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호밀밭의 사기꾼 Jan 28. 2021

동물가족은 돈 주고 사는 물건이 아니야

그동안 개와 고양이와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혹시 ‘나도 동물가족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니? 좋은 가족이 되어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고 싶어졌다면 오늘 내가 그 비법을 알려줄게. 바로 사지 않고 입양하는 거란다!(<어린이 동산> 12월호)


동물가족과 함께 사는 것은 정말 행복하고 즐거운 일이야. 동물들에게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사랑과 행복은 직접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지. 우리 친구들도 그런 행복을 경험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하지만 새로운 가족을 맞이한다는 건 아주 많은 준비가 필요하단다. 오늘은 반려동물을 입양할 때 꼭 알아두어야 할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줄게.


지금까지 반려동물과 함께 산다는 건 아주 행복한 일이지만 그만큼 책임져야 할 것도 많다는 걸 알게 됐을 거야. 나 혼자 열심히 한다고 해서 잘 키울 수 있는 것도 아니지. 그렇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건 모든 가족이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데에 동의해야 한다는 거야. 한 사람이라도 반대한다면 안타깝지만 입양을 해서는 안 돼. 가족 중에 누군가가 알러지가 있거나, 털 날리는 것을 견디지 못하거나, 짖는 소리에 예민하다면 동물과 함께 사는 일이 아주 힘들겠지? 가족 중 단 한 사람이라도 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 고통스러운 일이 되어서는 안 된단다.


우리 친구들은 아직 어리니까 무엇보다도 부모님의 동의가 필요해. 왜냐하면 동물을 키우는 데에는 비용이 들기 때문이야. 안타깝지만 우리 친구들은 돈을 벌 수 없으니 부모님의 사정도 생각해야 하겠지? 또 우리 집이 반려동물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인지도 확인해봐야 해. 어떤 집은 반려동물을 키울 수 없다는 규칙이 있기도 하고,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환경인지 잘 살펴야 하거든. 커다란 대형견을 데려왔는데 집이 너무 작거나, 고양이를 데려왔는데 캣타워를 둘 수 없는 집이서도 안 되겠지. 


자, 가족 모두가 동의하고 환경도 잘 확인했다면 이제 어디로 가야 할까? 

손쉽게 개나 고양이를 만날 수 있는 펫샵을 떠올리는 친구들도 있을 거야. 투명한 진열대에 자그마한 새끼 고양이나 강아지가 웅크리고 있는 가게들을 지나쳐본 적이 있지? 마트에서도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지. 가게에서 물건을 사듯이 그런 펫샵에서는 돈을 받고 동물을 판단다. 그런데 이 작은 동물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이 친구들은 대부분 불법으로 운영되는 개농장, 고양이농장에서 왔단다. 그곳에는 평생 새끼만 낳아야 하는 개와 고양이로 가득하지. 그곳은 온갖 벌레와 세균이 득실거리고 고약한 냄새가 나. 배변도 제대로 치워주지 않고 밥과 물도 제대로 관리해주지 않아서 사방에서 배설물 냄새와 썩은 음식물 냄새가 진동하거든. 게다가 동물들을 ‘뜬장’이라는 곳에 가둬놓는데, 말 그대로 동물들이 허공에 떠 있는 사육장이야. 바닥에 발을 딛고 서 있으려면 평평한 바닥이 필요하잖아. 그런데 이 뜬장은 배설물이 밑으로 빠지기 쉽도록 구멍이 숭숭 뚫려 있어. 발가락을 짓누르는 철망 위에서 평생을 살아야 하다니, 정말 끔찍하지 않니? 


엄마 개와 엄마 고양이들은 평생 이런 곳에 갇혀서 새끼를 낳아. 새끼들은 적어도 두 달 이상 엄마 젖을 먹으며 면역력도 키우고 사회화 교육도 받아야 하지만 몸이 너무 커지면 값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한 달도 안 된 새끼들이 펫샵으로 팔려간단다. 엄마들은 힘들게 낳은 새끼들을 제대로 돌보지도 못한 채 뺏기고 마는 거지. 젖을 제대로 먹지 못한 동물들은 면역력이 약해 쉽게 병에 걸리고 심하면 죽기도 해.


깔끔한 인테리어의 펫샵 안에 놓인 작고 귀여운 새끼 강아지, 고양이를 떠올려보면 상상하기 힘든 풍경이지? 하지만 거의 모든 펫샵의 동물들이 이런 환경에서 태어난단다. 마트에서, 가게에서, 귀엽고 예쁜 모습에 반해 돈을 주고 사온 개와 고양이들은 처음에는 가족들의 사랑을 받으며 잘 살기도 해. 그러다가 몸이 점점 커지면 더 이상 귀엽지 않다고, 귀찮다고, 돈이 많이 든다고, 병에 걸렸다고 버리는 사람도 있어. 쉽게 사서 쉽게 버리는 거지. 반려동물은 질린다고 버리는 인형이 아니란다. 반려동물은 망가지면 버리는 전자제품이 아니야. 우리와 똑같이 숨 쉬고 생각하는 생명이야. 그런데도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이 물건을 사듯이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쉽게 사오고, 쉽게 버리곤 해. 


우리가 펫샵에서 반려동물을 사면, 사람들은 계속해서 새끼 강아지와 고양이를 만들어낼 거야. 동물을 돈벌이 수단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은 동물들의 삶에 대해 고민하지 않으니까. 그러니 이 나쁜 행동들을 막으려면 더 이상 펫샵에서 동물을 돈 주고 사와서는 안 돼. 사는 사람이 사라지면, 파는 사람도 사라질 테니까 말야. 


이미 동물보호소에는 버려진 개와 고양이들이 넘쳐나고 있어. 잔인한 환경에서 마구잡이로 태어난 동물을 돈 주고 사오는 것보다, 가족을 잃은 동물들에게 새로운 가족이 되어주는 게 더 의미있는 일이 되지 않을까? 입양할 때는 신중하게 고민하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사랑하며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다면, 동물보호소의 문을 두드려 봐. 어느 순간 “너구나, 우리와 함께 평생을 함께할 가족이!”라고 외치게 될 거야. 


유기되고, 파양되고, 길에서 살던 개와 고양이 친구들이야. 모두 인간 가족을 만나 행복하게 살았고, 살고 있단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