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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것을 나누고 싶은 마음

퇴근길 핑크 노을

‘짙은 - Feel Alright’

지친 몸을 이끌고 버스에서 꾸벅꾸벅 졸며 퇴근하는 길, 환승하려 버스 정류장에 내리니 하늘은 아름다운 핑크빛으로 물들었고 그 빛에 사람들의 얼굴도 선홍빛을 띈다. 피곤해서 정류장 의자에 앉아서 버스를 기다리려 했지만 핑크 노을을 보는 순간 벌떡 일어나 카메라를 켜고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보고는 주변에서 버스를 기다리는 몇몇 사람들도 카메라를 들고 노을을 찍는 모습을 보였다. 그 순간 뭔가 모를 뿌듯함과 행복감이 몰려왔다. 핑크 노을이 있는지도 모른채 지쳐있는 사람들에게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세상은 필요, 쓸모, 유용만 가지고 살아갈 수 없다. 그러한 것들은 우리의 삶을 더 효율적으로 만들어줄 것이고, 삶을 더 풍요롭게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것은 필요도 쓸모도 없고 유용하지도 않은 아름다움이다. 없이도 살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소중하면서 간과하기 쉬운 것이 아름다움이 아닐까. 그 아름다움은 꼭 멋지고 비싼 미술관에 가지 않아도 된다. 길을 걷다 잠시 고개를 들어 하늘만 봐도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상보다는 시선이다.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할 수 있는 시선으로 더 풍요롭게 행복한 삶을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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