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07. 너의 이름은 최가지
주말이라 눈 뜨자마자 룰을 어겼다. 일어나서 두시간동인은 핸드폰을 보지 않는것이었는데 핸드폰을 손에 쥔 순간부터 나는 한두시간을 ”일“ 이라는 명목으로 붙들고 있었다.
그나저나 집안이 고요하다. 이 시간이면 여자가 침대에서 움직이는 이불소리라도 들려야하는데 아무 소리도 들리질 않아 방으로 들어가봤다
얼굴이 잔뜩 부어선 나를 보고 웃는다
“아직도 아픈거야?”
“응”
나를 보더니 벌떡 일어나선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하고 나와선 말 한다
“근데 어제보단 좋아 우리 산책을 가자”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응”
누워만 있었더니 더 어지럽다고 걷기를 원했는데 원래 우리가 다니던 산책코스는 너무 길었다
근처 학교로 향했다. 주말이라 아무도 없는 텅비고 조용한 학교의 놀이기구에 누워 유튜브로 검색했다
[체했을때]
여러가지 지압방법이 나와서 여자에게 보여주고 해보라고 한 다음 나는 옆에 마냥 누워서 다른 더 좋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여자가 지압을 하면서 트림을 할 때마다 나는 마치 복권에 당첨된 사람처럼 환호를 질렀다.
집으로 돌아가서 계속 해보는거야
오늘 여자는 밥을 거부했다. 죽이라도 먹길 바랐는데 배가 안고프고 안먹는게 좋을것 같다고 했다. 옆집 아주머니에게 매실액기스를 냉큼 받아와 먹였고 소화제도 종류별로 먹였다. 아픈 사람 곁에 두고 혼자 밥을 먹으려니 어쩐지 눈치가 보여 늦은 점심을 먹었다. 닭강정 밥인데 되게 맛있었다.
여자는 누워서 또 한권의 책을 읽고 우리는 그 와중에 책 인사이트도 나눴다. 저녁이되고도 아직 멀끔해지지 못한 여자에게 다시 물었다
“얼만큼 아파? 0에서 10까지”
“어젯밤은 8, 지금은 4 많이 좋아졌어”
“저녁도 안먹을거야?”
“응”
여자가 아픈 바람에 나는 열심히 일을 했다.
일 하고 나서는 항상 먹고싶은걸 차려 놓고 혼자 아겾뒀던 유튜브 영상을 보는 습관이 있는데. 여자가 아픈 바람이 그렇게 했다. 비빔국수를 말아 먹는데 초췌해진 모습으로 내게 다가와 맛있냐 물었다. 괜히 미안해져서 대충 말하고 빨리 여자가 방에 들어가길 바랐다.
누군가랑 같이 사는건 슬플때나 기쁠때나 아플때나 같이 해야하는 거구나. 항상 일방적인 부모님의 배려만 받아봐서 이런 일은 참 낯설었다. 이 집에선 내가 가장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