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에 걸린 생각들
2월의 어느 날, 늦겨울 제주도 바닷가. 이름 모를 해안가 근처에 차를 세웠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날씨. 해변가에는 아무도 없었다. 한산한 모래사장을 채우는 바람과 파도소리.
바닷가를 걸으며 마주한 적막한 풍경. 황토처럼 붉은색의 토양에 새긴 발자국. 푸석푸석한 흙의 느낌이 외계 행성 위의 땅을 밟고 있는 듯했다. 파도처럼 밀려오는 깊은 고요함.
두 눈앞에 펼쳐진 바다가 마음속의 바다로 이어지는 듯한 느낌. 말 한마디 들리지 않는 풍경 속에서 분절된 마디들을 주워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