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언노운 Jul 13. 2022

오르세미술관 아름다운 그림들

프랑스 파리

[  2018.07.13

  

  제목 : 오르세 미술관


  우와 디저트가 끝내준다. 빵 가운데에 있는 부드러운 춰컬릿, 그 밑에 흐르고 있는 시럽. 달고나 맛이 약간 나는 시럽 맛이, 한번 입에 댔을 때 너무나 황홀했다.

 뭐지 이게 무슨 맛이지? 입에서 사라지면서 짠 맛, 달고나 맛이 입에 퍼진다. 초콜릿은 차갑다.

 '기억이라는 게 그렇잖나. 똑같은 색깔이 기억 나는게 아니라 비슷하게 감을 일으키는 색깔이

  흐릿하게 일어나지

  단순함 덕분에 사물이 더 돋보이니까.. 

  상상의 나래가 아닌 오히려 휴식.'

 단순함을 지향하는 이상향을 가지고 사는 것은 불편하다고 한듯.

 로니와 파리에서 만났고, 그녀는 매우 반짝이는 얼굴로 다가왔다. 로니와 이야기 하던 중 시절시간? 궤도시절?에 대해서 들었다. 내가 그와 10달 후에 만난다면 그와 나의 궤도는 10달이니까 헤어짐을 슬퍼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돌아가면 미술관에 취직해야겠다. 끌로드 모네를 보러갔다가 르느와르의 활기참에 반하고, 고흐의 가치관을 다시 본 시간. 주관적인 세상 속에서 단순하게 표현하고자 한 사람.

]

루브르박물관 앞에 있는 예술가


 2022년 7월 13일. 드디어 딱 4년 전의 나와 현재의 내가 만났다. 로니는 당시에 영어 회화 학원을 다녔는데, 헬퍼로 공부를 도와주었던 사람이었다. 그는 긴 머리의 하얀 얼굴이었고, 영어를 잘하고 목소리가 나긋나긋하고 그렇지만 눈빛이 굉장히 단단한 사람이었다. 우아함이 온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사람. 그에게는 귀여운 개그 캐릭터가 있다는 걸 몇 년 후에나 알게 된다.

 희한하다. 학원에서 만난 인연으로, 우연히 그가 나와 같은 날짜에 파리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리는 편한 사이는 아니었지만 둘 다 호감이 있었기 때문에 그곳에서 다시 마주하게 된다. 오르세 미술관을 다녀와서 그에게 선물로 한 장의 엽서를 주었다. 그에게 주고 싶은 엽서를 골랐던 것인데, 그 마음을 잘 받아주어서 나는 이 새로운 인연이 반가웠고, 직감적으로 나와 같은 결의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파리의 모습


2018년도는 맘껏 방황하던 시기였다. 한번 사는 인생, 하고 싶은 것으로 업을 하고 싶다는 일념으로 호기롭게 좋아하는 것을 찾아 헤맸지만, 어디에도 정착하지 못했던 날들이었다. 지쳐가던 어느 날 처음으로 보러 간 미술전시가 모네였다. 그의 그림들을 보면서 위로를 받았다. 예술가가 표현한 색채 자체가 너무 다채롭고 아름다워서 감동받기도 했으나, 그의 그림에 대한 진심이 더욱 마음에 와닿아 울컥했던 것 같다. 그림이란 것은 신기하다. 작가의 의도가 분명히 있을 테지만, 관람자는 그 그림을 보며 자기만의 사연과 생각을 덧붙여서 그림을 받아들인다. 사유하면서 몸 안에 웅크리고 있던 감정들이 튀어나온다. 그리고 그 감정이 무엇인지 몰라도 느끼게 된다. 그저 느낀다. 


2018년도에 파리에 갔던 것도, 오르세미술관에 갔던 것도 모네의 그림들을 더 많이 보기 위해서였다. 커다랗고 쾌적한 미술관 공간 자체에 매료되었고, 한국어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더욱 재미나게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르누아르 시골에서의 춤 1883년(왼쪽), 르누아르 도시에 춤을 추다 1883년(오른쪽)
모네 카미유가 임종을 앞두고 1879년, 사랑하는 이의 임종을 지켜보면서 색을 파악하여 그림으로 나타냈다는 모네
모네 에트르타의 큰 바다 1868-1869, 저 뒤에 보이는 코끼리 절벽은 인상주의 화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다고 한다.
고흐 Auvers-sur-Oise의 교회, 침대 옆에서 바라보는 전망 1890년, 실제로 저렇게 구불거리는 건물은 없을 테니 이것은 고흐가 보는 세계


[  뭘 하고 싶은지가 중요한게 아니다. 

  지금 뭘 하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또 매 순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①프린터기를 사고 싶다.

  ②찍은 명화를 걸어놓고 설명을 써놓고싶다.

  ③영어를 더 배우고싶다.  ]


4년 뒤인 지금. 프린터기는 샀네! 그리고 영어는 여전히 더 배우고 싶은데 제자리네. 그리고 뭘 하고 싶은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면서 하고 싶은걸 3개 써놓은 건 뭐람.

작가의 이전글 파리로 이동하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