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밟히는 장면들 1

들개

by 달글달글
사진 출처 unsplash



잡초가 무성했다. 군데군데 다져지지 않은 땅은 웅덩이가 움푹 파져 있었고, 며칠 내린 비로 빗물까지 고여 있었다. 공사가 멈춘 교회는 십자가만 달린 채 아무도 들이지 않았다.

들개 무리가 교회 앞 공터에 몰린 이유였다. 아무도 없다는 것. 먹을 것을 찾기에 좋은 환경이었다. 운이 좋으면 잠시 쉬어갈 수도 있었다.

검은 개가 대장이었다. 검은 개는 대장답게 다른 개들보다 덩치가 월등히 컸다. 다른 개들이 주변을 빠르게 둘러보는 사이에도 검은 개는 꼿꼿한 자세를 유지했다. 세 마리의 개들이 그 개를 따랐다.

살려고 하는 짐승은 본능적으로 살 길을 찾는다. 세 마리의 개는 흩어져서 코를 박고 먹이를 찾았다. 빗물로 갈증을 달랠 수는 있어도 며칠씩 굶는 건 무리였다.


사진 출처 unsplash


아무리 뒤져도 배를 채울 만한 음식이 없다. 익숙한 굶주림은 절망보다는 무기력에 가까웠다. 검은 개가 물웅덩이를 피해 흙을 찾았다. 주린 배를 붙일 땅. 앙상한 뼈를 잠시 누일 수 있는 땅.

불안하고 굶주린 개 여러 마리가 질퍽한 땅 위에 엎드려 있었다. 비는 잠시 멈췄고, 짓다 만 교회의 십자가는 응답이 없었지만 살고 싶은 개 여러 마리가 있었다. 고요한 여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