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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laxy Nov 28. 2022

B2B 뉴스레터 희망 편 vs 현실 편

1인 체제 마케팅 팀원의 B2B 뉴스레터 제작기

'B2B 뉴스레터 희망 편'에 있는 두 가지

B2B 뉴스레터 희망 편이라 할 수 있는 단비레터, 오호레터, 베스픽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1. B2B 제품의 구매자를 넘어 사용자들도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보편적인 토픽을 다룬다.

B2B의 특징 중 하나구매자와 사용자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 소수의 담당자가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결정하지만, 구매 후에는 기업 내 다수 구성원이 사용다.


구매 결정권자는 조직 구성원들의 여론과 만족도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위해 제품에 대한 인지도나 호감도를 높이고 (예비) 사용 고객과의 관계를 형성는 일환이라고 할 수 있다.

 

2. 보편적으로 관심을 가질 토픽을 선정하되, 콘텐츠의 퀄리티와 차별성에 있어서는 독보적이다.

오징어게임도 파친코도 클라우드 덕을 봤다고요? 는 누구나 아는 토픽에서 시작해 클라우드라는 기술적인 토픽으로 연결되아티클이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아티클인데, 최근 이슈와 자사 제품의 특징을 빠삭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쉽게 풀어쓸 수 있는 필력이 필요해 쓰기 쉽지 않고, 시간도 많이 들어간다는 장벽이 있다. 

 


B2B 뉴스레터 현실 편 : 뉴스레터를 만들며 포기한 것과 지키려 한 것



B2B 마케팅 팀은 소규모인 경우가 많다. 나만해도 6년 간 B2B 마케팅을 담당하는 유일한 팀원이었다. 마케팅 팀장은 외부 미팅도 많고 타 부서와의 미팅도 많아 늘 바쁘기에, 개별 마케팅 활동을 기획하고 콘텐츠를 작성하는 것은 거의 혼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위에 소개한 훌륭한 B2B 뉴스레터를 벤치마킹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았다. 그렇다고 멋지게 할 수 있을 때까지 미룰 수도 없었다. 미디어 환경의 흐름이 콘텐츠 기반으로 고객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는 방식의 마케팅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B2B 특성상 원래도 콘텐츠 기반으로 고객과의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했기에 뉴스레터를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우선 시작하되, 좋은 뉴스레터가 가지고 있는 두 가지 덕목에서 한 발씩 물러나는 선에서 타협점을 잡았다. 뉴스레터의 타겟은 (예비) 사용 고객을 제하고 오로지 구매 결정권자로 한정했다. 토픽 역시 우리 제품에 관한 것에 집중하기로 했다. 이렇게 하니 내가 커버하고 있는 다른 마케팅 머티리얼, 콘텐츠와 싱크를 맞출 수 있었고, 덕분에 One Source Multi Use도 가능해졌다.


포기한 것도 있지만 꼭 지키려던 것도 있다. 뉴스레터가 광고로 느껴지지 않도록, 고객이 필요한 정보와 우리가 전하고 싶은 정보를 함께 담으려고 했다. 자주 보내지도 못하고, 특별히 재밌는 것도 아니지만, 고객이 한 번쯤 읽고 나서 삭제할 만한, 나중에 일을 하다가도 '그 아티클에 관련된 내용이 있었지' 정도로는 생각날 수 있는 뉴스레터를 목표로 했다.


그래서 뉴스레터를 읽는 두 타입의 독자를 설정해, 뉴스레터를 기획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는 과정에 늘 그들을 떠올리며 '그들에게 도움이 되는지?'의 관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독자 type 1 '우리 제품군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는 고객'  제품 간 비교 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를 제공한다


유튜브 채널 '옆집언니 최실장'

삼십 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패알못인 내가 요즘 챙겨보는 콘텐츠. 내 나이에는 좋은 소재로 잘 만들어진 옷을 입어야 한다는 것은 알지만 좋은 소재로 잘 만들어진 옷이란 무엇인지를 모르는 내게 좋은 옷이란 안감이 어때야 하는지, 박음질은 어때야 하는지 가이드를 주는 유튜브 채널이다.


