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우애곡절 끝에 책을 출간했지만 다시 글쓰기가 하고 싶었다. 왜냐하면 글쓰기는 주제 파악을 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책 한권 출간했다고 인생이 바뀔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책쓰기와 달리 글쓰기를 평생 할 수만 있다면 글쓰기는 내 인생을 바꿔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글쓰기를 통해 내 자신을 갈고 닦고 싶다. 가끔 있는 강의 준비를 위해 말하기 연습을 하곤 하지만 말하기는 무언가 쌓이는 기분이 들지 않았다. 삶을 차곡차곡 쌓아나가고 싶은데, 말하기는 삶이 흘러가게 두는 것만 같았다. 말만 잘하는 사람은 멋있어 보이지 않았다. 멋있어 보이기만 하는 사람 말고 나는 진짜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진짜 멋있는 사람이 되려면 내가 누구인지 주제 파악부터 해야 했다.
글을 쓰면 쓸수록 내 주제가 보였다. 아주 부족하고 모자란것 투성이인 밑바닥이 드러났다. 내가 쓴 글을 보면 내 수준이 보였다. 책을 읽기만 할 때는 알 수 없었다. 주변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좀 더 많은 책을 읽다보니 괜찮은 사람이라는 착각 속에 살았다. 글을 쓰고서야 비로소 알았다. 내가 안다고 생각했던 대부분의 것들이 실제론 아는 것이 아니라 아는 걸로 착각했을 뿐이었다는 것을... 글로 써서 기록이 가능한 것만이 내가 아는 것이었다.
글쓰기는 생각 정리였다. 몇 달간의 이벤트같은 책쓰기 말고 매일 글을 쓰며 자신을 돌아보는 글쓰기를 하고 싶다. 글쓰기는 생각을 정리하게끔 도와주었다. 애매한 관계는 글로 쓰다보면 관계가 명확하게 정리되었다. 현재 우리 집의 재정 상태도 글로 써보면 어디가 부족하고 어디에서 메워야 하는지 정확하게 보였다. 막연해 보이는 미래도 글로 쓴 뒤에야 비로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깨닫게 되었다.
"글은 생각을 정리하는 최고의 도구다"
- 한근태 -
글을 쓰기 위해 영감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보다 매일 키보드에 손을 올리는 사람이 되고 싶다. 매일 영감의 신이 나에게 와 주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내가 할 일은 매일밤 노트북을 켜고 키보드 위에 손을 올려놓는 일이다. 오늘도 난 키보드에 손을 올리고 손가락에 온 마음을 실어준다. 책쓰기 이후 다시 매일 글을 쓰며 주제 파악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