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인만 InMan Jan 25. 2021

 바이러스 코로나 찿아오면 이렇게 싸우라.

7. 코로나바이러스에 포로 된 어머니 홀로 사투

어머니는 올해 82세로서 그동안 대장암 수술, 양 무릎 수술, 부신기능 저하증,  척추협착증 수술, 치매 초기현상 등으로 와병 생활 8년째 해 오고 있다. 평일에는 여동생이 전담으로 돌보고 있지만, 주말이면 삼 형제가 정한 주말에 함께 봉사활동으로 찿아뵙고 있었다.

막내(왼쪽), 둘째 여동생(왼쪽2번째), 셋째(중앙), 어머니(오른쪽2번째), 필자 장남(오른쪽)

나는 성탄절 이브날 대구 어머니댁을 용달차와 함께 방문했다.
성탄절 홀로 계실 어머니에게 산타 아들 되어 함께 식사하며 당근 무료 나눔에서 받은 대리석 식탁을 선물로 가지고 갔다.
어머니는 단독주택 1층에 조카와 함께 살고 계시며, 3층에는 동생 가족 부부가 살고 있다.

3층에 사는 제수씨가 며칠 동안 몸살이 나서 누워있으면서 조카가 1층과 3층을 오가며 어머니와 할머니 수발을 돕고 있었다. 동생도 출퇴근하면서 어머니께 들러 인사하고 있었다.
성탄절 이후 3층 사는 제수씨가 함께 자동차로 함께 출퇴근하는 동료가 코로나바이러스 양성 확진받았다는 소식에 온 가족은 비상이 걸렸다.
보건소에 가서 검사 결과 걱정대로 모두가 양성이었으며 조카와 동생은 무증상자로 분류되어 생활 치료소로 격리되었고, 내가 입원하던  같은 날 어머니와 며느리와 함께 대구지역 1차 전담 병원으로 입원되었다.

코로나바이러스 침투 6일 만에 입원한 1차 병원에서 식사

입원 후 2일째부터 코로나바이러스의 파상공격이 시작되면서 발열과 함께, 벌써 폐렴 상태가 50~60% 점령 되었다. 입원 후 6일이 지나도록 발열 상황은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바이러스와의  전투가 치열 했다. 3차 의료기관 경북대학교 칠곡병원 중환자실로 전원 되었다.

어머니의 자손들은 다음의 기도제목을 정하고 모두가 마음을 모아 기도하기 시작했다.
<할. 어머니를 위한 기도>
  ①코로나바이러스와 잘 싸울 수 있도록 면역력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과 중보의 기도 힘으로 반드시 이겨낼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②가까이서 함께 치료 중인 둘째 며느님(김미경) 역시 ①항과 동일한 힘과 견녀낼수 있도록  도우소서
  ③할. 어머니 가족 18명께 부탁드립니다. 매일 식사하기 전 1분기도 해주십시오, 가까운 신앙의 친구들에게도 부탁해주시면 좋겠고요~^^


※할. 어머니 평소 어록을 기억합시다.
    "기도는 만사를 변화시킨다."
    "우리는 기도하고 하나님은 일하신다."
기도하는 우리 자손들은 할. 아버지. 할. 어머니의 평생 기도와 희생으로 오늘까지 살아왔음을 감사드리며 기도합시다.

80세 생신축하 받는 모습

<입원 후 8일, 경북대 병원 주치의 의견>
1. 할. 어머니의 양쪽 폐손상 진행속도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2. 고유량 산소공급기(FiO2 60%)에서 산소포화도(90% 이상) 유지하고 있으며, 고유량 산소공급기 최대 90% 수준이 되면 인공호흡기 사용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3.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섬망 증세로 기저질환 치료제 투약에 어려움이 많다.(강제적으로 투입 여부 결정해야 할 것 같다.)

