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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멀더와 스컬리 Sep 24. 2024

샤프심은 B, 사장님은 A

샤프심 2통만 사다 달라는

아들의 부탁을 받았다.


중학교 앞 문구점은 비싸다며

동생 등굣길에

초등학교 앞 문구점에서

사달라고 했다.


그런데

이른 시각이라 그랬을까

오늘따라 문이 닫혀 있었다.


결국 멀리 돌아

시장옆 조금 큰 문구점에 갔다.


그랬더니 생각보다

샤프심 종류가

너무 많아서 무얼 살지 고민에 빠졌다.


제일 싼 샤프심 하나와

제일 비싼 샤프심 하나를 손에 들었다.


2B, HB, B

그런데 이중에 뭘 사야하지?


고민 끝에 사장님께 여쭈었다.


중학생 아들이 쓸 건데

HB를 쓰면 될까요?


B를 쓰세요. B가 진해요.

HB는 강한데 좀 연하거든요.


그리고 사장님은

비싼 샤프심을 가리키며

이건 3300원인데 괜찮으세요?

라며 물으셨다.


네, 괜찮아요.

싼 거랑 비싼 거랑

비교해서 써보라고 하려고요.


사장님께 말했더니

사장님은

1000원짜리 샤프심을 권하시며


이걸 한번 써보라고 하세요.

저희 아이들도

이걸 제일 잘 쓰더라고요.


아, 그래요?

그럼 그걸로 할게요.


그후에도 사장님은

 0.5m와 0.9m를 잘못 고른 것 같다며

카운터에서 나오셔서

직접

0.5m로 바꿔주는 세심한 배려를 보여주셨다.


사장님의 추천을 받아

샤프심 2개를 집어 들고

겨우 1400원을 내고

문구점을 나오는데 마음이 따뜻했다.


아침부터 귀찮을 법도 한데

마음을 다해 샤프심을 골라준 사장님께

고마웠다.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작은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장님 모습이 멋졌다.


나도 내일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어야지.


누가 알아주지  않아도

작은 일도 열심히 해야지.


샤프심을 볼 때마다

이런 마음들이 다시 떠오를 것 같아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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