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 리뷰
짱구는 변함없이 용감하고 따뜻한 나의 영원한 5살 친구이다. 누군가는 뻔하고 진부한 어린이용 영화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짱구 시리즈에는 전시리즈를 관통하는 진심이 담긴 메시지가 담겨있다. 잊어서는 안 될 그 마음이 정말 진심으로 느껴지기에 어른이 되어서도 짱구 시리즈를 계속 보게 되는 것이다. 2024년 12월 18일 개봉한 <짱구는 못말려: 우리들의 공룡일기>는 극장판 짱구는 못말려 시리즈의 31번째 이야기이다. 공룡을 주제로 한 영화인만큼 닌텐도 스위치게임 짱구는 못말려 나와 박사의 여름방학 끝나지 않는 7일간의 여행이 떠오르기도 했다. 공개되기 전부터 큰 화제가 되기도 했던 만큼 어떤 내용이 담겨있을지 기대가 됐다.
곧 다가오는 여름방학에 설레는 마음으로 가득한 짱구, 현대에 공룡을 되살린 대형 테마파크 다이노스 아일랜드가 개장한다는 소식에 들뜬다. 수지 덕분에 다이노스 아일랜드에 가게 된 친구들은 공룡들을 만나게 된다. 한편, 흰둥이는 산책 중 다리 밑에서 공룡 한 마리를 발견하고, 힘이 없는 모습에 자신의 사료를 내어주며 점차 가까워진다. 그때, 짱구와 친구들은 흰둥이와 공룡 한 마리를 발견한 뒤 이름을 지어주고 공룡 나나의 새로운 가족이자 친구가 되어주기로 결심한다.
공룡을 직접 볼 수 있는 대형 테마파크 다이노스 아일랜드는 선의에서 시작됐지만 처음과는 전혀 달라진 한 사람의 욕망을 비추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성공을 거둔 만큼 이번에 선보이는 다이노 아일랜드 또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고 있었다. 처음에는 공룡 부활이라는 것 자체에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되었다. 다른 시대에 살았고 이미 멸종된 동물을 다시 부활시키는 것과 사람과 공룡의 공존이 가능할지에 대한 회의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생명을 쉽게 여길 수 있는 위험성 또한 있었지만 저지됐다. 하지만 과연 그 사람은 진정으로 그것을 원했을까. 인정을 받을수록 더욱더 심해지는 사람들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거짓됨은 자신뿐만 아니라 주변인들을 고통으로 몰아넣고 말았다. 자식에게는 자신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하고, 평생을 부모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실패한 사람처럼 느끼게 만들었다. 이들 앞에 나타난 짱구가 모든 것을 바꾸는 부분이 굉장히 흥미롭게 다뤄진다.
이번에는 친구들도, 가족들도 함께 하는 영화 극장판은 아니었지만 다른 극장판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전반부가 가족들과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후반부는 친구들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더욱 흥미로웠다. 이 영화는 특히 가족이라는 존재, 친구라는 존재에 대해 생각해 보게 만든다. 흰둥이는 짱구의 집에 오기 전에 주인에게 버려진 유기견이었다. 하지만 짱구 가족이 흰둥이를 따뜻하게 맞아주고 진정한 가족으로 대했다. 그런 기억을 담고 있던 흰둥이가 나나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모습이 겹쳐진다. 따뜻함은 이렇게 이어지며 유대감은 종을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동물, 동물과 동물 사이에서도 깊은 유대감을 만들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다.
짱구 시리즈를 보면 객관적인 평가가 좀 불가능해진다. 어린 시절부터 함께 해온 친구이기도 하고 보기만 해도 그냥 기분이 좋아지는 그런 존재라서 그런지 더욱 평가가 어렵다. 이번 영화는 특히 영화 중간중간에 짱구는 못말려의 전시리즈 인물들이 조금씩 출연해 반가움을 안겨주어서 상당히 좋았다. 다음 시리즈가 궁금해진다. 짱구는 5살 꼬마지만 어른이라서 놓치기 쉬운 소중한 가치를 되짚어준다. 누구도 가치 없는 사람은 없다고, 포기하지 않고 계속 희망을 가지며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특히 오프닝 노래부터 마음을 좀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가사가 마음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사람을 쉽게 평가하고 일정한 기준에 의해 가치를 판단하는 사회에서 꼭 필요한 시선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각자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자신의 꿈을 가져야 한다는 것을 일깨워주는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