 제주에서의 운전은 하루종일해도 피곤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이것이 제주의 매력일까?     

 

 우리는 카페를 찾았다. 이색적인 카페는 한적한 곳에 자리 잡고 있다.

카페는 주황색으로 귤상자 모형이다. 건축가의 센스가 엿보이고 독특함이 느껴지는 건물이다. 카페 더콘테나, 실내에서 밖을 보니 넓은 귤밭에 황금색 들판이 보였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은 소품들, 잠시 내 집에 온 듯 편안함에 휴식을 취한다. 딸과 함께 카페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기타 치는 소녀로 변신하여 찍은 사진은 그중에도 압권이다.     

 

 근처에 호텔을 잡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멋진 자태를 뽐내고 있는 산방산은 가는 곳마다 우리를 바라보는 듯하다. 호텔방에서도 산방산과 바다가 보인다.  

우리는 멀리 가지 않고 그 주변에서 놀다가 쇠소깍에 테우타기체험을 하러 갔다.

쇠소깍이란 서귀포시에 있는 못,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에 형성된 지형으로, 맑고 깊은 물웅덩이와 기암괴석이 어우러져 경치도 아름다운 곳이다.

우리가 탄 배는 노를 지 않고 밧줄을 연결해 당기면서 가는 배다. 그 자체도 신기하고 뱃사공 아저씨의 입담 또한 재미있었다.

팀끼리 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도 일품이다. 롱다리 사진은 누구도 흉내 내지 못하는 기술이다.      

 

 



 마지막 여정을 앞두고 아쉬운 마음에 찻집을 찾았다.  레코드판에서 흘러나오는 옛 추억의 음악이 흐르는 가운데 노을이 지는 모습을 바라보며 맘껏 분위기에 젖어든다.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저 멀리 바다의 끝은 어디 일까?

사색에 잠겨본다.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을 바다를 바라보며 떠올려 본다.

'넓은 바다 때론 외롭고 혼자라고 느낄 때, 머릿속이 복잡할 때는 바다를 바라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좋겠다.  

딸아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생각지도 않은 일들이 몰려올 때가 있다. 당황스럽기도 하겠지만 가볍게 왔다가는 손님이라 생각해라.

 남들하고 비교하지 마라. 네가 가진 것에 집중하면 내 안에 보물들이 보이고 행복과 기쁨이 있다.

 힘든 일이 있을 때 혼자의 힘으로 해결이 어려울 때, 하나님께 손 내밀면 위로해 주실 거야…. 너는 혼자가 아니야!! 잊지 마라.

 엄마가 그랬듯이 생겨나지도 않은 일에 미리 걱정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지금 이 순간 행복하듯이 사랑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라.'     

 이곳에 주위를 둘러보니 주로 젊은 사람들이 오는 곳인 듯 보인다. 딸 덕분에 분위기에 젖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딸이 없었다면 이런 호사는 없을 거 같다. 내 딸은 이렇게 나를 위해 여행을 자주 시켜주어 좋은 추억으로 함께하고 있다.

딸은 나의 분신이며 친구 같은 존재다.

 앞으로 어디든 따라다닐 수 있는 체력을 길러야 한다고 딸은 조언한다. 그래서 열심히 운동하며 건강관리에 힘쓰고 있다.  

 여행이란 두 다리로 걸어 다녀야 하는 일이라고 정의를 내려 본다. 그래서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선물을 누리고 싶다.     

애교 만점인 딸과의 동행으로 쌓은 추억이기에 더 소중한 여행이었다.

 제주도, 그곳에 가면 또 가고 싶은 고향 같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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