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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초야 Dec 07. 2023

헬싱키에서 보낸 편지 1_시내

뚜벅초의 여행

친애하는 OO에게.


 방금 헬싱키 공항에 도착했어. 파리에서 헬싱키까지 3시간 정도가 걸리더라. 헬싱키 공항에 도착하니까 오후 7시쯤 되었어. 나는 다음날 오후 5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 17시간 레이오버인 셈이지. 공짜로 헬싱키에 여행 온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수화물은 파리공항에서 미리 서울로 보냈기 때문에, 나는 1박을 위한 배낭만 들고 비행기를 탔어. 덕분에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수화물 벨트 대신에 화장실로 향했지. 헬싱키 공항의 화장실은 내가 여태 가본 여행지의 화장실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아. 아주 쾌적하고 화장실칸에서 자연의 숲소리가 들렸거든. 공항 화장실에서 자작나무의 나라에 왔다는 걸 실감했어. 


 너도 알다시피 이런 대규모의 공항에는 늘 공항철도가 있어. 이번에도 눈치껏 사람들을 쫒아서 공항철도를 타고 헬싱키 시내로 향했어. 다른 나라의 공항철도 대부분 쾌적했지만 핀란드는 정말 쾌적하더라. 핸드폰도 충전하면서 갔어. 아 그리고 공항철도의 내부가 기차처럼 마주 보고 앉는 좌석이라 걱정했는데, 사람이 별로 없어서 혼자 앉아갔어. 뻘쭘하지 않아서 다행이야. 


 오후 7시인데도 창밖은 한낮이었어. 파리도 해가 정말 늦게 졌는데 그래도 7시에는 노을이 지려고 준비 중이었거든? 역시 6월의 북유럽은 다르다. 몇 시간 뒤면 백야를 체험할 수 있어! 너무 기대된다! 해가 정말 지는지 안 지는지 두 눈 똑바로 뜨고 볼 거야. 1시간이 벌써 지났는지 헬싱키 중앙역에 도착했대! 사람들을 쫒아서 내렸어. 중앙역에 도착하니까 이제 좀 해가 지려고 하더라. 한국에서 가져온 불닭볶음면을 호스텔 주방에서 만들어먹을 예정이라, 나는 맥도날드로 향했어. 맥너겟은 불닭볶음면의 짝꿍이거든. 너도 한번 먹어봐. '닭소스'와 진짜 '닭'의 조합은 정말 최고야. 맥도날드에서 맥너겟을 주문하는데, 직원들이 정말 북유럽 사람 같더라. 키가 정말 크고 정말 하얘. 나의 큰 키가 여기서는 평균처럼 느껴지더라.


 맥너겟을 포장해서 나왔어. 헬싱키가 작은 도시라서 호스텔까지는 걸어가도 되지만, 이미 공항철도 탈 때 어플로 산 티켓에 트램가격도 포함되어서 정류장에서 기다렸지. 지금 아니면 또 언제 헬싱키에서 트램을 타겠어! 얼마 지나지 않아서 트램이 도착했고, 기사님께 티켓 어플 화면을 보여주면서 탔어. 아! 참고로 공항철도에서는 따로 티켓검사를 하거나 게이트가 있지 않더라. 독일처럼 양심에 맡기는 시스템인가 봐. 유럽에서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들은 대부분 이런 시스템이었던 것 같아. 10분이 채 되지 않아서 트램이 내가 묵을 호스텔 앞에 도착했어. 8시 30분인데 아직도 밝아! 역시 태양이 최고야! 뒷 내용은 호스텔에 도착해서 저녁 먹고 마저 쓸게! 


PS. 그리고 이따가 파리 공항에서 만난 '조던'이랑 만나기로 했어! '조던'이 그러는데 오늘이 하지라서 헬싱키 사람들도 밤에 축제한다고 하더라! 오늘 나의 첫 백야 완전 기대 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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