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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보우 Jul 24. 2023

  최애가 돼버린 주변 캐릭터들

그림책 일러스트 제작기 4편


방귀고래 핑구에는 지정된 캐릭터들은

유차원 친구 두리, 몽구, 핑구엄마, 핑구아빠, 문어 의사 선생님이었다.


두리와 핑구는 어떤 종족인지 정해진 건 없었다.

작가님도 선호하는 종족은 없다고 하셨다.

핑구 친구들의 한 가지 힌트는 바다 유치원에 다닌다는 것이었다.


붙어있는 동그라미 두 개가 친구들 실루엣


뿜뿜 수업이 있는 걸 보니 고래들이 다니는 유치원으로 할까 했지만

율동성이 부족한 고래 캐릭터를 여러 마리로 가는 건 재미가 없을 것 같았다.


두리와 몽구를 육지 동물로 하든, 사람으로 하든 자유였지만

핑구는 주인공으로써 여러 번의 등장을 위해 오히려 무난한 느낌이 들게 만들었다면

주변 친구들은 개성 있게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친구들, 두리와 몽구


멍~



두리는 해파리와 문어의 중간쯤 되는 조합으로 땋은 머리로 발랄함을 더했다.

몽구는 포도같이 생긴 실루엣에 포도송이 같은 아줌마 파마를 하고 몽환적인 눈빛을 가진 물고기가 되었다.


핑구는 여러 번의 수정을 거쳤다. 모양도 여러 번 변했고

배경이 바닷 속이고 파란색일 걸 감안해 노란색 단색으로 최종결정되었다.

두리와 몽구는 수정작업이 없었다. 느낌대로 그렸는데 내가 표현하고 싶은 느낌을 주는 친구들이었다.

두리와 몽구는 핑구 동화 중 나의 최애 캐릭터이다.

대신 둘 중에 누가 더 좋냐고 한다면 아마 대답을 하지 못할 것 같다.


이쯤에서 나의 최애 장면을 소개한다.


그 자체로 몽롱한 귀여움이 치사량이다


동화에는 핑구의  친구, 가족, 엑스트라인 축하물고기, 야광거북이 등까지 합치면 약 10개의 캐릭터가 등장한다.

그중 한 마리만 더 소개하자면 바로 엑스해마이다.

일단 공식 사과부터 하고자 한다. 표지서부터 방귀를 맞고 기절하는 모습을 보이는 비운의 캐릭터로 그렸기 때문이다.


엑스해마는 해마 정통 아웃핏에 인디언풍 헤어를 가진 핑구의 친구이다.

해마는 장난기가 많아서 뭔가 장난을 치려고 핑구 뒤로 살금살금 가다가 방귀에 먼저 당하는 그런 느낌이다.

두 번의 등장인데 두 번 다 뭔가를 맞고 기절해서 진짜 눈을 뜬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혹시 다른 모습으로 만나게 된다면 바닷속에서 히피 스타일의 자유를 즐기는 엑스해마를 그려보고 싶다.


 '유치원 친구 몽구와 두리는'이라는 글의 한 단락을 보고 정체 모를 생명체를 만들어내고

거기에 부가적인 상황과 표정, 스타일 등을 추가하는 일이 너무 흥미로웠다.

그림책 작업 중 가장 재미있는 작업이 주변 캐릭터들을 만드는 일이었다.


하지만 어찌 즐거운 일만 있을 수 있겠는가.

다음화에는 이번 그림책 작업의 어려움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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