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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나 Feb 06. 2022

아, “카타르” 너를 만나게 될 줄이야

길었던 짝사랑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 날.

오래도 걸렸다.

코로나라는 말도 안 되는 변수가 생기면서 너무나도 오랫동안 앞을 알 수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고 있을 때쯤, 카타르에서 기존 합격자들에게 연락이 돌고 있다는 이야기를 접했다.

그랬다. 2021년 12월 둘째 주쯤이었나…?

사람들에게서 하나 둘 연락이 돌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자, 내 심장은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나이도 찼고, 몸도 안 좋은데, 정말인지 내 가슴은 눈치도 없이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사실 그전부터 카타르의 채용소식이 들리기 시작하면서 속절없이 두근거리는 마음을 어떻게 할까 많은 고민을 했다.

나는 여전히 이 일이 너무 좋았고, 가능만 하다면 다시 돌아가고 싶었던 것임에 틀림이 없다 생각했다.



카타르에서 전화를 돌리고 있다는 소식은 희소식이었으나, 내게는 문제가 하나 있었다.

바로 2020년 합격했을 때랑 연락처가 달라진 것이다.

그들이 갖고 있는 연락처는 일본에 거주할 당시의 핸드폰 번호인 것이다.

합격자 명단에서 내가 누락이라도 되면 어떡하나 하는 불안한 마음에 몇 날 며칠을 핸드폰을 붙들고 불안해하다가, 나와 같이 합격했던 분들과 함께 만든 단톡방에 있는 분들이 연락을 받기 시작할 때쯤 연락 온 번호를 물어서 그쪽으로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다.

신호는 가는데, 아무리 전화를 걸어도 받지 않는 무정한 그대들…

얼마나 많은 통화 시도를 했던가(그것은 다음 달 전화요금이 말해주었다….. 7만 8천 원… 잊지 못해…)



처음 받은 번호로는 계속 실패하다, 다른 분이 다시 공유해주신 번호로는 한 번에 성공을 했다.

그렇게 전화받은 사람에게 내 번호를 남기고,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며칠 뒤, 저녁 7-8시쯤 집에 있는데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

“974”

카타르의 국가번호!

드디어 왔구나! 미칠 듯이 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전화를 받았다.

경쾌한 목소리의 남자가 말을 했으며, 자기들도 나한테 전화를 했었는데 연락처가 바뀌어서 어떡하지~ 하던 상황이었다고 한다. (메일 보내라 메일, 메일 주소도 써서 냈었잖니…)

그렇게 새로운 번호로 연락이 됐고, 아직까지 일본에 거주 중인지 물었다.

나는 코로나로 인해 귀국을 하여 현재는 한국에 거주 중이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오~ 코리아~ 이러면서 최근 '오징어 게임'을 참 재밌게 봤다"며, 오징어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 와이프도 요즘 넷플릭스로 한국 드라마 보는데 푹 빠져있다며…

그렇게 별 시답잖은 이야기를 재미있게 하고, 아직 이 일에 흥미가 있는지, 백신은 접종을 했는지, 하고 있는 일은 있는지 등등을 묻고는 앞으로 연락하자~ 라며 전화를 끊었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다른 사람들은 다들 웹엑스를 보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했는데

나는...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연락이 안오는 것이다... 그래도 일단 연락은 닿았었으니 순서대로 연락을 줄테니, 내게도 언젠가는 연락이 오겠지, 라는 마음으로 초조하지만 스스로를 달래며 기다렸다.

그렇게 나에게도 웹엑스 미팅을 하자는 연락이 왔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너무나도 한국시간 낮 3시인것! 한창 근무중일 그 시간에 승무원 그루밍을 하고 그들과 웹엑스 미팅을 하기란...

그 메일이 밤 11시쯤 왔기때문에, 다음날 병가를 내야하나... 아니면 갔다가 아프다고 할까... 엄청나게 많은 고민을하다, 그냥 카타르 측에 근무하는 시간이라 조금 시간을 미뤄줄수 없냐고 하니까 흔쾌히 시간을 미뤄주었다.



그렇게 저녁 8시 20분에 웹엑스 미팅을 하게 되었다.



16. Dec. 2021 그날의 웹엑스미팅




나보다 먼저 웹엑스 미팅을 마친 분들의 이야기를 듣자하니, 그냥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신변의 변화는 없는지(학위라던지), 이전 면접봤을때랑 이미지가 달라진 부분은 있는지, 백신의 접종여부 등을 물어봤다고 했다.

간단한 질문들이기에 안심을 하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롤플레잉을 시키는 면접관이 있다더라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그렇다... 그 면접관에 내가 당첨되었다^^

심지어 같은 날, 같은 면접관한테 본 다른 분은 롤플레잉을 안했다는데, 나는 했다.

기내에서 밀서비스를 해봐라, 승객에게 음료가 든 컵을 건낼때는 어떻게 건낼지 해봐라 등...

남들 안한거 한 사람 나야 나!



그렇게 웹엑스 미팅을 마쳤다.



반갑다, 카타르

다시 만나서, 너무 기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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