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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롱이 Nov 04. 2021

그리스 비극

모든 비극의 시작점

비극은 인생의 슬픔과 비참함을 주제로 삼아 주인공이 불행한 결말에 이르는 연극을 말한다. 전통적으로 높은 신분의 영웅적이고 우월한 인물이 초월적인 힘에 무모히 저항한 결과 파멸에 이른다. 비극의 요건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정립되었다.

아리스토텔레스 : 그리스의 철학자로 논리학, 정치학, 윤리학, 과학, 생물학 등 인간이 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통달하고 그것들의 기초를 마련한 위인으로 칭송받는다. 특히 <시학>은 극의 작동 원리를 체계적으로 다룬 학문으로 문학 비평으로 효시로 불리기도 한다.


1. 그리스 비극의 특징


가. 시학 6장

비극은 진지하고 일정한 크기를 가진 완결된 행동을 모방1)하며, 쾌적한 장식을 가진 언어2)를 사용하되 각종 장식은 작품의 상이한 제 부분3)에 따로따로 삽입된다.
비극은 드라마적 형식4)을 취하고 서술적 형식을 취하지 않으며 연민5)과 공포6)를 환기시키는 사건에 의하여 바로 이러한 감정의 카타르시스7)를 행한다.

1) 비극 속 인간은 범위와 내용이 완결된 진지한 행위를 통해 교훈을 준다.

2) 노래 또는 율동과 화성을 가지고 있는 언어여야 한다.

3) 어떤 부분은 운문에 의해 진행되고, 어떤 부분은 노래에 의해서 진행된다.

4) 배우의 직접적인 말과 행동에 의해 표현된다.

5) 비극 속 인간이 부당하게 불행에 빠지는 것을 볼 때 발생한다.

6) 관객인 나에게도 그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고 여겨질 때 발생한다.

7)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토해내고 마음을 정화시킨다. 현실에서 억제했던 감정을 공연 속 감정의 동화로 분출하고, 해소하여 마음의 정화라는 치유 효과를 얻는다.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있어서 비극의 목적은 연민과 공포를 불러일으키는 사건에 의해서 카타르시스를 일으키는 것이었다. 따라서 진지한 행위, 즉 인생의 슬픔과 비참함을 주제로 삼게 된 것이다.


나. 모방되는 행동

모방은 미토스의 구성 속에 있는 비극적 결함, 플롯의 반전, 인식의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먼저 미토스란 인간적 행동의 모방을 말한다. "파토스(고통)에서 아나그노리시스(인식)에 이르기까지 프락시스(행동)를 미메시스(모방)하는 것이다." 쉽게 말해 주인공이 겪는 불행의 근원에 대한 인식이 생길 때까지 그의 인간적인 행동인 고통과 번뇌를 모방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불행의 근원은 '하마르티아', 즉 주인공이 가진 비극적 결함과 그로 인해 파멸에 이르고 있는 주인공의 행동이다. 비극적 결함은 <리어 왕>에서는 오만, <맥베스>에서는 탐욕, <햄릿>에서는 우유부단, <오셀로>에서는 의심이었다. 유사한 용어로 오만을 뜻하는 '히브리스'가 있는데 여러 경고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의 고집으로 인해 고통을 겪는 행동을 말한다.


라. 위기극

관객들은 '제시부'라고 알려진 부분에서 상당량의 배경지식을 설명받고, 본격적인 연극은 극적 행위가 있는 절정에서 시작했기에 위기극이라고도 한다. 그리스 비극에는 소수의 인물이 등장하고, 삼일치(24시간 이내, 한 장소, 하나의 주된 행동)를 지켜 연극이 진행됐다.

구체적인 단계로 '프롤로그'에서 한 인물이 등장하여 극의 구조를 설명해주었다. '파라도스'에서 코러스들이 오케스트라로 입장하였다. '에피소드'에서 배우가 말과 행동으로 이야기를 진행시켰다. '스타지몬'에서는 주인공이 코러스와 대화를 나누었다. 마지막으로 '엑소더스'에서는 사건이 끝나고 코러스가 퇴장했다.


2. 그리스 비극의 작품


가. 아이스킬로스 (BC 525)

두 번째 배우를 도입하여 면대 면으로 이루어지는 갈등을 가능하게 했다. 한 명의 배우는 배역을 바꿀 때마다 가면을 바꿔 썼다. 배우가 떠나면 코러스가 노래와 춤으로 사이를 메웠다. 주로 신과 같이 통제할 수 없는 초월적인 힘에 의해 공포에 직면한 고독한 영웅을 묘사했다.

<아가멤논>, <프로메테우스>, <자비로운 여신들>, <페르시아인들>, <제주를 바치는 여인들> 등


나. 소포클레스 (BC 496)

세 번째 배우를 도입하여 극적인 복잡성이 가능하게 했고, 장면 그림과 의상에 변화를 주었다. 아이스킬로스와 달리 초월적인 힘 안에서 인간의 자리를 탐색한 작품을 주로 썼다. 사악함, 어리석음 등 비인간성을 야기한 재앙을 끌어내기 위해 비일상적 장면을 사용했다. 연극은 등장인물과 사건의 경위를 해설하고, 클라이맥스로 넘어가 진행됐다.

<오이디푸스 왕>, <엘렉트라>, <안티고네> 등


다. 에우리피데스 (BC 480)

코러스의 역할을 축소하고 인간 내면의 심리를 묘사한 성격 위주의 연극을 만들었다. 인물들은 인간적이며, 그들의 문제는 초월적이지 않고 세속적인 것들이었다. 종교적, 신화적 이야기가 아닌 인관 관계를 탐색하고 사회적 행동에서의 지혜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트로이의 여인들>, <메데이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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