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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재 May 27. 2023

수다스럽다고 나쁘게만 보지 마세요!(삶의투트랙 18화)

by 장승재, 장승재작가, 장승재칼럼니스트, 장승재강사, 장승재여행작가

상대방의 말이 조금이라도 길어지는 대화에서는

 TMI(Too Much Infomation)이라고 말하며

 말을 끊으라는 눈치를 준다.

 SNS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너무 과한 정보’라는 축약어이다.

 이 말을 들은 상대방은 겸연쩍은 표정을 지으며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지 않는다.


 핵심 부분을 요약해서 말하거나 듣고 싶은 말만 해달라는 요청이다.

 듣는 귀는 소음을 듣지 않아 편안해진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의중도 쉽게 파악한다.

 하지만 인간미가 없어 더 깊은 관계로

 이어지기 어려운 부작용이 뒤따른다. 



TMI는 내 생각을, 고민을, 진심을, 푸념을 털어 놓는 용기는

 관계를 잇는 다리 역할을 수행한다.

 낚시터에서 미끼가 있어야만 고기가 물 듯이,

 말할 소재는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물꼬를 튼다.

 해야 할 말 만해도 일상에서의 삶이 불편하지는 않지만,

 농도가 짙은 관계가 주변에 널려 있을수록

 행복감의 지수도 비례한다.   


  

요즘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하고자 커피 학원에 다닌다.

 10주 과정이고 저번 주에 설레는 오리엔테이션을 가졌다.

 첫 만남이라 어색한 분위기가 맴돌았으나

 대화를 주도하는 몇몇 아주머니 무리로 차츰 화색이 돌기 시작하였다.


 “학원에 하원시켜서 4시에 애들을 마중 나가야 한다.”,

 “바리스타 전문자격증을 따면서 자기 계발을 하여 기분이 좋다.”

 라고 묻지도 않았지만 스스로 가슴 속 말을 여과 없이 쏟아내셨다.

 대화가 오가고 긴장감이 완화되면서 강의장에서

 서로가 웃으며 인사하는 사이가 되었다. 


 

사회에서는 무익한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을 ‘수다스럽다’,

 ‘말이 너무 많다’라며 부정적인 면을 강조한다.

 ‘말하기’보다 ‘듣기를 중시하라며 충고하거나 조언한다.


 그런데 모두가 듣기만 하면 누가 말을 하고,

 관계가 가까워질 수 있을까?

 어느 한 측면에 대한 일방적 강조는

 다른 측면에 대한 간과로 이어지게 된다.

 나의 이야기를 먼저 털어놓는 사람은

 나와 가까워지고 싶어 하는 수신호이다.

 넉살을 기분 좋게 받아주며 소통의 재미를 느껴보자. 




시시콜콜한 이야기는 관계의 시작을 알리는 첫 단추이다.

 무조건 TMI라고 입의 재갈을 물리기보다

 반갑게 인사하며 맞이해보자.

 그 안에서 너와 나의 연결고리가

 우리라는 이름으로 인연을 맺는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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