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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만 InMan Feb 01. 2021

어머니의 마지막 소원

집에 가자 1

어머니는
병원 입원하자마자 하신 말씀이 있었다.
"집에 가자."
" 내 집에 데려다 다오."
임종하시기 전  의식 있던 날까지 간절히 요청해 오셨다. 매일같이, 한밤중 부재중 통화 26 통이다.
"내 너그 말 잘 들을께 집에 가자."

집에 데려 가달던 부재중 통화 26통 이후 방문한 여동생은  대화 할 수 없는 CCTV를 통해 어머니를 만난다.

어머니를 돌보며 생활해 오던 여동생은 일반병실로 옮겨 달라고 요청했다.
자녀들이 함께 돌 봐 드리면 좋아질 것이라고....
코로나 확진 치료 중인 분을 일반병실 생활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했다.

막내 아우는 하나님께 물었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주님 하라 하신 이웃사랑, '섬김, 나눔, 중보기도'로 40년 힘써 왔음을 주님도 우리들도 다 알고 있잖 습니까?"
"왜? 응답이 없으십니까? 말씀 쫌 해주세요!"
하나님은 침묵하셨다.

우리 모두는 어머니의 마지막 병상 소원을 들어 드릴 수 없었다.
어머니는 코로나 격리병동 중환자실에서 31일 동안 바이러스와 홀로 사투하고, 의료진들은 최선을 다해 주었고, 가족들은 산소포화도와 혈압/맥박 수치만 바라보고 있던 2021.1.30(토) 돌아가셨다.

나홀로 도착 하신 어머니는  다시 나홀로 화구에서 따뜻한 한 줌의 재가 되기까지 마냥 기다릴 수 밖에 없는 두 아우님을 줌zoom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또 한 아들.

그리고 어머니는 하루 한번 지정된 코로나확진자 화장 시간에 맞춰 또 다시 나 홀로 화장터로 출발하셨다.
우리 가족들은 그 차량을 뒤쫓아가면서 끝없이 말해 본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죄송해요, 미안해요~'
대답이 없었다.
어머니가 가자 했던 집은 '가족'이었다.
내 딸, 내 아들, 내 자녀들이 있는 그곳이 집이었다.

집에 가자던 어머니는 홀로 화장터로 향하셨다.

어머니의 따뜻한 유골함을 받아 들고서야 집으로 왔다.
'사랑하는 우리 엄마 이제 집에 왔어요~'
끓어오르는 눈물 속에 하나님께 다시 물었다.
"하나님 꼭 이러셔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왜입니까?"
아무런 말씀이 없으셨다.
밤새 침묵 속에 묻고 울다 또 물었다.
기록된 주의 역사 속 말씀을 찾았다. '신명기 3장, 34장'

홀로 싸우시던 마지막 한달, 죽으신 후에야 집에 왔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지시한 약속의 땅 가나안 향한 광야 40년 생활 후 하나님께 기도했다.
    (모세): '구하옵나니 나를 건너가게 하사 요단 저쪽에 있는 아름다운 땅, 아름다운 산과 레바논을 보게 하옵소서'
    (하나님): '너는 비스가 산 꼭대기에 올라가서 눈을 들어 동서남북을 바라고 네 눈으로 그 땅을 바라보라 너는 이 요단을 건너지 못할 것임이니라. 여호와께서 그에게 이르시되 이는 내가 아브라함과 이삭과 야곱에게 맹세하여 그의 후손에게 주리라 한 땅이라 내가 네 눈으로 보게 하였거니와 너는 그리로 건너가지 못하리라'
  모세가 죽을 때 나이 120 세였으나 그의 눈이 흐리지 아니하였고 기력이 쇠하지 아니하였다. 모세는 모압 땅 골짜기에 장사되어 그의 묻힌곳을 아직까지 아는 자가 없다.

하나님의 마음을 알게 되었다.
모세는 꿈을 꾸고
성취는 그의 후손이 하였다.
그리고 홀로 죽었다. 그의 무덤이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한다. 약속 성취를
약속을 맛본 자들이 기억해야 할 일은 '광야생활'이었다.

모세는 기다림의 사람이었다.
약속 믿고 광야생활 40 년을 기다렸다.
약속을 맛본 후손들이  기억해야 할 일은....
모세가 광야에서 '믿음' 하나  붙들고 기다린 '약속의 성취'를 이뤄 낸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이다.

사랑하는 우리 어머니, 할머니
84년의 힘드셨던 생활, 40년의 소명 다한 후 마지막 한 달의 고난은 죽음, 외로움, 두려움과 집(가족)에 대한 홀로 싸우시던 시간이었다.
끝끝내 집으로 올 수 없었던 어머니의 후손들은 기억할 것이다.
어머니는 말씀이 없으셨다. 삶이 말하고 있다.
마지막 한 달의 외로움과 가족들을 만날 수 있는 집을 향한 침묵 속 믿음이었다.
어머니 늘 좋아하셨던 노래 찬송이 들려온다.
     "또 우리 자손들 다 주를 기리고
      저 성전 돌같이 긴하게 하소서
      주 구원하신 능력을 주 구원하신 능력을
      늘 끝날까지 주소서."

집에 온 어머니곁에는 마지막 까지 찿으시던 안약, 거울 그리고 저녁 7:59분에 멈춰진 시계가 있다.

후손들이 할. 어머니의 죽음과 마지막 한 달을 홀로 싸우시던 모습을 딛고 일어나, 나는 죽고 자식 잘 되게 해 달라시던 그 믿음의 성취를 이루시는 하나님을 기억하는 일이다.


2021.1.31(토) 21시
할. 어머니 천국 환송 가족 예배
대구 황금동 자택에서 신명기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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