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이끌림?
작년부터 소개팅 제안이 많이 들어왔다.
이직을 하고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면서
감사하게도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많았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두번째는 혹시나 해서
세번째는 역시나였다.
소개팅을 처음 해본 건, 대학교 3학년때였다.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되었고, 처음부터 아무런 기대가 없었는데 의외로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이 들었고 좋은 인연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처음 소개팅을 할 때 좋은 결과를 얻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소개팅’이라고 하면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근래에 4번째 소개팅을 하면서 현타가 왔다. 그리고 무엇보다 슈퍼 이끌림이 없었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걸까?
나는 사람과의 대화를 나누는 걸 좋아하는 사람인데 이제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대화… 그만 접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개팅인데 왜? 일의 연장선 같은 착각이 드는 건지… 착각이 아니라 팩트였는데 애써 모른 척했던 걸 수도?
다시 최근 소개팅 이야기로 들어가 보면…
가벼운 스몰토크가 진행되어가고 있을 때 공채 출신이냐는 질문, 자취하냐는 질문 등 생각보다 무례한 질문들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여기서 내가 뭐 하고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MZ라서 그런가? 합리화를 해보려고 했는데 같은 MZ가 들어도 이해되지 않았다. 혹시나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방에게 불편하지 않았을까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상대방은 질문이 무례하다는 걸 전혀 모르고 있는 느낌이어서 어느 순간부터 나는 말을 잃어갔고, 내가 무엇 때문에 아침부터 일찍 화장하고 굽 높은 구두를 신었지?라는 허탈함과 이렇게까지 마음이 가지 않는 사람에게 굳이 노력해야 하나 싶었다.
그리고 얄궂게도 이전에 행복했었던 연애가 회상이 되었다. 그때는 서로 바라면 봐도 마냥 좋았고 즐거웠는데 이제는 그런 연애를 바라는 게 사치인 걸까? 그때의 나는 조건을 보고 사랑을 시작하지 않았다. 나이가 차서 그런지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다 보니 그래서 지금은 이전처럼 순수하게 그 사람만을 보고 연애하기가 힘든걸 수도 있다.
돌이켜보면, 소개팅 때 무례한 질문을 했었던 사람들은 아마 본인만의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어서 그런 말을 서슴없이 했던 것 같다. 나는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포장하는 사람을 멀리하는 편이라 그런 언행을 했다는 게 나로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나이가 들면 내가 바라는 상대방에 대한 조건들을 어느 정도 포기를 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나라는 사람은 굳건했다. 소개 제의가 들어오면 나도 딱 하나를 물어보고 내가 바라는 조건이 맞는다면 바로 소개를 받는 편이다. 아직 포기하지 못하는 걸 보니 덜 급한 걸 수도?
사실 좋은 가정을 꾸리고, 둘도 없는 단짝 같은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마음은 크지만 아직 나라는 사람이 혼자만의 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아직은 혼자가 좋다는 생각이 든다.
이러다가 실버타운에 갈지도 모르지만…
아직은 혼자인 내가 좋다^_^
말은 이렇게 하지만 또 어느 순간 공휴일이나 주말이 오면 마음 맞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데! 나는 맨발인 걸까?
연예인 이효리 님이 말씀하셨다.
좋은 사람이 아니라 나랑 맞는 사람을 만나세요!
과연 나는..
슈퍼 이끌림을 찾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