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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아인텔리전스 Sep 23. 2022

ARM과 퀄컴의 고래싸움, 절대 못 물러서는 이유는?

현지시각 8월31일, 영국 반도체 설계 업체 ARM 홀딩스가 미국 반도체 기업 퀄컴(Qualcomm)과 누비아(Nuvia)를 상대로 미 델라웨어 주 지방법원에 계약 위반과 상표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ARM이 승소할 경우, 퀄컴의 가장 큰 전략적 인수 기업인 누비아의 효용가치가 크게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IT 관련 다수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데다 공격적인 법적 분쟁을 불사하는 퀄컴의 이력을 볼 때, 지금처럼 소송까지 간 데에는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근거 있는 자신감일까, 소송 제기한 ARM은 어떤 회사?

이미지 출처: ARM


ARM은 반도체 관련 IP(지적재산)만 거래하는 반도체 설계 전문 기업입니다. 누구나 ARM이 설계한 반도체 디자인에 대한 라이선스를 구매하면, 필요에 따라 수정할 수 있고, 수정된 디자인으로 제작된 칩을 판매할 수도 있게 됩니다.


ARM이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 IP는 현재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소형 프로세서의 기반이 되는 기술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다른 반도체 기업들과 달리 반도체 제품은 판매하지 않고 오직 IP만 거래한다는 ARM의 ‘뚝심’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요즘과 같은 IoT 시대에는 자동차, 전자기기, 공장은 물론 안경이나 구두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물’에 인터넷을 연결하여 정보를 주고받고 있는데, 이런 물건에는 반도체 칩이 반드시 내장됩니다.


다양한 크기의 사물에 장착하려면 항상 전원과 연결되어 있지 않아도 되는 ‘초 저소비 전력 반도체 칩’을 사용해야 하는데, 현재 해당 조건에 부합하는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갖고 있는 유일한 기업이 바로 ARM입니다.


ARM의 칩은 인텔과 AMD가 만든 x86 기반 칩보다 전력 효율이 높아 최근 몇 년간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ARM은 자사 기술로 제작된 칩이 판매될 때마다 제휴사로부터 로열티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 5월 ARM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라이선스 수익은 11억3천만 달러, 로열티 수익은 그보다 높은 15억4천만 달러입니다.



ARM과 퀄컴의 ‘고래 싸움’, 왜 벌어졌나?


이번 재판은 퀄컴이 인수한 누비아라는 업체로부터 기인했습니다. 퀄컴에 인수되기 전 누비아와 ARM이 맺은 라이선스 계약이 여전히 유효한지 여부가 이번 재판의 쟁점입니다.


ARM은 소송 전에 “누비아가 퀄컴에 인수됨에 따라 누비아와 맺은 라이선스 계약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고 퀄컴과 누비아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ARM이 지속적으로 퀄컴을 포함한 라이선스 계약을 다시 체결할 것을 종용했지만, 퀄컴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이에 올해 3월, ARM은 누비아와의 라이선스 계약을 종료하고 지속적으로 협의를 이어오다가 입장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칩 정보와 하드웨어 파기,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한편 누비아는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사용되는 A시리즈 칩을 설계한 애플 출신 엔지니어 3명이 2019년에 설립한 회사로, 데이터 센터 서버용 맞춤형 CPU를 전문적으로 설계했으며 피닉스(Phoenix)라는 이름의 CPU로 이름을 알린 바 있습니다.



ARM이 퀄컴과 누비아를 상대로 법원에 제출한 고소장의 1페이지 사건 개요

[출처: 엑시오스]


① 퀄컴은 누비라가 ARM의 라이선스를 위반하게 함으로써 ARM이 (누비아에게 제공했던) 라이선스를 종료하도록 하였다. 이에 따라 퀄컴과 누비아는 ARM 기반 기술 제품의 사용을 중단하고 폐기해야 한다.


② ARM은 특정 성능의 누비아 라이선스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다. ARM은 퀄컴과 누비아가 누비아의 관련 기술과 제품의 사용을 중지하고 (생산된 제품을) 폐기 처분하며 ARM의 상표에 대한 부적절한 사용을 중지하도록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한다. 


③ 또한, ARM은 누비아의 관련 기술을 활용한 반도체 칩과 ARM의 상표 사용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




이에 퀄컴은 누비아를 정당하게 인수했기 때문에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습니다.


퀄컴은 “ARM이 더 나은 디자인을 개발할 수 있으면 구매할 의사가 있다”며 “ARM은 퀄컴이 주문제작 중앙처리장치(CPU)와 관련한 광범위한 라이선스 권한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승소를 자신하고 있습니다.


퀄컴의 법률 대리인인 앤 채플린 변호사는 “ARM은 퀄컴이나 누비아의 혁신을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이번 소송, ARM과 퀄컴 모두에 ‘배수진’일까? 


ARM과 퀄컴 모두가 소송에 사활을 거는 분명한 이유가 존재합니다.


2020년, ARM이 모기업인 소프트뱅크 그룹에 의해 엔비디아로 매각될 가능성이 제기되었지만 미국, 유럽연합, 중국 등 각국 규제 당국의 견제로 인해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퀄컴 등 경쟁사가 ARM과 엔비디아의 결합을 견제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결국 소프트뱅크 그룹은 ARM 매각을 포기하고 대신 IPO를 진행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특히 올해 들어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고 있는 소프트뱅크 그룹이 자사 알짜 기업인 ARM의 IPO를 서두르려고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소송의 결과가 ARM의 IPO 성공 여부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입니다.


퀄컴에도 절대 물러설 수 없는 이유가 존재합니다. 누비아의 설계를 사용해 만든 신형 칩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해당 발표가 자사 최대 경쟁사인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퀄컴이 ‘배수진’을 친 이유는 무엇인지, 퀄컴의 라이선스 활용 가능성이 반도체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되는지, 또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는 ARM과 퀄컴의 진짜 속내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서는 아래 로아리포트 원문에서 자세히 확인해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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