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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torid Jul 26. 2021

자기 계발보다
자기 발견이 먼저인 이유

당신의 자기 계발, 안녕하십니까?


나에겐 먼 이야기인 줄 알았다. 

- 왜 나는 자기 계발을 시작했을까?


작년, 행복함을 만끽하며 시작한 관계가 갑자기 마지막을 맞이했다. 쉽게 이야기하지 못했던 가치관의 차이과 현실적인 문제들 그리고 살아온 환경이 다르니 시간이 지날수록 더 조심하게 됐던 시기였다. 게다가 상대방은 긴 시간 고민해서 결정한 것처럼 이야기했다. 나름 많은 계획을 세우고 하나씩 진행하던 상황에서 열심히 살아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사라져 버린 순간이었다. 자세한 사정까지 듣는다면 혹자는 당연한 결과라 말할 수 있다. 시간이 지나고 나 역시 그런 생각을 했다. 당시 나는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웠고 몇 개월간 이미 지나버린 시간 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렇게 된 원인을 다른 사람과 내 환경에서 찾다가 마지막에는 나로 바꿨다. 그렇게 생각하자 많은 것을 포기하고, 마음을 닫았다. 머릿속과 마음이 복잡해지고 사라져 가는 자존감과 자기 효능감 그리고 우울감 속에서 살아갔다. 평소 절친한 사람이나 소중한 사람이 생기면 나보다는 상대에 집중하는 성향이 강했던 나는 관계가 사라져 비어버린 시간과 공간, 마음을 어떻게,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몰랐고 허무함과 공허함만 남았다.


그 속에서 극단적 생각마저 했었다. 못 버티면 큰일 날 것 같아 상담 치료를 받고 지나버린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때 내게 가장 필요 것은 나를 보살피는 것이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진 것이 그동안 나를 돌보지 않고 무지와 무관심, 외면했던 결과로 보였다. 그 와중에 나를 돌보고 성장하겠다고 보게 된 자기 계발 관련 콘텐츠인 동기부여 영상과 글이 내 뼈를 때리는 말을 했다. 결국 네 선택이 원인이라고...


현재는 과거 내 선택의 결과다.
다가올 미래는
지금 내가 선택하는 것의 결과다.


자주 듣는 말이고 가끔 내가 했던 말이었지만 이때만큼 뼈저리게 느껴진 적이 없었다. 예전처럼 나를 책망하는 목소리가 머릿속과 마음속에 차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그때 머릿속이 차가워지며 냉정해지기 시작했다. 극단적 선택을 생각할 정도라면 제대로 성장해보자는 아주 작은 목소리가 마음속 한편에서 들렸다. 이렇게 나는 자기 계발이라는 함정 아닌 함정에 발을 들였다.



자기 계발을 하면서 빠질 수 있는 함정

- 무작정 따라 하기, 포기와 현타로 가는 급행열차


많은 매체에서 화제가 되는 키워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제외하면 자기 계발, 재테크, 마음 챙김이다. 내가 자기 계발을 막 시작한 작년 12월 역시 비슷했다. 자기 계발을 아주 쉽게 생각하고 독서를 시작했다. 우선 읽기라도 하자는 생각으로 재테크 관련 책을 꺼내 읽었다. 그동안 살아가면서 경험한 것이 있어 제로 베이스는 아니었기에 지식은 빨리 습득할 수 있었다. 책 안에선 쉽게 이야기하지만 현실에선 수많은 제약이 있다 보니 실천하기 쉽지 않았다. 그래서 점차 책의 분야를 넓혀가기 시작했다. 책을 더 읽기 위해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잠자는 시간이 왜 그리 아까웠는지 사용할 시간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처음 맞이한 방해물이 없는 아침은 새로운 경험이었다. 인스타그램에 '미라클 모닝'과 '새벽 기상' 해시태그를 걸고 피드를 올리면 많은 사람이 '좋아요'를 해주고 나도 답방을 하고 '좋아요'를 눌렀다.  방문자가 늘어갈수록 팔로워도 늘고 많은 사람의 인증 피드를 보며 자기 계발이 대세라는 걸 피부로 느끼게 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 새벽 기상의 목적을 잃어버리고 인스타그램에 인증하고 '좋아요'를 받기 위해 일어나고 있었다. 심지어 답방하고 좋아요를 누르는데 아침 시간의 대부분을 쓰고 있고 '좋아요'와 댓글 푸시 알람이 오면 인스타그램 안에 빠져있는 나를 발견했다.


