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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Jul 31. 2023

감사.

하루 3가지 사실에 감사하기

감사(感謝,  appreciation or thanks) 고맙게 여김. 또는 그런 마음. 고마움을 나타내는 인사


비워내기를 해보겠다며 그동안 쌓여있던 짐들을 당근마켓에 내놓던 중이었다. 나름 이 장사(?)에 한창 재미가 들었을 때였다. 


오래전부터 사용하던 책상용 스탠드가 있었는데 아마 그 당시 오천 원에 그것을 마켓에 내놓았던 걸로 기억된다. 설마 이걸 누가 사갈까 싶었던 것이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어느 여자분으로부터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당근~'

아직 스탠드가 팔리지 않고 남아있는 지를 묻고 있었다. 

'아직 안 팔렸어요.'

'그럼 제가 살게요'

그렇게 계약은 성사되었고,  나는 '예약 중'으로 판매상태를 전환했다. 


다음 날 점심때쯤 역 근처 어느 빌딩 앞에서 만나길 했다. 

준비한 스탠드는 종이가방에 준비하고 약속장소에 도착하여 메시지를 보냈다. 

아마 다들 알겠지만,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대부분 눈치로 '아하, 저분이구나.'하고 느낌적 느낌으로 알지 않나 싶다. 


그녀에게 종이가방을 건네고, 그녀로 부터 현금 '오천 원'을 건네받았다. 

감사합니다란 말을 건네고 돌아서는데 갑자기 그녀가 손에 들고 있던 '타코야끼' 봉지를 나에게 건네는 것이 아닌가...!!

'오잉? 이걸 왜 나에게 주지?' 머릿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지만, 일단은 "이거 저 주시는 거예요? 감사합니다."라며서 건네받았다. 

겉으로 보기에 그녀는 사무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회사원으로 보였고 수수한 옷차림에 화장기도 옅었던 그런 분이었다. 얼마 되지도 않는 물건이었고 쓰던 물건인지라 별생각 없던 나에게 건네준 그녀의 따뜻한 마음은 아직까지 마음속에 남아있다.


집으로 돌아와 그 타코야끼를 먹으면서도 계속 생각했었다.

'이걸 왜 사서 준 걸까? 자기가 생각하기에 가격이 너무 싸다고 생각했나??'


실은 아직도 어떤 마음으로 그녀가 나에게 '타코야끼'를 건네었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 그녀가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나누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임은 분명하다.   





늦은 저녁 책을 보다가 감사라는 단어를 생각하다 보니 갑자기 그녀의 그 '타코야끼'가 떠올랐다. 


'타이탄의 도구들'이란 책에서 말하길 우리 안의 놀라운 능력을 깨우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를 짓누르는 문제들을 아주 작은 것으로 만드는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그 방법으로 세 가지를 제시했는데, 그중 하나가 '3가지 사실에 감사하기'다. 

아침을 시작하는 가벼운 걷기를 시작하며 3가지 감사한 사실을 찾아내는 것이다. 


오늘 아침 나는 '아~ 오늘 아침은 구름이 맑고 날씨가 화창하네' 좋은 날씨에 감사하고,  '오늘은 차도 안 막히고 5분이나 빨리 회사에 도착했네.' 라며 감사하고 , 출근 후 책상에 앉아 업무를 시작하기 전 집에서 내려온 시원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마시며 오늘 하루도 이렇게 내가 좋아하는 커피 한잔과 하루를 시작할 수 있음을 감사해했다. 

아주 사소하지만 하루의 시작이 즐거웠단 걸 이렇게 새삼 느끼며 이 글을 쓰고 있다. 


아마 내일 아침도 마찬가지인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 

일상은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 일상이 주는 편안함이 어쩔 땐 우리에게 휴식이 될 때도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하루가 시작되고 그 하루의 일상속에서 이렇게 감사할 일이  많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할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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