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네 Oct 08. 2024

76. 어느 간호사님

가까운 내과

정기 검사 차 방문한다


어느 곳이든

병원서 느끼는 건

좀 차가운 간호사님들

언제나 있다


20대로 보이던 그분도 그랬다


몇 개월 만의 방문

그분이 보이질 않는다

낯선 간호사님들이 있다

다른 병원으로 가신 듯하다


차가운 눈빛과 목소리

뭘 묻기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힘들어 보이기도 했다


3개월 전 실비 서류 발급 날

의자에 앉아 서류를 보던 내게 오셨다

자기도 확인했지만 혹시 모르니 확인 부탁한다고

나는 그러겠다고 말씀드렸다


당시에 의아하기도 했다

그런 부탁 안 하셔도 되는데


그 대화가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후회가 된다

그때 좀 더 따뜻하게 말할 걸

'염려 마세요, 제가 확인할게요'

이렇게 말이다


너도나도 마스크 착용이라

얼굴도 못 본 간호사님이었다


그런데, 내 마음이 왜 가라앉을까?


차가웠던 분인데

사무적인 관계였는데

얼굴도 제대로 못 본 분이었는데

왜 이런 이별(?)이 마음을 가라앉힐까?


타인의 차가움 너머, 마스크 너머에 있던, 힘겨움 

그걸, 이제 내가 아는 나이인가 보다


간호사님,

어디에서든, 건강하시길 빕니다

무엇보다, 행복하시기를 빕니다...

작가의 이전글 75. 곧 물러가리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