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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간 고미진 Apr 01. 2022

[주간 고미진]
졸혼과 이혼 사이

슬기로운 결혼 생활 탐구


#졸혼의 진정한 의미


졸혼이란 결혼을 졸업한다는 신조어로 2004년경 ‘스기야마 유키코’가 ‘졸혼 시대’라는 책을 쓰면서 처음 만들어 낸 말이다. 

위 저자는 졸혼의 의미를 [이제까지의 결혼생활과는 다른 새로운 부부관계를 보여주는 것건강한 부부관계를 만드는 것]으로 정의했으나, 우리나라에서는 위 졸혼을 ‘사실상 이혼’과 동의어로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졸혼의 원래 의미는 사실상 이혼이 절대 아닌 것이다. 

     

즉 졸혼의 의미는 낡은 결혼제도를 졸업하는 것으로이를 통해 가족이 더 행복해지는 관계를 지향하는 방식인 것이다건강한 부부관계를 만드는 방식 중의 하나가 졸혼인 것이다.  


스기야마 유미코는 졸혼 시대에서, 졸혼은 틀에 박힌 가정생활을 송두리째 뒤엎는 새로운 삶의 태도를 제시하고, 기존의 가족이라는 개념이 한 곳을 바라보며 하나로 움직였던 전체에서 각각의 개성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개인으로 방향을 바꾸는 것이라고 한다.

또 일본 내 다양한 부부들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보여주면서, 졸혼의 성공적인 경우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나와 같은 한국 독자들의 쉬운 이해를 위해 국내 졸혼 부부의 예시를 들자면, 홍혜걸-여에스더 부부, 박미선-이봉원 부부가 해당한다.

부부가 떨어져 살면서 각자 본인의 콘텐츠가 있는 인생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하면서,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 예시들이 위 저자가 말하는 졸혼의 성공적인 모습일 것이다. 


‘이혼’은 더 이상 부부관계를 지속하는 것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을 때 결정하는 것이고,

‘졸혼’은 중장년 부부들이 선택한 삶의 새로운 방식으로써, 서로를 지지하는 것을 기반으로 건강한 가족관계를 만들어가는 것이다. 

(‘사실상 이혼’은 법적으로는 이혼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실질적으로 이혼한 부부와 같이 정서적으로 단절되었다는 점에서 졸혼과 구별된다.)  


결혼생활을 유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점은 생각보다 훨씬 많다. 이를 위해 기존의 결혼생활을 어떻게 개선되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할 때가 되었다. 우리는 생각보다 훨씬 긴 시간을 부부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왜 졸혼인가?

     

누구나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꾼다. 그러나 20~30년 이상 부부로 지낸 사람들은 한두 가지 이상 불편한 문제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원만하지 않은 결혼생활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일까. 

부부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서로에게 참을 수 없을 만큼 고통을 주는 극단적인 경우는 이혼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이혼으로 파생되는 현상을 직시하면, 이혼보다는 졸혼을 선택하는 것이 여러 가지 면에서 훨씬 낫다는 생각이 든다. 이혼을 하게 되면 부부간 재산분할을 해야 하고, 연금도 분할해야 한다. 재산을 나누면 각자의 몫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재산뿐만이 아니다. 자녀들과의 관계가 더 쿤 문제일 수 있다.)


그러나 그 정도까지가 아니라면, 부부관계를 개선하고자 하는 시도들을 해야 한다.     

100세 시대이다. 퇴직하고도 30~40년을 더 부부로 살아가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인생 2막에서의 행복하고 건강한 부부관계를 위하여, 낡은 결혼제도를 졸업해야 한다.

     

#졸혼의 구체적 모습들(배우자와 더불어 나답게 사는 법)  

     

과거 우리 부모님이 보여주시던 결혼생활은 평균수명 60세~70세일 때의 것이다. 지금은 퇴직을 하고도 30~40년은 더 살아야 하기 때문에, 이전과는 달리 부부관계를 새롭게 바꾸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낡은 제도 속에 갇힌 채 수십 년의 시간들을 답답해하면서, 허비할 수밖에 없다.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원하는 것을 찾아야 한다. 나는 누구이고 내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나만의 콘텐츠를 찾는다면 인생을 더 풍부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성공적인 졸혼을 위한 조언


저자 스기야마 유미코는 여러 부부를 인터뷰하면서 성공적인 졸혼의 모습을 보이는 부부의 특징을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부부가 서로가 원하는 일을 도와주고 지원해 줘야 한다. 이러한 부부들에게는 이러한 특징이 있다고 한다.


① 자주 대화한다. 

② 배우자의 능력과 한계에 대해 잘 알고 있다. 

③ 인생의 특정한 시기에서 때론 상대를 위해 자신을 희생할 수 있는 마음을 갖는다. 

④ 경제적 안정을 지향하지만 인생의 목적을 경제적 안정에 두지 않는다. 

⑤ 더 나은 결혼생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

     

또 부부가 각자의 주장만 할 것이 아니라, 조화롭게 서로를 조율하는 부부들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고 한다.


①자신의 영역에 무리하게 상대를 끌어들이지 않는다

②상대가 하고 싶은 것을 존중한다.

③배우자 없이도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④고독에 견딜 수 있는 힘을 갖는다. 

⑤금전적인 부분은 서로 양해할 수 있는 범위를 갖는다. 

⑥배우자에게 곤란한 일이 생기면 힘껏 도와준다.

⑦주위의 시선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   


#새로운 인생을 응원하며


급격히 달라지고 있는 시대에, 부부도 기존의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관계를 정립해 나가야 한다. 그룹 활동을 하면서도 솔로 활동을 하는 아이돌처럼.

지금의 중장년 부부들이 서로를 지지해주는 건강한 결혼생활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자녀들로 하여금 결혼을 기피하지 않게 하는 강력한 방법 중 하나일 것이다.



* 다음 주에는 ‘각방 사용’에 대해서 얘기하고자 한다. 

* 그리고 그다음 주에는 ‘황혼이혼, 그들의 이혼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매주 하나씩 글쓰기를 강제하는 의미에서 ‘주간 고미진’으로 정하였다. 그렇지 않으면 평생 글쓰기를 못할 것 같았기 때문이다. 또 미리 주제를 정해 둠으로써, 나를 강제하고자 한다.)

* 소년사건에 관심과 애정이 많은 사람으로서 [소년, 그들의 이야기]는 글쓰기 주기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게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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