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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eSoo Oct 29. 2023

보복운전

도로 위의 에티켓

어제저녁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도시 고속도로에서 주거지역으로 들어서면서 제한 속도가 80km/h에서 70km/h로 다시 60km/h로 줄어드는 구간으로 들어 설 때 였다.  


2차로를 달리고 있던 내 차 뒤에서 쌍라이트를 번쩍이는 것을 느껴 오른쪽 사이드 미러를  바라보았다. 

1차로를 규정 속도롤 달리는 검은색 SUV가 있었는데, 그 뒤를 진짜 바짝 따라붙은 흰색차량이 보낸 깜박이었다.  

'왜 저러지?' 하면서 그전에 나도 같은 일이 겪었던 것이 떠올랐다. 


그때도 고속도로에서 규정속도인 105km/h로 1차로로 달리고 있었고 앞차와의 거리등을 고려할 때 뒤에 따라오는 차를 피해 2차선으로 갈 수 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때 뒤에 따라오던 흰색 BMW 승용차는 쌍라이트를 내 차에 번쩍이며 과속을 종용했다. 그러다 못 참았는지 그 짧은 거리 사이로 비집고 2차선으로 비집고 들어가 다시 3차선으로 그 뒤  다시 추월하며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아주 종횡무진하며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실제로 뒤에 너무 바짝 달라붙어 쌍라이트를 번쩍번쩍하는 행위는 어두운 밤 눈이 부심은 물론이며 상당히 불쾌하게 느껴지는 행위였다. 


그날 목격한 그 차랑 역시 BMW 흰색 승용차로 (설마 같은 차량이었을까?) 바로 옆차로로 추월해서 달려갔다. 그러자 그 검은색 SUV 차량 운전자도 나와 같은 불쾌함을 느꼈는지  뒤로 따라붙어 2차, 3차로를 거쳐 그 흰색 차량 앞을 가로막았다. 여전히 속도는 빠르지 않았다.  

'어머 저게 보복운전인가 보네..' 그동안 인터넷 동영상 등에서 만 보아왔던 모습이 내 눈앞에서 시속 70km/h로 펼쳐지고 있었다. 

흰색 차량이 차선을 바꿔 피해 가자 그 검은색 차량이 다시 가로막았다.  흰색차량이 다시 빠져나갔고 그 근방은 속도감시 카메라가 있는 곳이어서인지  더 이상 검정차량은 따라가지 않았고 그 흰색차량은 사라졌다. 다행히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내 옆에서 그러다 눈앞에서 그런 일들이 벌어지니 저러다 급정차하거나 또는 사고가 날까 정말 1분 정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두려움이 엄습해 왔다.


도대체 뭐가 그리 급했을까?

급하면 본인이 피해 가면 될 것이지 왜 앞차에게 쌍라이트를 번쩍 거리며 위협을 하고 과속을 종용할까? 


내가 생각하는 차는 교통수단이다. 매일 장거리 출퇴근을 해야 하는 나와 같은 이들에게 자동차는 필수 소비재이다. 그것이 경차이든 멋진 스포츠카이든 그건 차량 주인의 경제적 상황에 따른 문제일 뿐이다. 

언제부터인가 자동차가 자신의 '부 (rich)'를 나타내는 도구로 사용되면서 집은 없어도 차는 있어야지라는 차부심까지 생겨난 듯하다. 

그래서 그런가 거리에서 경차를 무시하거나 비싼 외제차를 오히려 피해 다니는 실험영상까지 제작하여 인터넷에 업로드하는 걸 보면 그래서 '좋은 차를 타야 돼'란 각인을 사람들에게 새겨주고 그런 각인들은  '남들의 눈'이나 '남들의 판단'을 중요하게  생각하게 하는 심리를 만들어 내는 게 아닌가 싶다. 


뭐 거창한 얘기하려던 건 아니였고..


도로에서의 예의, 에티켓도 중요하다.  그 차의 뒷모습이나 운전하는 모양새를 보면 그 차를 운전하는 이의 모습이 그려진다.  차 꽁무니에도 그 모습이 담겨있는 듯 하단 소리다. 


규정속도라는 것은 지키라고 있는 것이니 지키면 되고, 나의 안전뿐 아니라 상대방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된다. 그런 기본도 안된 자들이 운전대를 잡고 도로를 활보하고 다니니 어제와 같은 일이 벌어진 게 아닐까?

나이만 먹었다고 해서 어른일 수 없듯이 운전 면허증만 있다 해서 그가 제대로 된 운전자라고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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