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었던 그리고 훗날 시진핑 주석조차 연설에서 인용한 문구. 중국 허난성의 교사였던 구사오창이 11년의 교사생활 끝에 내던진 단 10글자 짜리 사직서의 내용이다. 얼마전 외교부와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주최한 해외진출스토리 공모전에 지원하기로 마음먹었다. 정신없이 달려온 알록달록한 내 20대를 글로 담으려니 막막하면서도 지난날을 들여다보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좋았다. 해외진출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적자니, 그동안 주변으로부터 수없이 받았던 '왜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 커리어를 시작할 생각을 했어요?'라는 질문들이 떠올랐다. 이 질문에 대한 내 답은 바로 앞서 언급한 구사오창의 사직서와 비슷하다.
떠나지 않는 자에게 세상은 보여줄 것이 없다.
세계 인구 70억 명 중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수는 5000만이다. 이는 세계 시장의 0.8%에 불과하다. 그런데 나는 지금껏 이 0.8% 안에서만 경쟁을 해왔다. 그것도 누군가 이뤄놓은 성과를 좇아가며, 남들이 가는 길을 그저 따라가고 기껏해야 그것을 극대화하는 방법으로 만드는 성과를 위해. 바깥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아시아 아니 동아시아에서도 가장 작은 나라에 내 가능성을 한계 짓기엔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그렇기에 ‘왜 한국을 떠났느냐’라고 묻는 질문에 나는 종종 반대로 되묻고 싶어진다. 손만 뻗으면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문을 눈앞에 두고도 우물안에만 앉아있을 이유는 무엇인지.
학점이 세상에서 제일 중요한줄 알았던 대학생시절. 나는 한국에서도 열심히 살았다 결코 도피하듯 떠난길은 아니다.
공모전에 지원한 영상과 글이 당선되어 3번이나 입상하는 영광을 얻었다. 대학생도 아니고 이제는 화석으로도 언급 안되는 학번이 무슨 공모전이냐 싶지만, 내 이야기를 풀어쓰면서 확신하게 되었다. 나는 우리나라를 누구보다 사랑하고 내가 한국인인게 너무 좋은 대한민국 사람이지만, 전세계 1%에서 멈춰있던 시야가 나머지 99%까지 광활히 열리는 경험은 개인의 관점에서 너무나도 중요하고 소중한 인생 터닝 포인트였다.
세계로 출근하자!
절대 좁은 대롱 구멍의 하늘을 바라보며 그것을 세상의 전부인 양 살지 말자. 대단한 업적은 아니었으나 한국에서만 나고 자라 누구보다 시야도 좁고 영어도 못했던 내가 도전해봤다는것 만으로도 누군가에게 큰 용기와 힘이 되어 줄 수 있다는 것을 공모전과 강연을 통해 깨달았다. 누군가에게는 이 글이 길라잡이가 되길 바라며 내가 걸어온 길에 대해 브런치에 기고를 시작하려 한다. 내가 했으면 당신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