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메인디쉬는 최고 41도까지 직접 삶아 드리는 뜨뜻 따땃 고열입니다. 따뜻한 열기로 최상의 몸 습도를 유지시켜드리며, 고온과 동시에 시퍼렇게 마음 떨리는 오한도 함께 느낄 수 있습니다.
- 메인 디쉬를 제일 먼저 주는 집이 어딨어... 차근차근 좀 살살...
- 살고 싶다면- 입 다물고- 잠이나 주무십시오, 고객님!
그렇게 눈떠보니 다음날.
- 고객님 일어나셨습니까.
- 아직 안 갔나..?
- 다음 코스는 숨 쉴 때마다 나오는 인후통 서비스입니다. 켈렉켈렉켈렉 콜록콜록콜록 쿨럭쿨럭쿨럭 쿠에에에에엑 중 어떤 스타일의 기침소리 원하시나요?
- 다 싫어요.
- 네 그럼 4가지 모두 섞어서 준비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 아 고객님, 가래침 무한리필은 서비스입니다 감사합니다쌩큐.
또 눈 떠보니 다음날
- 켈렉켈렉켈렉.. 이제 끝났나요?
- 고객님 일어나셨습니까?
- 콜록콜록콜록 일어났는데...
- 그럼 일단 좀 맞자. 쾅쾅쾅. 퍽 퍽 퍽.
- 아.. 아!! 아!!! 그만!! 그만!!!!!!! 뭐하시는 거예요 지금??
- 세 번째 디쉬 온몸 근육통 서비스입니다. 아직 서비스 완료까지 약 78회 남았으니 등부터 대주십시오. 저희 코롱 코롱 코로나 레스토랑은 항상 최상의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합니다. 감사합니다 쌩큐.
화낼 힘도 없다... 다음날
- 오늘은 좀 살만하신지요.
- 켈록.. 예...
- 디저트...로 가면 아쉬우실 것 같아 코스 업그레이드 진행하였습니다. 3일 동안 제공되었던 고열, 인후통, 근육통 서비스를 랜덤으로 이틀간 다시 제공하고자 합니다.
- 저는.. 코스.. 업그레이드를 신청한 적이 없는데요...?
- 코스 업그레이드는 무료입니다 고객님! 걱정 마시고 즐겨주세요!
해탈하고 그렇게 다시 이틀...
- .... 디저트.. 디저트 내놔.. 내놓고 제발 꺼져..
- 네 고객님. 저희 코롱 코롱 코로나 레스토랑의 디저트는 돌아오지 않는 목소리, 잔열감, 가래침, 식욕부진, 체력저하 총 5가지 마련되어 있습니다. 어떤 것으로 준비해드릴까요?
- 하... 뭐가 그나마 제일 나은 거지...? 잠시만요. 잠깐만 고민을..
- 고민을 하실까 봐 5가지 모두 준비했습니다!
- 아 예...... 감사합니다...
- 코롱 코롱 코로나 레스토랑과 함께한 5일, 행복하셨나요? 저희 레스토랑은 향후에도 고객님을 위한 서비스를 항시 준비하고 있습니다. 필요하실 때 언제든 찾아주시길 부탁드리며 저희 서비스가 만족스러우셨다면 좋아요와 별점을 공식 홈페이지에 남겨주세요. 코롱~ 코롱~ 코로롱! 감사합니다쌩큐.
쾅!
그렇게 그 일방적인 놈은...
지 말만 하고 유유히 사라졌다.
다신 오지마.
5일 동안 코로나 코스 요리로 기진맥진하다, 오늘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역시 건강이 최고!). 매번 울려대는 다른 작가님들의 알림에 양심에 찔리다가 한번, 무엇을 쓸까 한참을 고민하다 카페에서 또 한 번, 브런치 공모전 알람이 뜰 때 또 한 번, 장장 반년 동안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나 한참을 고민했었다. 고민이 길어질수록 '발행' 두 글자를 누르기가 얼마나 힘이 들던지. 대망의 코로나19에 드디어(?) 걸려 후기로 글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꾸준한 것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는 말을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고픈 현실을 마주칠 때의 그 꿉꿉함!
친절한 브런치 씨.. 그래.. 고맙다..
150일. 5달이나 지났다고? 생각해 보니 그랬다. 3월에 마지막 글을 쓰고, 5달.. 동안 내가 뭘 했더라? '바빴다'라는 핑계 밖에는 생각이 나지 않는다. 꾸준한 건 정말이지 무지하게 어렵고, 기록은 중요하다. 분명 우리 반 학생 중 누군가가 150일 동안 일기를 한 편도 쓰지 않고 깨작깨작 미뤄댔으면 쌩난리를 피웠을 거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