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
1. 채굴(Mining)과 반감기
2. 비트코인 거래 수수료
3.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
비트코인 채굴이 끝난다고 해도 비트코인 생태계가 망가지는 일은 없다. 거래 수수료 지급과 채굴 난이도 조절, 새로운 채굴자들의 등장 그리고 전기 요금 등의 여러 요소들이 맞물려 새로운 비트코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비트코인 채굴량에 대해 많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비트코인 1억 원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현재, 비트코인의 4번째 반감기가 약 한 달 앞(24년 4월 19일 예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반감기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채굴에 대해 이해가 필요하다.
채굴(Mining)은 비트코인 소프트웨어를 구동하고 있는 누군가가 자신의 컴퓨터를 이용해 논스 값(매우 풀기 어려운 숫자 맞히기 문제)을 맞췄을 때 블록을 생성하고 그 보상으로 비트코인을 지급받는 활동을 의미한다.
반감기는 비트코인 채굴량(공급량)이 4년(21만 개의 거래 블록) 마다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를 의미한다. 채굴이 비트코인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채굴량 감소는 비트코인 공급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그렇게 33번 째의 반감기가(2140년) 지나게 되면 2,100만 개의 비트코인이 모두 발행되어 더 이상 새로운 비트코인 채굴이 불가능해진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 개수는 2,100만 개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24년 3월 10일 기준 1,964만 개 채굴). 비트코인 전체 발행량 중 90% 이상이 이미 채굴됐다.
100% 채굴되어 채굴 보상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생태계가 망가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거래 수수료는 채굴자들에게 여전히 지급될 것이기 때문이다. 일부 채굴자들이 이탈한다고 하더라도 비트코인 시스템의 채굴 난이도 조절, 영세 채굴자들의 등장 그리고 전기요금 등 다양한 변수들이 새로운 비트코인 생태계를 만들어 나갈 가능성이 높다.
현재 구조에서 블록 채굴 보상이 없어진다면, 거래 생성자(from)가 보내는 거래 수수료가 채굴자의 유일한 수익원이 된다. 거래 수수료는 “A가 B에게 1 BTC을 보냈다.”라는 기록을 블록에 담기 위해 거래 생성자(from)가 블록을 만드는 채굴자에게 주는 일종의 팁이다. 이 팁을 많이 지불할수록 거래내역이 빠르게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될 수 있다.
채굴자가 미사용 거래(트랜잭션) 메모리 풀에서 본인이 채굴한 블록에 어떤 거래를 블록에 담을지 선택하기 때문이다. 이때 채굴자는 ‘욕심쟁이(greedy algorithm)’ 알고리즘을 이용한다. 블록에 담을 거래들을 높은 수수료 기준으로 배열하고 이 목록 중에서 블록에 담을 거래들을 선택하는 알고리즘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비트코인 거래 생성자들은 수수료를 높게 제시할수록 빠르게 거래 내역들을 블록에 담을 수 있다. 이렇든 채굴 보상으로 거래 수수료만 남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채굴자가 거래 수수료를 높게 받아 채굴 보상을 일부 만회하는 시나리오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만족하는 새로운 채굴자들이 등장하는 시나리오
사실 비트코인 가격, 하드웨어 성능, 전기요금, 난이도 조절이 채굴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미래를 단언하기에는 어렵다. 시나리오를 예측하기 위해 하드웨어 성능과 전기 요금이 동일하다는 조건 아래에 생각해 보자.
3-1. 거래 수수료를 높게 받아 채굴 보상을 일부 만회하는 시나리오
거래 수수료를 받기 위해 채굴자들은 계속 채굴을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채굴자들이 기존 채굴 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높은 거래 수수료를 요구할 수 있다. 이 시나리오에서는 비트코인 거래 생성자들의 부담이 커진다. 거래 생성자들이 거래 수수료를 더 높게 책정해야 채굴자들이 거래를 선택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높은 거래 수수료가 형성된다면 비트코인 이동(트랜잭션)은 경직될 수 있다. 채굴자에게 높은 거래 수수료 지불이 계속된다면 거래 생성자 입장에서 비트코인을 옮기기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한 번 거래할 때마다 과도한 비용이 발생한다면 비트코인은 거래 처리 속도가 느리고 거래하기 부담스러운 존재로 남겨질 수 있다. 긍정적인 면은 채굴자들이 계속 블록을 생성할 금전적인 동기부여가 남아 있어 네트워크가 문제없이 잘 운영될 수 있다는 점이다.
3-2 거래 수수료만으로도 만족하는 새로운 채굴자들이 등장하는 시나리오
비트코인 채굴에 들어가는 원가 비용(하드웨어 비용 & 전기 요금)이 채굴자들이 받을 거래 수수료를 초과하는 경우 채굴자들의 참여가 급감할 수 있다. 채굴을 해도 손해만 발생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하는 시기가 길어질 경우에는 기존 채굴자들의 이탈이 가속화될 수 있다.
비트코인 전체 네트워크 해시율의 38%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미국에서 비트코인 채굴 시 필요한 채굴 원가는 평균 4,000만 원이다. 그렇다면 채굴자들은 최소 4,000만 원 이상의 거래 수수료를 받아야 수익이 발생한다. 그러나 최근 블록의 거래 수수료 합(3,600~3,800만)만 비교해 봐도 채굴 수수료만으로는 채굴자들은 손해가 발생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채굴자들은(기업적 채굴조합) 채굴을 할수록 손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 뛰어난 컴퓨팅 파워로 채굴할수록 해쉬 값 난이도는 높아져 가고 난이도가 상승한 만큼 컴퓨팅 파워는 많이 소모되기 때문이다. 컴퓨팅 파워 소모는 곧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과 직결된다.
해쉬 값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그 문제를 풀기 위해 필요한 시간은 늘어난다. 시간은 곧 지불해야 할 전기 요금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지불해야 할 전기 요금과 하드웨어 비용이 증가한다면 채굴원가가 증가하게 된다. 그렇게 된다면 기존 채굴자들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물론 채굴자가 감소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블록 생성이 지연될 수 있다. 하지만 블록 생성이 지연되면 곧 비트코인 채굴 난이도가 조정되어 채굴 난이도가 감소하게 된다. 비트코인 난이도는 비트코인 네트워크에서 채굴자들의 해시파워 수준에 따라 동적으로 자동 조절되기 때문이다. 2,016개의 블록(2,016 블록 * 10분=2주) 동안의 채굴 시간을 기준으로 조정된다.
만약 이 기간 동안의 블록 한 개의 생성 시간이 10분보다 짧다면, 난이도는 상승하고, 10분보다 길다면 난이도는 하락한다. 채굴 난이도가 계속 감소하다 보면 거래 수수료만 받더라도 채굴 원가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채굴자들이 등장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채굴 보상에 불만족하는 채굴자들이 떠나더라도 기존 거래 수수료에 만족하고 채굴을 진행하는 채굴자들이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
결괴적으로 비트코인이 모두 채굴되더라도 비트코인 생태계가 망가지는 가능성은 매우 적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 구조는 변동성에 따라 충분히 반응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채굴이 고갈되더라도 거래 수수료라는 보상이 여전히 존재한다. 이 보상에 만족을 못하는 채굴자는 떠나고 만족하는 채굴자는 지속적으로 블록을 생성할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