<입원 13일째, 사전 연명의료 중단 환자. 가족 동의서 서명>
  중환자실 주치의께서 동생을 통하여 연락이 왔다. 앞으로 상황이 악화될 경우를 대비해서라면서 어머니에 대한 사전 연명의료 중단 환자 의견. 가족 동의서에 서명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의료진들을 통해서 전해 듣는 어머니가 치르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전투는 더 이상 전투라기보다 포로 되어 힘들어하고 있는 상황처럼 느껴진다.
네 남매 가족 카톡방에 여동생이 카톡이 울린다.
"'밤 1~2시에 엄마 병실 간호사가 전화 왔어 엄마가 많이 불안해한다.' 스테로이드, 항생제. 진정제  주사해야 하는데 엄마가 안 한다고 딸한테 전화하라 한다고...... 어떡해....... 우리 엄마 힘들어서"


막내 아우 카톡이 올라온다.
"어젯밤에 간호사로부터 전화가 있어서 아침에 전화해보니, '어머니가 고유량 산소공급기를 완강하게 하지 않겠다며 손으로 빼셔서 당직 선생님의 판단에 생명과 직접 관련이 있는
산소 주입이 더욱 중요하기에 억제제(손과 발을 묶는 것)를 사용해야 할 것 같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할지 가족들과 의논 후 말씀드린다 했습니다"
저의 생각은 세 가지인데 어떠신지요?
1) 그래도 억제제 쓰지 않는다. 2) 필요할 때만 쓴다.  3) 밤에 필요할 때만 쓴다.
가족들 모두 동의하고 그렇게 하기로 했다.

"아 그리고 어머니는 안구건조증 해소 안약을 간호사가 한 번씩 떨어뜨려 주고 있는 상황이랍니다(제가 “어머니가 집에 계실 때는 직접 넣으셨고 혼자 넣으실 수 있다 했는데, 병원에서는 간호사는 그 상황을 알지 못하니 간호사가 한 번씩 넣어주고 있다 합니다. 어머님이 안약을 넣고 있는데 아마 간호사가 못 봤을 수 있는 상황일 수고 있기도 하고요.....")

다시 가족들의 의견을 카톡방에 정리하여 막내 아우가 간호사에게 의견을 전달하기로 했다.
1. 산소호흡기 빼는 것
    -> 의식을 가지고 하는 행동을 아니라고 보이듯이
    -> 간호사에게 설득하고 스스로 부탁하여 필요성을 그때그때마다 설명해주는 인내의 수고를 요청합시다.
2. 어머니의 몸의 불편함(안약,  허리, 가슴 등)을 자꾸 물어봐주고 한 가지씩 도와주려는 설명을 특별하게 해 주시기를 부탁하고 부탁합시다.
3. 물리적 강제력이 개입되면 감정이 앞서 나갈 수밖에 없기에 상황 은 보다 악화될 것입니다.

장남인 필자가 봉사하는 어느 10월 팔공산 순환도로에서

우리들의 노력과 간호사의 친절함으로 인하여
간호사께서 동의해 주었다. 1) 낮에는 억제제를 쓰지 않고, 밤에만 필요시 사용한다. 2) 밤에 억제제를 사용할 때도 손이 아픈 오른손은 그냥 두고 왼손만 묶는다. 3) 이를 위해 낮에 혹시 어머님이 고유량 산소공급기를 빼시면 구두로 '이러시면 손을 묶는다'는 경고를 준다. 4) 밤에 필요시 왼손만 묶지만, 만일 오른손으로 또 빼시면 내일 다시 전화해서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오른손을 묶는 일도 다시 이햐기 하겠다고 전달드렸다.

