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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nzel Apr 19. 2021

인도? 거길 왜 가?

더럽고 냄새나고 사기치는 사람도 많고, 치안도 안좋은데

Refresh : v. (피로하거나 더운 상태에서 벗어나) 생기를 되찾게[상쾌하게] 하다



길고 긴 군생활 4년이 끝났다.


전역하자마자 10년동안 고생했던 비염을 고치기위해 병원에서 수술도 받고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 토익스피킹 학원을 등록해 강남을 매일 왕복하며 공부하고

앞으로의 내 삶에 무엇을 해야할지 생각하고 계획했었다.


생각하다보니 하나를 잊고 있었다.

'근데 내 인생에서 값진 경험을 위해서는 무엇을 계획해야 하지?'




몸에 진짜 안좋다는 낮밤이 바뀌는 교대생활을 3년 넘게 계속하며 드디어 자유의 몸이 된 나는 휴식이 필요했다.

중간중간 연차를 쓰며 제주도를 갔다와 Refresh 하긴 했지만 단지 그것은 또 다시 일을 하기 위한 Refresh.


대학교 1학년때 중앙도서관에서 여행 분류칸을 자주 드나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은 여행을 어떻게 즐기는지, 해외 여행은 어떻게 다녀야 하는건지, 그리고 그 느낌은 어떤지 간접적으로 알고 싶어서,

그 수 많은 기행문들을 하나하나 꺼내 훑어보기 시작했다.


어디가 좋을까,

어디를 가야 내 인생에서 후회하지 않을까


'젊었을 때 쉽게 갈 수 없는 곳을 가는게 좋아. 나중에 나이 들어서 가려고 한다면 관절이나 정신이 버텨나질 못해'

라는 말을 인터넷에서 종종 봤었다. 내 주위에서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러나라를 여행갔던 사람이 없었고 이런 질문을 던지면 유럽이나 미국을 가라고 했었다. 그 나라의 문화와 선진의식을 배워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여행에 많은 돈을 쓰고싶지가 않았다. 아니 쓰고싶지만 그렇게 쓰고싶지는 않았다.


그러다 도서관에서 한비야 작가의 '지도 밖으로 행군하라' 가 눈에 들어왔다. 다른 여행책들도 그렇게 많았는데 이 책을 딱 드는 순간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그대로 책상에 앉아 그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책을 덮는 순간 결정했다. 남들이 잘 가지 않는 곳을 가봐야겠다고.




인도 Agra 에서

흔히 보통의 사람들은 고생은 사서하는거라고, 고생하지 말고 편하고 좋은 길로 가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부모님들조차 자기 자식들에게도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하지만 난 자유로운 영혼처럼(?) 부모님의 믿음을 받으며 자라왔기도 했고 인생에서 고생이 없는 길은 없으며 모든 경험이 나에게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고생을 사서 하는 타입이다.


지금 다시 돌이켜봐도 나에게서 고생은 훌륭한 경험이었고, 지식이자 겸손, 다른 생각이라는 것을 가르쳐주었다. 중고등학교때 책에서 배운 글 하나하나보다 직접 밖에 나가서 하나라도 더 배우는게 기억에 오래 남았고, 더 보람찼으니까.




그렇게 나는 어디를 가면 나에게 값진 경험이 될 수 있을까 생각했다.


일본? 너무 가깝고 내가 일본어를 몰라 문화를 느끼기엔 어려울거고

중국? 그냥 싫다.

유럽과 미국은 선택지에도 없었고


그렇게 남은 선택지는 3가지,

부탄, 인도, 남미


전역하고 찾아보니

부탄은 특별비자를 발급받고 부탄관광청에서 지정받은 가이드를 통해 가야했고

남미같은 경우는 두번의 환승과 20시간이 넘는 비행시간, 그리고 언어의 장벽이 커서 쉽게 엄두가 안났다. 상당히 높은 난이도를 가지고 있었던것이다(지금 다시 선택하라고 하면 당연히 남미를 갔었겠지만).


그래서 영어와 힌두어가 공용어, Incredible India 라는 타이틀을 거머쥐며, 서유기에서 삼장법사와 일행들(?)이 목표했던 국가인 인도로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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