내가 설정한 첫 번째 독자 유형은 패알못인 나처럼 우리 제품군에 대한 기반 지식이 없는 고객. B2B 제품이란 결국 직장인들이 업무의 일환으로 구매하는 것이다. 때론 그 분야를 처음 접하는 신입사원이 지시를 받아 구매 업무를 맡게 되는 경우도 있고, 베테랑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는 잘 알지만 그 툴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도 많기에 이런 고객에게 광고가 아닌 정보가 될 수 있는, 설령 우리 제품을 구매하지 않을지라도 이 제품군 내 여러 제품을 비교하는 데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광고가 아닌 정보가 되려면 중립성이 중요했다. 우리의 주장이 아닌 우리가 만났던 고객들의 요구사항 등을 소개하는 방식으로 최대한 독자 입장에 가까운 정보를 담으려고 노력했다.  


서버, 네트워크 같은 IT 인프라 장비를 모니터링하는 솔루션을 담당하며 제작했던 뉴스레터 콘텐츠 일부


고객의 상황, 거기서 나오는 pain point 등에 대해 어떤 해결 방안이 필요한지 가이드를 제공하는 콘텐츠를 제작했다. 고객이 여기서 인사이트를 얻어 툴을 구매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할 수도 있을 것이고, 다른 제품을 살 수도 있겠지만 '뉴스레터의 목표는 쓸 만한 정보를 제공하는 채널이 되는 것'으로 못 박아 두었다.  




독자 type 2 '제품군에 대한 이해도는 있으나, 고객사만의 특수한 니즈에 딱 맞는 제품을 찾고 있는 고객'  디테일을 살린 레퍼런스 사례를 소개한다


나는 '키가 아주 작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데, 그래서 요즘 이런 형태의 의류 리뷰 포맷이 생겨 너무 반갑다.

애슬레저룩 브랜드 '젝시믹스' 쇼핑몰 리뷰 포맷

특이점이 없는 체형이라면 무엇을 입어도 괜찮겠지만, 초단신이라는 특수한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옷을 찾는 나에겐 디테일한 정보가 더욱 중요하다.



꼭 나와 똑같은 조건이 아니더라도, 구체적인 상세 정보가 있기에 나와 비교해서 짐작해볼 수 있다.


디테일한 정보를 살린 레퍼런스 사례를 소개할 경우, 비슷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관심받지 못할 수도 있으나 두루뭉술한 이야기보다는 '쓸모 있는 정보'에 방점을 찍기로 했다.



수행 사례의 기반 환경과 AS-IS 상태, 그리고 거기서 고객이 느꼈던 pain point와 우리 제품의 어떤 기능을 활용해 어떻게 해결했는지까지 확인할 수 있는 콘텐츠를 뉴스레터에 실었다.



B2B 뉴스레터 추천 사례


비록 나는 B2B 뉴스레터 현실 편이었지만 희망 편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도 많다. 앞에서 잠깐 언급했던 galaxy pick 우수 사례를 소개하며 이번 글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저는 세 기업과 전혀 연관이 없습니다. ㅎㅎ)


[단비레터] '스마트워크 트렌드'에 대한 3~4개의 아티클(ex 업무를 스마트하게 해주는 협업 툴 BEST4)을 담아 월 1회 발송. 회사 생활 전반을 주제로 하여 조직 문화까지 다루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음.

[베스픽] 요즘 화제가 되는 주제와 클라우드 간의 연관성 푸는 콘텐츠(ex 오징어게임도 파친코도 클라우드 덕을 봤다고요?)와 업계 뉴스를 함께 소개. 기업의 전문 분야인 '클라우드'에 전문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다'는 이미지 형성.

[오호레터] '고객 경험 관리 솔루션'에 걸맞게 '고객 경험 관리'를 위한 정보 수집, 개선 방안 등에 대한 아티클을 소개하는 뉴스레터. 벤치마킹을 위한 목적이 아니더라도 B2B 마케터에게 유용한 정보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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