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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책방 May 15. 2022

신자유경제 선진국을 만들었는가

나쁜 사마리아인들 - 장하준

대한민국은 일본과 반목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일본이 그들의 잘못된 과거에 대하여 뉘우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작년 광복절 담화문에서는 더 이상의 '사다리 걷어차기'라는 국제 사회에서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국민에게 호소하였다.


2020년 대한민국 경제 및 사회는 이념 대립으로 뜨겁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읽어보고 나 자신은 점점 자유경제적 철학을 지지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폭넓은 사고를 확보하기 위해 선택해 보았다. 2007년 케임브리지의 장하준 교수님께서 지은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결론부터 살펴보자. 신자유경제 정책 덕분에 오늘날 선진국들이 경제 성장을 이루었는가? 저자에 의하면 '그렇지 않다'이다. 오늘날 경제성장을 만든 주요 동력은 자유경제가 아니라 '보호무역주의'임을 다양한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1800년대 영국은 곡물법을 폐지한다. 즉, 수입하는 곡물 제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았다. 자유경제학자들이 승리했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곡물법 폐지 이후 대륙의 경쟁 국가들은 상공업 대신, 농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게 되어 영국이 상공업에서 독점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초대 재무 장관이었던 알렉산더 해밀턴은 정부의 보호 아래 제조업을 성장시켜야 한다는 것을 주장했다. 1800년대 초반 영국과 전쟁 발발 후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여 국내 산업이 발전하는 계기(?)가 된다. (이는 2019년 대한민국에서 발생한 불화수소 등 3개 항목에 대해 일본이 수출 규제를 가하게 되고, 대한민국에서는 자국의 힘으로 원료 다원화를 실시한 것과 유사해 보이기도 한다. 필자는 기술자로서 의구심이 든다. 정말로 3개 제품에 대한 원재료 다원화가 완료되고 있는가? 공장 생산 수율은 정상적인가?)


도요타의 일본, 노키아의 핀란드 (필자 의견: 책이 출간될 2007년 즈음 노키아는 전 세계 1위의 휴대전화 메이커였다.) 모두 자유경제가 아니라 보호주의에 의해 성장했음을 강조한다. (필자 의견: 2020년 노키아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1841년 독일의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리스트는 영국이 자신들은 높은 관세와 광범위한 보조금을 통해서 경제적인 패권을 장악해 놓고서 정작 다른 나라들에게 자유 무역을 권장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그는 영국이 세계 최고의 경제적 지위에 도달하기 위해 스스로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렸다'라고 비난하며 "정상의 자리에 도달한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뒤따라 올 수 없도록 자신이 타고 올라간 사다리를 걷어차 버리는 것은 아주 흔히 쓰는 영리한 방책"이라고 꼬집었다. (중략) 그들은 '우리가 했던 대로 하지 말고, 우리가 말하는 대로 하라."라며 나쁜 사마리아인처럼 곤경에 처한 다른 사람들을 이용하고 있다. (중략) 부유한 세계에 사는 사람들 가운데에는 개발도상국에게 자유 무역과 자유 시장을 권장하는 것이 위선이라는 것조차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 나쁜 사마리아인들



책을 덮고, 저자의 의견에 몇 가지 의문점이 생긴다.


첫 번째, 저자의 주장처럼 선진국들이 보호무역 정책만으로 경제 발전을 이루었는가이다. 미국 연방은행장을 역임한 알렌 그린스펀에 의하면 경제는 매우 탄성적이어서 통화 증가와 함께 경제 성장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했다. 보호무역주의는 특정 형태에서는 의미가 있는 경제 모델일 수 있지만, 그것이 경제 성장의 전부인 양 표현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처럼 느껴진다.


 번째, 1800년대 경제 상황의 2020년에도 적용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다. 예를 들어 현대 사회는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 사회 전반적 상황이 바뀌었다.  우리는 필요하다면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 없는 물건 구매가 가능하다. 저자에 의하면 특허나, 책과 같은 저작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 오히려  개발 국가 사람들이 해적판을 이용하여 낮은 가격으로 학습을 하게 되면 경제에 궁극적으로 도움이 되고, 그러한 해적판은 본국에서 유통될 일이 없다고 한다. 매우 이상적인 발상이다. 만약 해적판을 합법화한다면 다양한 형태로 해적판이 시중에 유통되어, 저자의 연구 의지(동기) 송두리째 짓밟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기업윤리와 경제 성장은 아무런 연관성도 없는 것으로 표현한다. 자이레와 인도네시아의 사례를 들어보면, 두 국가 모두 일정 기간 동안 부패 정치가 만연하여 독재자들이 부정 축재를 실시했다. 자이레는 금전을 모두 스위스 은행으로 빼돌렸지만, 인도네시아의 경우 대부분은 금액이 국내에 남아 유통되어 자이레보다 인도네시아가 발전을 이루었다고 한다. IMF에서 기업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비논리적임을 저자는 강조한다. 그럼 엔론 사태는 무엇인가? 다단계로 수많은 사람들의 경제사정을 파탄 낸 총수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들이 사회 경제에 일하고자 하는 동기를 빼앗아간다는 생각은 들지 않을까?


그 외에도 많은 질문이 떠올랐다. 평범한 직장인이 보기에는 많은 아쉬움이 있는 책이었다. 저자의 말대로라면 일본의 불화수소 등 3개 제품에 대한 한국 수출 규제는 매우 당연한 의사 결정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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