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해주신 브런치팀에 감사합니다.
금요일인 어제 저는 서촌에서 열리고 있는 작가의 꿈, 브런치 팝업에 다녀왔습니다. 햇살이 따가울 정도로 맑고 좋은 날씨였습니다. 저는 점심시간 무렵에 갔는데, 아이돌 팝업 스토어처럼 많은 스태프 분들이 나와 계셔서 놀랐습니다. 강남의 유명 클럽 느낌도 납니다.
1층에는 내면의 방으로 고민과 응원의 문장들이 있었습니다. 어두운 방 한편에 들어가면, 형광 라이트로 벽을 비추어 보면 브런치팀에서 숨겨놓은 응원의 문장들이 있어요. 제가 했던 고민들이 질문으로 나와 있어서 깜짝 놀랐습니다. 브런치는 작가들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걸까요?
2층은 꿈의 정원입니다. 역대 브런치북 출판 프로젝트 수상작과, 여섯 작가님들의 소품, 그리고 공모전에 선정된 100편의 글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에서는 아무래도 대화를 나누거나 함께 사진 찍는 분들이 많았어요.
감사하게도 제 글이 100번째 글로 전시되었습니다. 개발자님께서 먼저 인사해 주시고 사진도 찍어주시고, 글 위에 방명록도 남기라고 안내해 주십니다. 한 분 한 분의 사연이 모두 울컥할 만큼 뜻깊었다고 전해주셨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송지영 작가님의 글을 조용히 읽어보았습니다. 사진은 못 찍었으나 nay 작가님의 글도 반갑게 읽었고요. 읽으시는 분들이 많아서 사진 찍기가 쉽지 않았어요.
3층에는 작가의 브런치로 넓은 책상에 앉아서 브런치 작가들의 책을 보고, 작가의 꿈을 여는 10가지 질문에 답을 적어 벽에 붙일 수 있어요. 각각의 질문지에 주제가 적혀 있는데, 1인당 3개까지 쓸 수 있다고 안내해 주십니다. 저희 아이는 3개를 모두 쓰고서야 내려왔습니다. 내용은 안 보여주더라고요.
마지막에는 포토존이 있어서 노트북 앞에 앉으면 스태프분이 사진을 찍어 주십니다.
브런치 작가가 처음 되던 날, 너무 기뻤습니다. 그 후로 어느덧 4년, 수많은 공모전과 출간 소식이 있었습니다. 원하는 결과를 얻으신 분들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출간을 해 보고 싶은데 생각처럼 쉽지는 않아 노력 중인 사람입니다. 그런데 이번 브런치 팝업에 다녀와 보니 이 모든 과정은 글쓰기를 독려하는 방편이자 성취지만, 결국 본질은 글쓰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나만의 인생을 살아갑니다. 공모전, 대회, 시험은 1회성 경쟁일 뿐. 우리 인생 자체는 결코 레이스가 아니지요. 글쓰기는 그 긴 여정에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친구이자 치유도구가 됩니다. 글쓰기가 본업이든 아니든, 브런치 작가에게 글쓰기는 진지한 내면의 방이고, 꿈의 정원이고 우리는 모두 작가입니다.
함께 꿈꾸면 현실이 된다는 말은 꿈에 이르기 위해 서로를 독려하는 과정이라는 뜻으로 생각합니다. 각자의 꿈, 고유하고 내밀한 나만의 꿈을 향해 서로 응원하고 독려하는 공간을 만들어 주신 브런치팀에게 감사합니다. 특히 저는 아이와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주말에 갔다면 혹여 아는 작가님들을 뵐 수 있었을까 아쉬웠습니다.
제가 방문했던 점심시간에는 군복을 입으신 분도 계셨고, 연세가 있으신 분들도 계셨습니다. 주로 혼자 오셔서 조용히 사색하고 질문지에 글을 남기시고 사진도 찍고 하셨어요. 브런치팀에서 브런치 작가들을 위해 만든 자리인 만큼, 오신 분들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주말에 시간이 되시는 작가님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꼭 다녀오셨으면 좋겠어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