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갈등 문제해결 부부상담
서양 속담 중에는 "시어머니는 설탕으로 만들어도 쓰다"는 말이 있다. 일반적으로 개인주의 문화가 자리잡고 있는 외국에서도 고부관계는 쉽지 않은가보다.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는 결혼이지만, 배우자의 직계가족과 원만한 관계를 맺기란 생각처럼 간단하지 않다.
도대체 왜 그럴까?
결혼은 서로 다른 두 문화가 합쳐지는 과정이다. 남편의 가족인 '시댁'의 문화와 아내의 가족 '처가'의 문화는 너무나도 다르며, 하루 아침 합쳐진 그 두 문화는 한동안 시행착오를 겪으며 혼합될 것이다. 물론 그 기간 동안 신혼부부 간에도 작고 큰 싸움이 계속될 것이다. 뭐 부부간의 싸움은 맞춰가면 된다지만, 며느리의 입장에서 시어머니와는 좁혀지지 않는 생각의 골이 있는 것 같다. 도대체 며느리인 나한테 이런 것을 요구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경우 부모님이 자식에게 갖는 애착은 상당히 몰입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특히 부모 가운데 어머니가 더욱 더 자식에게 몰입하는 경향을 띤다. 남편이 경제활동을 담당하고 아내가 자식 양육과 가사를 책임지던 가부장제 사회가 몇 십년 동안 지속되어 왔었기 때문에, 그런 역할 구분에 맞춰 자녀와의 관계도 설정되었다. 그만큼 우리나라의 어머니들은 '자녀만을 바라보며 자녀 양육에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며 살아왔다'고 자기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경우도 많다.
이렇게 자기 자신의 삶과도 같은 자녀가 결혼을 하게 된다? 어떻게 될까?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을 때, 시어머니는 자신의 희생을 보상 받고 싶어하게 된다. 그리고 그 보상을 '며느리'가 어느 정도 해 줄 것이라고 기대를 하게 된다. 또한 경제적, 물리적으로 아들 내외가 독립을 하였다고 해도 심리적으로는 품안의 자식이라고 생각하며 독립을 시키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아들과 며느리의 가정은 별개의 가정임을 생각하지 못하고 의무적으로 살피고 간섭하려고 한다. 시어머니 자신은 보살펴주고 챙겨주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상 며느리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활영역에 대한 동의 없는 침범이 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아들, 즉 남편의 역할도 중요하다. 아내와 어머니 사이의 갈등의 씨앗이 보일 때 남편이 시어머니의 편을 들면서 '너가 참아야지'라는 식의 대응을 하면 부부 갈등은 더욱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부부상담을 추천하는 이유는 부부 간에 의견이 일치할 수 있는 자리가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결혼을 한 이후에는 부부가 중심이 되는 관계가 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부부 간에 의견 일치가 되어야 한다. 고부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부부상담은 원가족간의 관계를 바로보고 배우자의 심리를 이해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그 이후에 시어머니로부터 온전하게 심리적인 독립을 이루어내고 시어머니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노력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