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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헬스조선 Apr 07. 2023

3세 아이에게 들깨 먹인다면 알레르기 반응 확인하세요

국내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들깨가 중증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요 원인 식품으로 확인됐다. 기존에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수영·정경욱 교수팀은 소아청소년 급성 중증 알레르기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다. 2016년 9월부터 2019년 6월 사이, 들깨 섭취 후 2시간 내 급성 알레르기 증상을 경험해 아주대병원 등 2개 상급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에 내원한 환자 중 21명의 임상적 특성을 조사한 것이다.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만 3세였다.


분석 결과, 환자 21명 중 6명(28.6%)이 중증 전신 알레르기 반응인 아나필락시스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나필락시스는 특정 식품이나 약물 등에 노출 후 전신에 발생하는 과민반응으로, 적절한 치료가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21명 중 15명(71.4%)이 아토피피부염을 동반하고 있었다. 이외에 비염(4명, 19%)과 천식(2명, 9.5%) 순으로 알레르기질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임상 특성 연구에서 더 나아갔다. 먼저 환자들의 피부 반응을 알아보기 위해 실험실에서 들깨 단백을 추출해 진단용 피부반응검사 시약을 자체적으로 제조했다. 그 다음 추출한 단백을 이용해 효소면역측정법(ELISA)과 IgE(면역글로불린 E) 면역블롯을 시행했다. 면역블롯은 특정 단백질을 검출하기 위해 사용하는 분자생물학 기술이다.


피부반응검사 결과 환자 21명 중 15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다. 효소면역측정법 실험 결과에선 18명(85.7%)이 들깨에 관한 혈청 특이 IgE 양성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면역블롯 시행 결과, 분자량 50kDa, 31-35kDa, 14-16kDa의 단백이 들깨 알레르기 환자 50% 이상(11명)의 혈청과 결합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3개 단백 분획의 아미노산 염기서열 분석한 다음 들깨 올레오신 포함 8개의 들깨 단백을 알레르기 항원으로 추정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증례 보고 이외에 들깨 알레르기의 면역학적 특성을 체계적으로 보고한 첫 연구라고 밝혔다. 이수영 교수는 “들깨는 오래전부터 건강식품으로 알려져 흔히 섭취하지만, 소아청소년에겐 중증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 식품임이 확인됐다”며 “자녀에게 처음 들깨를 먹인다면 다른 주요 알레르기 유발 식품처럼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지 확인해 볼 것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정경욱 교수는 “세계적으로 참깨 알레르기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들깨의 경우 기존에 2편의 단순 증례보고가 전부였다”며 “앞으로 원인 단백 확인 및 면역학적 특성 규명 등 추가 연구를 통해 피부검사 시약이나 혈청검사 시약 개발 등 환자 진료에 실제로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저널’(Journal of Investigational Allergology and Clinical Immunology)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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