입원 16일째 아침 주치의와 막내 아우가 전화 대화 후 소식을 알려왔다.
1) 어머님 산소 공급량을 67에서 80으로 증량했습니다
2) 엑스레이 촬영 판독은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검사 결과를 고려할 때 조금 더 안 좋아졌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입원 18일째 토요일
간호사와 대화한 막내 아우의 카톡이다. '어머니는 주로  밤에  감정이 혼돈스러워 지시는 것 같습니다. 간호사는 이것은 '선망'이라 합니다. 어젯밤에도 왼손이 묶인 가운데서 산소공급기 코 줄 라인을 빼버려 산소 포화도가 갑자기 떨어졌고 긴급 산소 주입량을 기존의 80에서 최대치 90까지 높인 후 수면유도제를 주사하고 안정적으로 주무셔서 다시 80으로 낮추어 오늘 아침까지 유지하고 있답니다'
'오늘 밤에도 선망이 오면 왼손과 오른손 모두를 묶어야 할 상황이 오면 전화를 먼저 제게 해주셨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어머니는 다시 정신이 드시면 여동생에게 전화가 온다 한다. 어제저녁 통화 후 밤새 26통이 부재중 신호 신호가 마음 아파 힘들다 한다.
"니 말 잘 듣을게 빨리온나~"

<가족들의 기도>
어머니께서 우리 자녀들에게 하신 말씀 기억하고 평생 달려온 우리 가족입니다.
"우리는 기도하고  하나님 일하신다"
우리 가족보다 어머니를 더 사랑하시는 하나님께서 지키고 함께 하심을 믿고 맡깁시다.

<또한 힘들어하는 어머니의 딸 여동생을 위하여 기도합시다.>
우리에게 질병과 고통을 허락하시는 하나님의 마음을 알아 가기가 힘듭니다.
또한 이러한 힘듦과 우리 마음이 고통스러움을 통하여 생명의 빛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위로와 소망을 비추시려는 그 사랑임을 고백합니다.
하나님은 우리의 질병이나 고통을 통하여 우리에게 말을 건네 오시고. 질병과 어려움을 통해 하나님과 따뜻한 대화를 기다리시는 주님을 믿습니다.
우리가 만나고 견뎌내어야 하는 이 어려움들이 결단코 슬픔의 길이 아니라 주님 주실 더 환한 생명의 빛을 보게 하시려는 하나님의 마음임을 을 고백합니다.
주님의 자비와 긍휼 하심을 찾는 자는 주님 반드시 응답하심을 믿사오니, 주의 성실과 주의 인자하심으로 여동생의 마음에 주님의 선하심을 확인시켜 주실 것을 믿~사옵고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

셋째 아우가 만든 아버지.어머니 사진

<섬망의 원인>
※ 섬망은 기본적으로 신체상태에 의한 신경-정신의학적 상태로서 취약성이 있는 환자에서 신체 질환이나 약물 중독 등이 동반되면 발생하게 된다. 흔한 원인으로는 중추신경계 질환, 전신 질환, 전해질 불균형, 감염, 약물, 술 등이 있다. 섬망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신경해부학적 위치는 망상체(주의력과 각성을 조절)이며 아세틸콜린, 도파민이 섬망의 병태 생리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네이버 지식백과 시전)

입원 20일째부터 고유량 산소공급기 산보 공급량을 최대 90%로 상향하다.

입원 22일째 주치의 선생님이 전화 왔습니다
어머니께 영양제와  약을 지금까진 정맥 주사로 넣었는데, 어머님 정맥이 많이 약해져 더이상 정맥주사가 힘들어 코로 넣어 위에까지 가는 호스를 삽입해 놓고 약을 넣어야 해야할 것 같아 보호자 동의를 구한다고 전화 왔습니다
그러면 어머님 손을 보다 상시적으로 침상에 묶어야 한답니다. 산소기공급기 코줄은 어머니가 빼도 간호사가 다시 삽입할 수 있는데, 위 까지 들어가는 호스는 좀 더 무거운 조치라서 어쩔 수 없이 손을 묶어야 하는 상황이랍니다.
어머니 안약 처치를 간호사께  부탁드렸습니다. 5~10분 간격으로 안약을 넣어주시기로 '했으며, 간호사가 바뀔 경우를 대비해  '안약을 5~10분 단위로 넣어 드려야 한다'는 글을 크게 침상에 써놓아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하겠다고'고 했습니다.