내가 왜 새벽에 일어나기 시작했는지 스스로 물어봤다. 그리고 내가 자기 계발하면서 실제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지 생각해 봤다. 당시 매일 쓰기를 하던 나는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그 안에서 글감을 찾아내 글을 쓴다는 목표를 다시 떠올리고, 인스타그램에 새벽 기상을 인증하는 행동이 내게 방해된다고 정확히 인식했다. 자기 계발의 목표와 목적을 구체적으로 확인하고 방해물과 나를 산만하게 하는 것을 정확히 정의한 후 나를 위한 새벽 기상을 하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은 걱정했던 것보다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앞서 내가 자기 계발에 함정이 있다고 말한 이유가 여기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나처럼 자기 계발을 위해 뭐든 시작한다. 많은 동기부여 콘텐츠에서 우선 시작하라는 말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조금 하다 보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럼 하나 더 추가한다. 나를 예로 들면 독서로 시작해 새벽 기상 그리고 다양한 자기 계발 모임과 플랫폼이었다. 그것도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미디어 인증이 필수인 것으로 참여한다. 초반에는 즐겁게 인증하다 나중에는 강박이 되면 진짜 자기 계발은 뒤로 밀리고 인증을 위한 것으로 변질되기 쉽다. 강박이 되는 순간 이렇게 까지 해야 되는지 고민하게 되고 버티다 현타와 번아웃이 오고 중간에 포기하게 된다. 물론 모든 사람이 이런 함정에 빠지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버티고 유지할 수 있는 자신만의 뚜렷한 목표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말하는 함정에 빠지는 사람은 그저 남을 따라 하는 사람들이다. 새벽 기상을 예로 들며 내가 경험한 것을 이야기했다. 게다가 아직도 이런 삽질을 자주 한다.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손가락은 결제 버튼을 향해 간다. 또 다른 예를 들면 유튜브나 인스타그램의 광고를 보고 나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손가락이 또 결제 버튼으로 간다. 그렇게 결제한 인터넷 강의만 10개가 넘고 완강은 하지도 못할 거면서 구매하고 초반 몇 강을 보고 지속하지 못하는 나를 질책한다. 이런 경험을 해본 사람이 많을 거라 생각한다. 다른 사람이 시작한 것과 자기 계발을 안 하면 괜히 뒤처질 것 같은 생각으로 시작했다가 중간에 포기하면 안 하는 만 못하다. 자신이 의지가 약하다고 질책하면 자기 효능감만 깎아먹는다. 다 겪어봤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나도 여전히 삽질하고 질책하고 있다. 잠깐 시간이 생길 것 같으면 무엇이든 하나는 추가했었다. 우리는 시간이 없다고 말하고 몸이 열개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데 그 원인이 바로 자신인 것을 알아야 한다. 과한 행동력으로 자기 계발이 원인이 돼 번아웃이 오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쉽게 사는 것도 생각했던 경험도 많다. 



그래서 자기 계발보다 자기 발견이 먼저다.


자기 계발을 많이 해보고 동기부여 영상을 많이 본 사람이라면 '메타 인지'라는 단어를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어 봤을 거다. 쉽게 말하면 '너 자신을 알라'는 말이다. 내가 어떤 것을 알고 모르는지, 잘하는 것과 못하는 것, 내 취향, 나는 어떤 인간인지 아는 것이다. 자기 계발은 자신을 충분히 파악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다. 남들이 하라는 대로 하는 건 지속하기 어렵다. 나를 모르는 화면 속의 타인이 하는 들어본 말과 뻔한 소리를 들으며 내 정체성과 가치관과 다른 것을 유지하는데 스스로 바뀔 거란 믿음은 잘못된 것이다. 만약 크고 작은 변화가 있다 해도 과연 긍정적인 효과는 적을 수밖에 없다. 메타 인지가 낮으면 큰 변화를 가져올 방법을 찾기 어렵다. 이런 말을 하는 나는 극적인 변화는 없었지만 몇 개월 전과 비교하면 정말 많은 변화를 겪었다. 그리고 거기에 촉매가 되는 활동을 추가했더니 이제는 즐거움도 생기려고 한다.


네이버 블로그에 포스팅한 글 중에 내 성향 테스트와 나름 객관적으로 분석하려고 했지만 주관적인 분석 글이 있다. 각 테스트 결과를 보면 비슷한 결과와 상반된 결과가 있다. 많은 결과를 보고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라고 말하는 게 아니다. 이런 결과를 파악하고 내 강점을 강화시킬 방법과 약점은 관리하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 내가 성장할 방향을 찾는 나침반으로 사용한다. 강점과 약점을 모른다면 그동안 했던 무작정 따라 하는 자기 계발이 될 가능성이 높다. 우선 시작하라고 말하는 사람이 많다. 그것도 맞는 말이다. 하지만 무작정 시작하는 것보다 자기를 알고 시작하는 것이 진짜 시작이다. 그래서 내가 3번째 자기 발견을 하며 그 과정들을 날 것으로 적어볼 계획이며 다음 글은 강점 발견과 성향 테스트와 관련해 적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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