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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재 May 21. 2023

손에서 놓는 순간 샛별은 희미해진다(삶의투트랙16화)

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칼럼니스트, 장승재강사, 장승재여행작가

스스로 돈을 벌면서 사고 싶은 옷,

 먹고 싶은 음식, 갖고 싶은 고가의 제품을 비롯하여

 구매 선택권이 넓어졌다.

 어린 시절 간절하게 소원으로 적었던 목록들은

 사라지고 행복의 가성비는 줄었다.



 신용카드 할부가 있어 아무리 고가여도

 무엇이든 구매가 가능하다.

 더 이상 아무런 의욕과 감흥이 없다.

 그저 27일에 고지서상에 얼마가 부과되어

 나올까 하는 반갑지 않은 묘한 기대감에 부풀다.




요즈음에 아내와 동시에 육아휴직을 하면서 수입이 줄었다.

 그동안 물질적 넉넉함에 수많은 가치를 놓치며 살아왔음을 깨달았다.

 빈곤 속에 풍요로움이라는 말이 새삼 떠올랐다.

 에어컨을 구매해야 되나. 쪽파가 정말 필요할까.

 만원으로 몇 가지의 식재료를 살 수 있을지 고심하며

 그동안 놓쳤던 소리를 모두 들었다.



그래도 집으로 가는 길은 즐겁다.

 아직 말은 못하지만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이 기다린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행복감이다.

 평소 연락이 잘 오지 않는 핸드폰은 방치하기 일쑤였다.

 지금은 추억으로 간직할만한 순간을

 영상과 사진으로 보관하고자 곁에 항상 챙긴다.



가끔은 그렇다. 갖고 있던 것에 소중함을 잊곤 한다.

 그리고 새로움이 주는 설레임의 속성을 당연시 여겨 감흥이 없다.

 곧 돈이 주는 편안함에 다시 일터로 나가야 되겠고,

 육아의 즐거움에서 쌓여가는 고됨과 피곤함으로

 삶의 관성에 따라 감정의 변화로 움직이겠지만

 지금 이순간에 충분히 행복함을 느껴야 한다.



내 인생 매순간 매순간 무의미함은 결코 없다.

 

마땅하게 느꼈던 감정도 내일이면 달라질 수 있다.

 당연한 존재가 되었다고 여기는 순간

 나를 지탱해준 감사함의 마음은 흙먼지처럼 사라진다.

 멀어지고 멀어지고 또 멀어진다.




 감각의 찌릿함은 우리가 평생 간직해야 할

 소중한 감각 중 하나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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