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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딩라이프]최악의 평판 중 하나-현찰거래만 가능한사람

by 열혈청년 훈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평가에는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성실한 사람, 믿을 수 있는 사람, 어떤 일을 맡겨도 제 몫을 해내는 사람 같은 긍정적인 평가도 있지만 당연히 부정적인 평가도 있겠죠.


참고로 저는 근래에 들었던 얘기가 "같은 편으로 있으면 마음이 든든하지만 반대편으로는 마주앉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네요.

논리, 상황, 관계 여러 면에서 반대하기 힘든 얘기를 하기 때문이라고 ㅎㅎ


어쨌건 직장인이 받을 수 있는 여러 안 좋은 평가 중 최악의 평가는 "현찰거래만 가능한 사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부분을 한 번 얘기해보려고 합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이미 감을 잡으셨겠지만...

우리는 거래에서만 현찰, 신용거래를 하는 게 아닙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도 현찰, 신용거래를 합니다.


제가 금융쪽에서 일하다 보니 먼저 떠오르는 금융으로 비유를 들자면,

우리가 대출을 받는 것도 일종의 신용거래입니다.

왜냐하면 은행 입장에서는 이 사람이 앞으로 돈을 잘 갚을 것이란 가정 하에 내 수중의 돈을 먼저 내어주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현찰거래는 내가 주는 것과 상대방으로부터 받는 것이 즉시 이뤄집니다.

굳이 신용거래가 필요없어서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장기간 믿고 거래할만한 신용, 신뢰가 부족해서 입니다.


직장생활은 물론 연인관계나 부부사이에서도 현찰, 신용거래는 흔히 일어납니다.

별로 대단한 것도 아닙니다.

내가 오늘 야근이나 당직을 해야 하는 차례인데, 피치못할 사정이 생겨서 다른 직원에게 부탁을 할 수 있는 경우는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런데 나중에 내가 그 사람의 당직을 한 번 더 서줘야 하는데, 온갖 핑계를 대면서 하지 않는다? 이게 바로 신용거래가 안되고 현찰거래만 되는 사람입니다.


우리는 살면서 반드시 한 번 이상 신용거래를 할 때가 옵니다.

대표적으로 직장인에게는 승진이나 인사이동이 있습니다.

사실 누구도 승진하기 전에는 내가 팀장, 부장, 임원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알 수 없습니다.

당연합니다.

미래를 미리 다녀온 것도 아닌데, 내가 그 일을 잘 할지 누가 알겠습니까?


사장, 인사팀은 일단 내가 잘 할 것이라고 믿고 나를 시켜주는 것입니다.

전형적인 신용거래죠.

그런데 이 사람이 신용거래를 잘 할 것이란 믿음은 어떻게 가질 수 있을까요?

바로 평소에 작은 거래에서 신용거래를 잘 해왔는지, 그게 관건입니다.


회사에서 저에 대해 안 좋게 보는 사람들, 싫어하는 사람들의 말이 "그냥 하던대로 하면 되는데, 자꾸 새로운 이상한 거를 하려고 한다."라고 합니다.

이 부분은 물론 팀의 케파를 고려하지 못하고 하는 것이라면 제게는 뼈아픈 말이고, 실제 처음에는 그런 면도 없지 않았기 때문에 주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적절히만 한다면 꼭 나쁜 것이 아니라서 나쁘지만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누군가 저에게 "너는 신용거래가 안되는 사람이야."라고 하면 그건 견딜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사회적으로 레토릭하게 말해서 그렇지 까고 말하면, "넌 등 뒤에 칼 꽂을 놈이야.", "넌 돌아서면 잊어버릴 놈이야."란 말과 같은 말이거든요.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 회사와의 관계는 물론 비지니스입니다.

회사에 내 모든 것을 바치는 것은 저부터도 반대하고 모든 회사 동료와 절친이 되거나 친구를 만들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회사에서 못 믿을 인간으로 불리고 싶지는 않습니다.


여러분은 어떠신가요?


오늘도 이 땅의 모든 직장인을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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