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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쓰양푼이 Dec 11. 2021

내가 떨이 상품이 된 사연

시장을 잘 파악하고, 고객과 커뮤니케이션할 것!

나는 요즘 마케팅에 관심이 많다.

하지만 그동안엔 관심이 없었다.

그 관심은 올해부터였다.


나는 다양한 지역에

여러 지점을 운영하는 학원의 강사다.


올해 나는 그동안 일했던 지점이

아닌 곳으로 가서

처음 강의를 하게 되었다.


그리고 4월에

강의평가가 나왔다.


전 지점 52명의 영어강사 중에

뒤에서 2등이라고 했다.


강의평가 따윈 신경 쓰지 않고

강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강의 경력이 적은 것도

아닌데 충격적이었다.


성실히 수업을

안 했던 것도 아니고


오히려 올해

수업 퀄리티가

더 높아졌다고

스스로 자부했던 터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강평 초토화의 원인은

내가 새롭게 간 지역의 학생들의

특색을 고려하지 않고

내 기준에서만

수업을 했던 것이 가장 컸다.


내 강의 원칙은

확고하다!


영어를 가르치고 있지만

언어는 철저히 수단이라 생각하기에

영어만을 목적으로

수업하지 않는다.


영어로 쓰여 있는

다양한 학문의 내용을 이해하며

견문을 넓히는 것뿐만 아니라


사고력과 논리력까지

학생들이 길러내길 바라면서

가르친다.


그 능력은 분명

대학 입학은 물론이고

사회생활을 헤쳐 나갈 때

피가 되고 살이 될 거라

자부한다!


대학을 가기 위해

학원에 왔지만

대학 입학 이상의 것을

얻어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수업을 한다.


확실히 말할 수 있다!


내 수업은

다른 선생님들

수업과 다르다!


하지만 그 다름은

내 강의를 소비하는

학생들에게는

전혀 공감이

되지 않았던 것이다.


1980년대에

아시아 조그만 나라에 대해

전혀 관심이 없는 서양인한테

한국을 이해시킨다고 치자!


백날 그들에게

한국의 역사와 자랑거리를

떠들어봤자

그들은

한국에 대해

아무런 그림도 그리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한국은

"일본이랑 비슷한데,

조금 더 역동적이야!"라고

설명하면

그들은 한국에 대해

더 잘 이해할 수가 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겐

원래부터 갖고 있었던

관념과 지식이 있기 때문에


상품을 잘 팔기 위해선

소비자들의 관념을 기준에서

다름을 인식시켜야 한다.


하지만 내 상품은

고객들 뇌에

뚜렷한 카테고리를

설정시키지 못했다.


고객들한테 익숙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여


그것을 조금만 변형해서

내 상품을 차별화했어야 했는데...


고객들 머릿속에

왜 이 상품을 사야 하는지에 대한

명분을 제시하는데

철저히 실패했다.


나는 내 상품의

품질에 대해선

자신이 있다.


어떤 상품과도

뒤지지 않는

기능을 갖고 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 1위인

품질이 가장 좋은 것은 아니다.


애플은

독보적인 1등 브랜드이지만

모든 제품이 완벽하지 않다.

불편한 게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면서도

많은 사람들이 애플 제품을 선호한다.


브랜드 차별화의 핵심은

'작게 플레이를 한다는 것'이다.


애플은 '작은 회사처럼' 행동한다.

CEO가 나와서

신제품 가격과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한다.


어디 이건희 회장이

사람들 앞에 나와서

갤럭시 신제품을

발표하는 장면이

상상이나 되겠는가?


애플은 작게 플레이하면서

그것을 바라보고 있는

고객들에게

'마이너리티에 속해

있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의식 있는 소수'처럼

느끼게 해 준다는 말이다.


업계 1위는

그렇게

고객들과

커뮤니케이션한다.


제프 베조스가 말했다.

"경쟁사보다

10배 성장하길 원한다면

10%만 달리하면 된다."


조금만 달라도 시장을

지배할 수 있었는데

차별에 대한 내 과한 욕심과

커뮤니케이션 부족은

날 안 팔리는 상품으로

전락시켜버렸다.


마케팅에 대해 무지했던

내가 올해 마케팅에 관심을

갖게 되어서 인지


2 달마다 진행된

강의평가는 단계별 상승을 했고


결국 10등 이상씩 떨어진 강사들도

난무하는 가운데

나는 그 반대 방향으로

마지막 강평을 마무리 지을 수 있었다.


사실 난 학생들에게

즉각적으로

그날 수업을 완전히 이해시키는 것에

집중하는 것보다


1년 동안의 실력 향상이란

빅픽쳐를 그리고 있었다.


시험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그 큰 그림을

학생들이 늦게나마

이해해줘서

다행일 뿐이다.


그것이 합격을 위해

진짜 필요한 것이기에!!!


다시 한번 더 강조하자면


내 브랜드 철학은

확고했다


하지만 고객들에게

내 상품을 파는데

커뮤니케이션을

제대로 못했기에

내 상품은 안 팔렸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팩트!


#마케팅석학#홍성태 님과

#브랜딩전문가#조수용 님께서 쓰신

#북스톤 의

#나음보다다름 을 통해

나라는 상품을

잘 팔기 위한

정리의 시간


#미쓰양푼이 의

#책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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