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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름다운 니니 Sep 20. 2022

24. 개미와 베짱이의 오해

네가 아는데 전부가 아니라고!!

 아무리 생각해도, 다시 한번 생각해도 지난번에 내 블로그에 와서 일개미답게 살라는 사람이 이해가 되지 않고 용납되지 않는다! 도전할 용기가 없으면 본인만 그렇게 살면 되지 살기 위해 캐나다로 날아온 용기 있는 멋있는 나에게 이래서 저래라 하고 있는 모습이 가관이다. 그래서 알아봤다. 개미와 베짱이.

 베짱이는 원래 우리 선조들에게는 밤새 울며 공부하는 부지런한 곤춘으로 인식이 되어있었다. 하지만 생태계를 잘 몰랐던 혹은 작가적 상상력이 풍부했던 '이솝'은 이 베짱이를 밤새 노는 곤충으로 보고 이야기를 만든 것 같다. 계속 일하는 개미는 우리 선조들에게도 근면성실의 모델이기도 했다. 개미에 대한 속담들이 많은 것을 보면 그것을 알 수 있다. 뭐가 됐든 베짱이에 대한 왜곡된 시선이 있던 것은 확실하다. 개미는 다년을 살지만 베짱이는 1년밖에 살 수 없다. 가을이 되면 거의 다 죽게 되고 겨울이 되면 어차피 살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사실 베짱이는 여름 내내 그렇게 울어댔던 것이다. 베짱이의 종족번식을 위해서 짝짓기를 해야 되는데 그 짝을 가만히 앉아서 찾을 수 없으니 구애의 노래를 불러야 됐다. 오히려 베짱이는 본능에 의해서 열심히 노력한 것이다. 베짱이는 알고 보면 노동의 산물이었던 것이다. 이렇게 밤이 새도록 노오력하고 노오동했는데 인간들이 노래하는 게으른 곤충이라고 생각했다는 것을 알면 얼마나 허무할까.

 반면 개미에 대한 오해도 있다. 개미는 물론 성실하고 많이 움직이고 일을 한다. 하지만 일하는 개민들은 한 군락에 20-30%밖에 되지 않는다. 나머지는 집에서 단순 대기를 한다. 또한 여왕개미는 하는 게 없이 알만 낳는다. 하지만 여왕개미의 삶 또한 기구하다. 자신이 죽임을 당하지 않으려면 알을 계속 낳아야 되는데 모든 일에는 끝이 마련다. 평생을 놀고먹고 집 밖으로 안 나가다가(여왕개미 초반에 일개미가 없을 땐 여왕이 일을 한다.) 알을 낳지 못하면 죽임을 당하기 위해서 집 밖으로 끌려나간다. 생각보다 모든 개미는 성실하고 일만 하지 않는다.

 이렇듯 타인의 삶은 보이는 것 만으로는 모든 것을 알 수 없다. 보이는 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는 것이다. 잘 지내는 사람이 어느 날 갑자기 자살을 하기도 하고, 겉으로는 거지 같은 행색의 사람이 알고 보면 건물을 몇 채나 가지고 있는 부자인 경우도 우리는 쉽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에 찾아왔던 그 사람은 지금 뭐 하고 있을까? 나에게 일개미답게 일이나 하고 베짱이 같이 살 거면 타인을 선동하지 말라고 했던 사람은 개미같이 일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보인은 당장 올 겨울에 죽을 줄 알고 열심히 일하던 베짱이가 아니었을까.


 그 사람에게 장기하의 노래를 들려주며 끝내고 싶다.

내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니가 나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걔네가 너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면
니가 걔네로 살아 봤냐 아니잖아 아니잖아 아니잖아 어? 어?
 아니잖아 어? 어?
그냥 니 갈 길 가

장기하와 얼굴들 '그건 니 생각이고' 




TMI : 원래는 '개미와 매미'였다. 번역과 이런저런 시간이 흐르면서 우리나라는 '개미와 베짱이'라고 번역이라고 통용이 됐다고 한다.


TMI 2 : 비건 베짱이가 있지만 많은 베짱이들은 육식을 한다. 겨울에 개미를 찾아간 베짱이는 개미에게 음식을 얻으러 간 게 아니고 개미를 잡아먹으러 갔을 확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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