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할때하자 Sep 29. 2023

공무원이 2주나 휴가를 써?!

입직 후 첫 장기휴가를 떠나다


네, 말 그대로 2주 휴가를 냈습니다. 실은 연가를 7일 사용했을 뿐인데 추석연휴부터 시작해 10월 15일까지 보름이 넘는 시간이 생겼습니다.


운 좋게 타이밍이 맞아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파견을 나온 상황인 데다가 9월에 큰 행사가 끝나 잠시 텀이 생겼고, 황금연휴까지 겹쳤습니다. 원 소속부처에 있었다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었죠. 주변에서는 남몰래 신혼여행 다녀오는 거 아니냐며 놀리곤 합니다. 아마 공직에 머물며 이렇게 시간을 낼 기회는 신혼여행 이외에는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래서 이번 휴가가 더 소중합니다. (유럽인들은 한 달씩 휴가를 떠나던데, 얼른 장기휴가 문화가 자리 잡길 바랄 뿐입니다)


올해는 제게 특별한 해입니다. 책을 출간하는 일을 포함해 오랜 기간 꿈꿔오던 일들을 제법 여럿 이루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떠나는 여행도 그중 하나입니다.


저는 어릴 적부터 스위스에 가보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되뇌었습니다. 투니버스에서 본 알프스소녀 하이디 때문인지, 달력에 붙은 사진을 보고 마음이 동한 것인지 계기는 뚜렷하지 않지만 초등학생 때부터 변치 않았던 생각입니다. 그리고 그 꿈을 지금 이루러 떠납니다.


(물론 올해 1월 제네바 출장을 가면서 스위스 땅에 발을 디디긴 했지만, 국제회의에 참석하느라 개인적인 시간이 없었고 날씨도 계속 흐려 제대로 된 경험을 하지 못했습니다.)


총 14박 16일, 스위스를 한 바퀴 돌고 남프랑스를 거쳐 파리에서 끝나는 일정입니다. 지금은 인천공항행 열차 안이고요. 오늘 저녁 6시 비행기니, 독자분들이 글을 읽으실 땐 이미 하늘에 떠있을 것 같습니다.


항상 그렇듯 혼자 떠나는 여행입니다. 출장을 제외하고 유럽은 두 번 다녀왔는데, 각각 36일, 24일간 혼자 돌아다닌 여행이었습니다. 한인민박이나 투어에서 우연히 만난 동행들과 친구가 되고, 때론 현지인이나 다른 여행객과도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이번엔 어떤 새로운 경험과 인연이 저를 기다리고 있을지 기대됩니다.


짬짬이 여행을 제법 다닌 편인데, 소회를 글로 남긴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실은 수험서보다 여행기를 쓰는 게 더 취향에 맞고 자신 있는데 말이죠. 어릴 적부터 기행문을 써서 상 받는 일이 더 많았거든요.


여행을 다니며 간간이 기록을 올릴 계획입니다. 당연히 여행을 마치기까지 당분간 공부에 대한 이야기와 유튜브는 올리지 못할 것 같습니다. 눈앞에 펼쳐진 알프스 산맥을 두고 공부 이야기라니, 예의가 아닐 것 같아서요.


모처럼 긴 추석 연휴입니다. 공부하느라 바쁘실 테고, 누군가는 3차 면접 준비로 정신없으실 텐데 식사라도 잘 챙겨드시며 공부하길 바랍니다. 그럼, 스위스에 도착해서 다음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