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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만밤 Apr 23. 2023

나를 해치는 과한 기대를 담백하게 끊어낼 용기

이석원, <나를 위한 노래>

작가가 진행했던 아래 세 가지 주제에 대한 강연을 책으로 편집해 엮었다.


관계의 고통과 자유로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선택들

나는 왜 쓰고 만드는가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사람에게는 자신이 선택한 삶의 태도에 대한 근거가 다져져 있다. 이 책은 경험을 토대로 삼아 자신이 선택한 삶의 태도에 대해 말하는 이야기이고, 그래서 힘이 있다.


생의 태도 전반에 ‘다른 이들의 기대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마음’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내게는 관계도 일도 창작도 다소 과제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마음은 내게 강력한 동력을 일으켜 많은 일들을 책임감 있게 수행하게 하는 동시에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고 싶은 상반된 태도를 함께 가져온다.


모든 기대를 끊어내면 마음이 편해질까? 그렇게 간편하게 해결될 문제라면 이렇게 오래도록 골머리를 싸고 있을 이유가 없었지. 내게 기대는 부담이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사랑이고, 응원하는 마음이고, 격려하는 눈길이기 때문에. 내게도 참 소중한 것이기 때문에 기대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기대를 조절하는 일이다. 어떤 기대에는 응답하지 않는 것, 누군가 내게 기대했을 텐데 실망했을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나에게 온갖 부정적인 말로 벌주는 일을 멈추는 것. 기대에 응하지 않겠다는 말이 당신을 내 친밀함의 정원에서 추방시키겠다는 극단적인 마음으로 발전하지 않도록 담백한 마음을 먹는 것.


실망시키는 일보다 내가 힘든 게 낫다는 마음으로 이고지고 사는 것도 젊은 에너지로 부릴 수 있는 객기였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떨어지는 체력을 존중하며 선택과 집중을 할 때다. 한동안 좀더 힘들더라도, 나를 해치는 과한 기대를 담백하게 끊어내자. 상대의 마음에 너무 전전긍긍하지 말고, 적당히 무던한 마음이 되기까지 용기를 내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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