의료진.보호자.환자.네남매 그리고 가족들의 소통이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고 있다


<주치의와 보호자의 소통>
주치의와는 매주 월, 금요일 환자와 관련 해서 전화소통 하기로 부탁 드렸는데 주치의께서 하는 말씀이 '자신은 많은 환자를 다 돌보고 있기에 한 환자를 두고 이렇게 많은 이야기를 주고 받는 경우는 처음이다'고 하길래, 막내아우는 [감정을 절제하면서] '미안하다. 앞으로 두 번은 그렇게 해야하겠다.' 했고, 주치의도 동의했습니다.
내일 어머니 자식들이 입원 병동 방문하여 어머니를  CCTV 영상 면회 하기로 했으며, 담당교수(황소윤)이 올라와 설명을 주시겠다고 했습니다. 만나는 시간은 12:45입니다

어머니께서 힘을 사용하시는 것은 자신의 상황이해를 위한 의료진들의 상세한 설명이 필요한데 의사들은 업무 특성과, 시간의 제약, 엄마의 이런 특성을 알 수가 없으니, 그냥 환자중 한사람 힘쎈 할머니로 치부하고 보호자와 대화하니 어머니로서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알수가 없어 불안함이 자기 방어기제로 작동 하는것인듯 하니 의료진들에게 잘 부탁 드리는 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입원 23일째 어머니 영상면회>
누님, 작은 형님과 함께 병원가서 담당 교수와 대화하고, 주무시고 계시는 어머님 모습을 CCTV로 보고 왔습니다. 교수님의 설명은 지금까지 들어왔던 내용과 별다른 내용이 없어 따로 나눌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이미 알고 있는 것처럼 교수님도 "어머님이 종교가 있으셔서 그런지 정신력이 대단하시다. 보통은 저 정도의 폐상태와 산소주입량을 받는 환자라면 다른 길을 가셨을 텐데, 어머님은 견디고 계신다"고 하셨습니다.

막내아우가 봉사하는 어느 토요일 나들이가는 차안에서

    <주님 나를 오늘 부르신다면>
     주님 나를 부르신 오늘
     화려하게 꽃피는 봄날이 아니라
     지나온 삶을 돌아보며
     새로운 내일을 꿈꾸는
     섣달그믐 눈 내리는 겨울 입니다.

     내가 하늘 부르심을 듣는 날은
     사고나 실수로 주의 부름을 알지 않고
     허락하신 삶을 다하는 날이 되게 하소서

     하늘은 푸르고 맑아서
     내 사랑하는 자손들과 이웃들의 마음이 평안하고
      축복과 감사와 찬송이 넘치게 하소서

     나이 먹는다는 것도 존경받되 찌푸리지 않게
     지난 팔십년의 삶을 돌아 보아도 고맙고
     영원한 천국 소망하며 이웃 섬기며 기도하며
     감사하며, 애착이나 미련 없게 하소서

     병으로 인하여 몸이 소진 되어졌지만
     영혼이 맑은 지금 내가 바라보는 주님께서
     자손들의 삶에 평생 동행하는 복이 누리게 하소서.

     나의 삶에 맡겨주신 달란트를 남기게 하시고
     허락하신 소명을 잘 감당하게 하시어
     가족과 이웃들을 섬기고 나누고 기도 하게 하시더니

     주님 나를 부르신 오늘
     주님의 구원하심과 죄 용서하심과 사랑을
     몸과 영혼으로 확신하는 날이 되게 하셨나이다.

     자손들에게 웃음 지으며
     믿음으로 잘 살아가라는 말과
     자손들과 이웃 사랑에 애써왔음을 기억하게 하소서

     마지막 숨이 꺼지는 순간 고요히 기도드리며
     나의 영혼을 주님께 맡기나이다.


※ 중환자실에서 코로나바이러스와 홀로 싸우시는 어머니 방문후 네남매들이 어머니 마음으로 기록하였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바이러스 코로나 찿아오면 이렇게 싸우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