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오염의 주범은 소라고들 한다. 어쩌면, 맞는 말이다. 소는 반추하는 동물이다. 한 번 삼켰던 음식을 다시 꺼내 씹는다. 위의 구조가 다른 생물들과 달라서 그렇다. 사람의 경우, 한 개의 위에서 소화샘이 분비되고 위 주변의 근육들이 움직여 저작하고 소화시킨다. 하지만 소는 위가 4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마지막 4번째 위가 우리와 같은 위고, 나머지는 조금 다르다. 1, 2, 3번째 위도 각각 조금씩 다른 기능을 하지만, 대부분 소화액 분비 대신에 다양한 미생물이 서식하며 풀을 분해시키고 입으로 다시 음식물을 게워 씹고 더 잘게 부술 수 있게 한다. 초식동물이기에 필요한 과정인 것이다. 그러면서 트림으로 메탄가스가 그렇게 많이 발생된다.
<소고기를 위한 변론>이라는 책(내가 정말 좋아하는 책이다)에서는, 소가 이렇게나 많은 트림을 하면서 환경오염의 주범이라고 불리게 되었지만, 그 기반에는 사람들의 공장식 사육이 있었다. 소는 생물이라 자연에서 순리대로 살았다면, 그만한 가스를 배출할 일이 없었을 거다. 지금처럼 고기 사이사이에 마블링, 즉 지방을 끼우기 위해서는 소를 초고도비만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그러면 풀만 먹어서는 절대로 살을 찔 수 없다. 옥수수 등 사료를 먹어서 더 트림이 나오는 거다. 그 메탄가스 말이다! 거기다 인간이 직접 인공수정을 하고 계속해서 생명을 만들어내었고, 밀집된 공간에서 그 많은 여러 마리의 소가 트림을 해대니 메탄가스 천지가 될 수밖에!
그럼, 시선을 돌려서 생각해 보자. 소고기 수요는 꾸준히 있으니 두수(마릿수)는 줄이기 힘들다. 지금 있는 소를 도축해 사육규모를 줄이라는 것도 근시안적인 관점이고 조금 몰상식하지 않은가. 간단하게 사료를 바꿔보는 거다. 메탄가스가 조금 발생될 수 있는 사료로 말이다. 그렇게 요즘 기관에서 추진하는 게 '저탄소 농축산물 인증제'이다. 이제 막 추진하는 사업이라 들어본 사람이 없을 거다. 제일 최근 관련 뉴스도 겨우 23년도 2월 말, 1달 전에 나왔다. 이제 농가에게 홍보하고 참여농가를 모집하고 있으며, 계획대로라면 6월부터 시범사업이 본격 시행될 것이다.
사실 농가의 입장에선 사료도 바꿔야 하고, 온실가스 배출량도 확인받아야 하고, 이것저것 점검받을 게 더 많아진다. 귀찮기만 하지 좋을 리가 없다. 처음에 이 시범사업을 들었을 때, 또 우리 회사 쓸데없는 짓한다, 라고반사적으로 반감이 들었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선 필요한 과정이었다. 나도 그런데 어느 누구에게도 귀찮은 일이라 환영받지 못한 제도인 거다. 환경오염이 피부로 느껴지지 않고 실감 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럼에도 많은 기관과 사람들이 환경오염을 줄여보려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있다. 이 작은 바람과 노력이 세상을 바꾸는 나비효과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시골 할머니, 할아버지도 이 작은 걸음에 보탬이 되실 텐데, 우리가 매일같이 알게 모르게 섭취하는 축산물에 조금 관심을 가져주는 건 어떨까 싶다. 친환경인증이 되어있는지, 동물복지인증이 되어있는지 그런 것들 말이다. 우리가 뭘 크게 하지 않아도, 환경 관련 노력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살리는 데 한 걸음 나아간 거라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